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문학적 사색 결과물 독자 쌍방향 교감
건조함속 촉촉한 담론 사색-통찰 통한 답 제시

‘수천의 실직자들이 내 앞을 지나갔다. 수면의 소리 없는 분노와 편견, 그리고 깊은 슬픔들이 내 옆에 머물다갔다. 하루하루 견디었다. 달리 다른 방법이 없으므로... 건조한 틀 속에서 잔인하게 전지되어 남은 청춘을 보냈다. 목련, 나도 이곳에서 만든 사리 두엇쯤 너처럼 가지를 달고 있었을게다.’(수필 고통과의 하이파이브 중에서)

이주리 수필집 ‘고통과의 하이파이브’가 발간됐다.

수필이 자기 고백을 통한 성찰과 체험의 문학이라면 이번 수필집은 저자의 사물을 통한 체험의 순수한 미적 형상화를 느낄 수 있다.

자신이 살아온 체험을 통한 고백과 성찰이 작품 깊숙이 용해돼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진솔한 고백을 통해 청년실업의 사회문제를 다루는가 하면 때론 작품을 통해 멋스러운 문학적 경험도 엿볼 수 있다.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저자는 깊은 고뇌와 사색 그리고 휴머니즘을 강하게 내뿜고 있다.

독자는 저자의 이러한 경험과 문학적 사색을 통한 결과물을 보면서 감정이입을 통해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양 느끼게 된다.

작가가 보여준 문학적 개성미가 뛰어날 뿐 아니라 독자와의 감정이입을 통해 수필을 통한 교감을 쌍방향적으로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필집에 대한 다양한 평론도 눈길을 끈다.

나병훈 문학평론가는 “이주리 작가는 건조한 수필에 촉촉한 고백적 담론으로서 시적인 수필의 멋스러움을 보이고 있다”며 “수필은 독자의 참여로 말미암아 완성된다.

추론컨대 독자들은 작가의 질문을 염두에 두고 그의 사유 공간에 들어 자유롭게 헤엄치며 사색과 통찰에 덧댈 수 있는 자기만의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고 평했다.

조윤주 서울오늘신문 기자는 “이주리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심장이 쿵쾅거린다. 마음이 순해지고 무소유 속으로 터벅터벅 걷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며 “글 속으로 하염없이 빠지다 보면 나는 없고 글이 나의 영혼을 지배한다. 이 글을 읽는 그대들의 최후에도 봄이 놓일 것이다”고 밝혔다.

사공정숙 수필가는 “시인이자 수필가 이주리는 한 송이 꽃이다. 순결한 꽃, 새봄처럼 여린 꽃, 언어에 흘러 미당의 길을 따르는 꽃 등이다”며 “그래서 더 아름다운 꽃, 언제나 모두를 위해 희망의 시를 쓰길 희망하는 꽃, 그렇게 이주리는 언제나 꽃으로 산다”고 말했다.

설성제 수필가는 “그녀는 위태위태한 한 자루 촛불로 두 아이를 길러낼 수 있었고, 꺼질 듯한 힘으로 시를 쓰고 삶을 노래해왔다”며 “완성이 없는 인생 앞에서 순간순간 점과 선의 보행만이 인생임을 깨닫고 이제는 조명하지 못한 상처마저 뛰어넘는 그녀와 함께 남은 길을 가고 싶다”고 밝혔다.

부안에서 부부교사 장녀로 태어난 이주리 시인 겸 수필가는 전주여고, 전북대학교를 거쳐 교편을 잡았다.

이후 독일로 유학, 현재 실업자와 취업 준비생들의 취업지원 업무로 고용노동부 전주고용센터에 재직 중이다.

2006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 2007년 현대문학수필작가회 e-수필 신인상, 2009년 현대시문학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09년 시집 ‘도공과 막사발’을 출간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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