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정의(定意)를 미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D.Easton)은 이해관계의 조정 및 갈등 해결과 공동체의 목표 설정, 사회가치 실현을 통한 사회발전 도모라고 말했다.

사전을 통해 본 정치의 의미는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고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20대에 입문한 중국의 자공은 집안 배경도 좋고 똑똑했다.

그는 자신의 지적 교양과 철학적 훈련, 역사적 안목을 현실정치와 접목하려 했고, 그것에 성공했다.

그래서 자공은 공자 문하에서 가장 뛰어난 열 사람의 현인, 제자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질문은 다른 제자들과 달리 상당히 구체적이며 풍부한 대화를 공자로부터 이끌어내었다.

자공은 선문답 같은 답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에 접목 가능한 답을 내놓게 해서 후세 사람들이 공자의 사상을 현실 정치에 적용하기 쉽도록 했다.

자공은 정사의 ‘政’에 대해 물었다.


공자는 “양식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를 충분하게 하고 백성이 신뢰하게 하는 것이다.”

자공이 또 물었다. “만일 부득이하게 이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버린다면 어느 것이 먼저입니까?”

공자는 “군비를 버려야 한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만일 부득이하게 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버린다면 어느 것이 먼저입니까?”

공자는 “양식을 버려야 한다. 예로부터 사람은 모두 죽기 마련인데, 만일 백성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정부는 유지될 수 없다.”
 

정치인은 반드시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을 교훈한 것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진 않으면 백성을 위한 군비도, 양식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항상 선거철이 되면 정치꾼들의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인해 이러한 사람들이 정치를 하면 나라 공동체의 가치실현을 위해서 일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고 함석현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처럼 “정치란 덜 나쁜 놈을 골라 뽑는 과정이다 그놈이 그놈이라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제일 나쁜 놈들이 다 해 먹는다”고 말했던 것처럼 필자 역시 “그O이 그O”인 것 같지만 적어도 “제일 나쁜 O”은 배제하고 싶은 마음에서 투표를 했다.

정치인들의 말이란 어쩌면 개도 안 물어갈 정도의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준연동비례대표제라는 선거법을 만들어 우후죽순처럼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지고 선거법 통과 전부터 위성정당의 창당이 예상된 가운데 통과된 선거법과 함께 위성정당이 창당되자 위성정당에 대해 거품을 물고 비판하던 정당마저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촌극을 만들었다.

선거철이 되면 말도 안 되는 공약을 걸고 자신들을 알린다.

18세부터 매월 150만원의 국민배당금 평생지급, 18세부터 1인당 코로나 긴급생계지원금 1억원씩 지급 등의 어쩌면 국민 단 한 사람도 믿지 않을 공약을 내세우는 정당을 시작으로 앞 다투어 코로나 긴급생계지원금을 외치는 정당, 정부에서 규제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한 발짝도 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개혁의 피치만을 내세우는 정당, 항상 등장하는 민생을 위한 정당 등의 허구적인 말들을 양산 하는 사람들이 바로 정치꾼들이다.

이제 선거가 끝나고 21대 국회의원 당선이 확정되어 개헌을 제외한 모든 정책을 다른 당의 도움 없이도 결정할 수 있는 거대 여당이 탄생하였다.

아직 21대 국회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코로나 긴급생계지원금에 대해 정부와 여당의 의견이 엇갈렸다.

공약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여당과 하위 70퍼센트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견이 충돌하였고 결국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대략 30퍼센트는 기부금 형식으로 받자는 절충안으로 통과 되었다.

기부금으로 받고자 하면서 굳이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하는 생각 자체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발상으로 여겨진다.

코로나 긴급생계지원금은 경제적으로 벼랑 끝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고 소비심리가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에 소비 진작과 함께 시장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 생각되지만 내심 탐탁지 않은 것은 이러한 국회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몇 해 전에 한국CSR연구소에서 일반인에게 조사한 가장신뢰 받는 집단의 최하위 순위가 정치인, 국회, 기업의 순이었다.

즉 정치인은 가장 신뢰받지 못한 집단이라는 것으로 ‘털어서 가장 먼지가 많이 나는 사람’들이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즉 지금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가장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꿈과 같은 바람일지 모르지만 이번 21대 국회의원들은 이전과 다른 국회의원들이 되었으면 한다.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고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일”을 하며 공자의 “양식을 버려야 한다. 예로부터 사람은 모두 죽기 마련인데, 만일 백성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정부는 유지될 수 없다.”는 말처럼 국민들이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는 그런 집단으로 가까이 가도록 하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제 여당의 정책을 어렵지 않게 입법할 수 있는 거대여당이 된 만큼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운영해 나가길 바란다.

언젠가 모 방송국에서 선진국의 국회의원 활동에 대해 다큐형식으로 방영한 적이 있다.

아마도 그 방송을 시청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우리나라도 그런 국회활동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이제 시작하는 21대 국회의원들은 이전과 차별된 선진화된 국회를 만들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전주남부교회 강태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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