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전국적으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은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인 듯싶다.

확진자가 13일 오전 현재 111명으로 집계됐고, 집단감염으로 전국에서 2만여 명이 진단검사를 받았다고 한다.

전북 역시 이런 사태를 피해가기 어려웠다.

도 방역당국이 밝힌 12일 오후 5시 현재 이태원 지역 방문 도민은 무려 272명.

이 가운데 공중보건의는 이미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179명은 음성, 나머지 92명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전북 뿐 아니라 이태원 감염 사태로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자치단체별로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을 찾고 있으며, 자진 검진에 나서달라고 연일 호소하고 있다.

이런 호소에도 불구, ‘연락불통’ 감염자를 찾는 지리한 ‘시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자체들은 익명검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클럽 중 일부가 성소자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확인되며 소위 ‘아웃팅’에 대한 방문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성소자의 인권문제와 겹치며 검진을 더욱 어렵게 하는 요소라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성소수자라 밝힌 A까 중앙의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성소수자임을 밝히기 싫은데 강제로 밝혀지는 ‘아웃팅’이 지금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부모님에게까지 성적 정체성을 숨겨온 사람들이 갑자기 만천하에 이게 공개된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압박과 심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것.

심지어 일부 성소수자들은 검사받고 아웃팅 되느니 차라리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가 여타의 코로나 감염 사태와 다른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자진해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나의 생명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도 나로 인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인권에 앞서 보호되어야하는 절대 기본권인 ‘생명권’의 문제인 것이다.

성소수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끔 용기를 낼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일이 이번 사태 해결의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방역 모범국’의 지휘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흔들거리고 있고, 특히 이웃나라 일본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욱 한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필자는 “코로나19 ‘제2의 싱가포르’ 안 된다” 제하의 사설을 통해 재확산에 대한 주변 환기를 수차례 밝힌 바 있지만 결국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 버렸다.

그러나 두려워하거나 위축될 이유가 없다.

이미 우리는 신천지 감염사태에서 많은 교훈과 솔루션을 획득했다.

이제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이 국민의 절대 기본권을 위해 용기를 내는 일만 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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