전주출신 소설가 기발표작 등 전집 10권
문예가족 동인 70년대 문학의 진정한 의미

한국 소설 문학사의 큰 빛인 전주 출신 소설가 이정환 문학전집 10권이 발간됐다.

1970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한 지 50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데뷔 후 10여 년간에 걸쳐 ‘까치방’, ‘샛강’, ‘유리별대합실’, ‘뱀춤’, ‘겨울나비’, ‘너구리’, ‘부부’ 등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며 창작열을 불태웠다.

이정환은 ‘사형수 소설가’, ‘한국의 밀턴’, ‘소설이 된 소설가’ 등의 별명으로 널리 알려졌다.

6‧25전쟁 때 학도병으로 출전했다가 모친이 위급하여 집에 왔다가 귀대기한을 넘겨버린 탈영병이 되어 사형을 언도받은 탓이다.

1958년 재심에서 7년 형을 받아 석방.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단편 ‘영기’가 입선, 1970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안인진 탈출’이 당선되어 문단 등단했다.

같은 해 신동아논픽션에 ‘사형수 풀리다’가 당선.

1971년 작품집 ‘벌 받는 화사’를 시작으로 10여 년 동안 ‘까치방’ ‘샛강’ ‘겨울갈매기’ ‘유리별대합실’ ‘겨울나비너구리’ ‘뱀춤’ ‘순자야 문 열어라’ ‘겨울갈매기’ ‘첫손님’ ‘그날은’ ‘비가 왔어요’ 등을 발간했다 전주에서 헌책방을 경영하며 ‘문예가족’ 동인으로 활동하였고, 기구한 팔자를 소설작품으로 형상화하여 늦깎이로 데뷔했다.

생전에 그의 재능을 알아본 이문구는 “나는 이정환 시대의 개막의 장을 소홀히 하고는 70년대 문학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서슴없이 예언한다”고 말할 정도로 촉망받았다.

하지만 이정환은 지병인 당뇨성 합병증으로 실명하고 말았다.

시력을 잃은 뒤에도 그는 창작을 계속하며 죽는 날까지 펜을 놓지 않아 한국의 밀턴이라 불렸다.

1984년 2월 4일 작고했으며 투병 중에 투병기 ‘고통의 세월은 어디로 흐르는가’를 냈고, 작고 후에 유고집 ‘뿔’이 나왔다 이번 전집은 말년에 신장을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에 놓이게 되자, 서로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려고 줄을 섰던 자녀들이 정성을 모아 전집을 펴낸 것이다.

‘이정환 문학전집’ 10권에는 기 발표작 외에도 미발표 원고와 사진들, 육필 원고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더욱이 전집을 간행하는 과정에서 유고시가 한 묶음이 발견되어 그를 기리는 이들에게 값진 선물이 되었다.

이정환의 문재를 이어받아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녀 이진(57)은 “인간이니까 누구나 끝은 같겠지만, 유독 많은 풍상을 겪어서, 자신이 살아온 삶이 한 편의 대하소설이 되어버린, 소설이 된 소설가 이정환”의 작품들이 독자와 연구자들에게 널리 익혀서 아버지의 소설세계가 제대로 조명되기를 바라고 있다.

전집은 고인의 작품 외에도 평론 및 기고문, 소설 같은 인생, 인생 같은 소설, 이정환 초기 소설에 나타난 서사적 존재로서의 인간, 이정환의 생애와 작가의식, 2018전주독서대전 작고작가 세미나, 책방은 운영한 소설가, 딸 이진 시인의 이정환 소설가의 유품과 사진, 미발표 소설 및 유고 발굴 소설, 미발표시, 육필원고, 신문자료, 쓰다만 미작품 등도 수록됐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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