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해 쌓은 지적 능력의 결과로 얻어진 지성.

우리는 이를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集團知性)이라고 한다.

최근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지방의회가 지방정부와의 협업적 논의를 통해 이런 집단지성의 결과물들을 쏟아 내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을 비롯해 해외연수비 반납을 통한 예산 대체 활용, 이번에는 미사용 무상급식에 대한 재활용 논의가 제안되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개학 대신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받는 학생들에게 미사용 무상급식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이남숙 전주시의원은 지난 24일 본회의에서 “학생들이 가정에서 생활해 경제적 부담도 추가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정규 학사 일정이 시작될 예정이었던 3월 2일부터 57억 원에 이르는 상반기 무상급식 지원 예산 집행이 중단된 상태”라며 “우유, 간식, 친환경농산물 지원 등 학교 급식과 관련된 예산을 포함하면 상반기에 76억 원 가량이 정상적으로 집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상급식 예산은 본래 학생들의 건강한 식사를 위해 집행해야 하는 만큼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과 그 가정을 위해 활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가정에 공급하자는 대안도 내놓았다.

이 의원의 제안은 가정의 경제적 부담과 급식 중단에 따른 농가 피해를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지방의원들의 이런 집단지성은 앞서 재난기본소득에서도 잘 나타난다.

당초 전주시는 재난기본소득을 자체 예산을 통해 지원키로 하고 의회의 의결을 요청했다.

예산 절감을 위해 무엇이든 삭감부터하고 시작하던 평소 의회와 달리 이번 의회가 보여준 태도는 놀라웠다.

사안의 시급성에 뜻을 같이한 전주시의회는 10일 앞당겨 임시회를 개회하고 당초 1인당 50만원을 지원키로 했던 예산을 52만7천원으로 오히려 올려 신속 처리하는 집단지성을 보여줬다.

그런가 하면 최영규 도의원이 도내 공직자들의 해외연수비를 코로나19 방역비나 생계 위기자 지원용으로 바꿔 쓰자는 제안을 내놨고, 의회 역시 도의회 해외연수비 또한 전용방안을 공론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도의회를 비롯, 전주, 진안, 순창, 부안 등 도내 대다수 의회가 해외연수비 반납에 동참했다.

이런 의원들의 움직임에 공직 사회도 한 배를 탔다.

전북도를 비롯, 시·군청, 교육청 등 다른 공공기관들도 잇따라 올해분 해외 연수비와 외빈 초청비 등 국외여비를 반납하고 나선 것이다.

지방의회, 공직사회 등 집단 내 이런 ‘선한 영향력’은 유추컨대 ‘위민(爲民)’을 위한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는 집단지성의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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