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중 아침 집에서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인터넷 수업을 받으려는 중학생 둘째 녀석이 인터넷 연결이 안된다고 호들갑을 떤 것입니다.

확인해보니 인터넷 공유기의 전원선이 빠져 있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한참을 지나 아이가 수업을 잘 받고 있는지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자 아들녀석은 벌써 수업이 끝이 났는지 인터넷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너 벌써 수업 끝났어?” “네, 오전이면 다 끝나요.”

초등학교도 고학년들은 오후까지 수업을 했었는데 코로나로 인한 중학생의 인터넷 수업이 단축수업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고 영 탐탁지 못한 것이 아빠의 심정인가 봅니다.

곧 있으면 학교에 등교해서 정상 수업을 받을 텐데도 아이들의 학력 저하를 걱정하는 것은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지 않을까 합니다.

코로나로 인한 일상의 변화들은 많은 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검사 선별진료소에서 유용하게 쓰인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drive-thru) 방식을 접목해 전라북도는 농·축·수산물 판매 할인 행사를 성공리에 진행한 바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다소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면서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커뮤니케이션과 비대면 문화도 함께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올해 코로나19로 달라진 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소비 문화가 바로 비대면(언택트 Un+Contact)입니다.

사실 언택트는 꽤 오래전부터 이야기되던 트렌드입니다.

다만, 근래에 더 개인화된 서비스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SNS와 스마트폰을 활용해 타인과의 연결이 쉽게 이루어지면서 오히려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자발적 고립의 언택트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죠.

여기에 로봇과 인공지능 등 4차산업의 발달에 맞춰 점진적으로 커가던 비대면 서비스가 코로나 19를 계기로 우리 일상에 더욱 파고들게 되었습니다.

공연무대 역시나 현장에서 함께하는 대신 모두의 안정을 위한 랜선 공연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군포문화재단은 5월초 두차례의 봄 콘써트를 랜선 공연으로 선보였는데 발빠른 시도에 많은 호응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상대적으로 대표이사의 선임 절차조차 진행하지 못하며 모든 일정을 손 놓고 있는 전주문화재단과 비교했을 때 무척 아쉬운 부분입니다.

5월 28일 시작하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영화제를 즐길 수 있도록 온라인 상영을 실시합니다.

국내 영화제중 최초로 실시하는 온라인 상영을 위해 토종 웨이브와 협업하기로 결정했는데 출품한 전세계 영화관계자와 관객들에게 신뢰를 유지하면서 전주국제영화제의 슬로건인 ‘영화, 표현의 해방구’로써 정체성을 지키는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원개최기간인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는 경쟁부문 무관객 심사상영과 96편의 온라인 상영을 진행하고 장기상영기간인 6월 9일부터 9월 20일까지 공식 상영작 일반상영이 진행됩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개최의 의의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영화를 출품한 전세계 영화관계자들과의 신뢰를 유지하는 측면도 있지만 전주국제영화제만의 가장 큰 특징인 독립영화를 기획단계에서부터 선정 발굴하여 지원하는 시스템인 전주씨네마 프로젝트와 전주프로젝트 마켓 등을 단절됨 없이 유지해서 신진 영화감독과 기획자를 육성하는 것에 있다고 봤습니다.

부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온라인 상영과 장기 상영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우리에게 다가올 비대면 문화 시기에 좋은 사례를 남기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박형배 전주시의회 문화경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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