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학동사진관 기획전
'엄마의 작업' 내달 1일까지

전주서학동사진관은 기획전 ‘엄마의 작업’을 8월 1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엄마와 딸이 함께 살아오면서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소박한 여성의 생활사다.

전시에 등장하는 엄마 박선자, 시공례, 최근희 그리고 딸 김정민 디자이너, 최윤화 자수공예가, 김지연 사진가 등은 각자 분야에서 토마토 농사나 동백꽃 자수, 성경필사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시작은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익산에서 자수 공방을 하는 최윤화가 어머니의 자수를 품에 안고 달려왔다.

일흔이 넘으셨는데 늦게 딸의 어깨너머로 수를 배우더니 어느 날부터 자기만의 스타일로 수를 놓는데 꾸밈없고 소탈해서 신기하다며 어머니의 자술를 내놓는 것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최윤화의 설명대로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시공례의 광목천 위에서는 불현듯 동백꽃이 피고 해당화도 웃음 짓고, 꾀꼬리도 울고, 앵무새도 교태를 부리고, 공작새도 멋진 꼬리를 뽐낸다.

이번 전시는 이렇게 엉뚱한 일을 하는 엄마들을 위해서 시작을 했다.

디자이너인 김정민은 장수에서 홀로 토마토 농사를 짓는 엄마를 도우러 매주 집에 간다.

엄마의 작업도 돕고 사진도 가르쳐드리면서 부끄럼 많은 엄마를 전시장으로 이끌어 냈다.

어쩌면 토마토 농사가 예술(?)이 될 수 있을지 모르는 일 아닌가.

김정민은 사진을 젊은 감각으로 디자인해서 엄마의 사진을 더 돋보이게 하고 있다.

최근희 님은 구순의 나이에 매일 열심히 성경 필사를 해서 글씨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흐뭇해하신다.

두툼한 공책에 열두 권 째 필사를 마치는 중이시란다.

성경 암송도 잘하신다.

딸은 노래 가사 하나도 외지 못하는데 부러운 일이다.

본인의 필사 노트가 생전에 전시장에 놓이리라고는 생각도 못 하였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어머니와 딸이 연관된 자수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고, 엄마의 토마토 농사 작업을 응원하고 돕고 싶은 디자이너가 있는가 하면, 아무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성경 필사와 사진이 만나는 경우도 있다.

전시 참가자들 역시 20대에서 90대까지 나이차도 엄청나며, 하는 일도 다양한다.

김지연 관장은 “이번 전시는 작고 소소하고 다정하다. 무엇이든지 예술의 소재가 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엄마의 작업은 단순하게 자신의 엄마가 아니라 우리 시대를 살아온 이 시대 엄마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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