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이래, 신천지 사태와 이태원 발 집단 감염 등 험난한 고비가 수차례 있었으나 우리는 그동안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로 슬기롭게 극복해왔다.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외신의 이례적인 찬사를 받았으며 개방성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k-방역은 전 세계적인 방역 표준이 되었다.

그러나 그간 우리가 보여준 높은 시민의식과 의료진의 숭고한 희생이 무색하게 광복절을 기점으로 다시금 코로나 19가 급격하게 전국적인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연쇄적으로 곳곳에 확산하고 있으며 연일 신규 확진자가 수백여 명에 이르는 그야말로 악화일로(惡化一路)를 걷고 있다.

문제는 이렇듯 치솟는 확산세 속에 감염 경로가 불투명한 이른바 ‘깜깜이’환자 비율이 20%를 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와 같은 대유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한 단계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은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초래하고 사실상 사회적 활동 자체를 전면 제한하는 조치이기에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2차 대유행의 기로에 서 있다.

이러한 위기의 근원은 광화문 집회 등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있겠지만 확진자 수 감소에 따른 방역 기준 완화와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하는 사이 어느샌가 거리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이 크게 늘었고 지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감염자가 속출했다.

다시 말해, 광화문 집회는 단지 집단 감염의 뇌관을 건드린 것이고 코로나 재확산의 전조는 이미 몇 개월 전부터 보였던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 유행 초기의 긴장감과 경각심을 다시 가질 필요가 있다.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라는 기본 원칙으로 다시 돌아가 마스크 쓰기, 수시 손 소독, 사회적 거리 두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방역 당국 또한 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느슨해졌던 방역 고삐를 조이기 시작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강화했고 수도권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확진자 수가 급증함에 따라 2.

5단계로 격상했다.

이와 더불어 전주시도 방역 당국의 조치에 발맞춰 코로나 19 재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먼저 시에서 운영하는 모든 실내외 체육시설 등을 전면 폐쇄하고 불필요한 행사와 축제를 중단하고 가급적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코로나 감염 고위험 시설에 대해서는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고 매일 이행 여부를 점검하며 추가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19 재확산을 막는 것 못지않게 확진자의 상처받은 마음을 돌보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어느 확진자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는 20여년간 전주에서 유명 맛집을 운영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었다고 한다.

맛집은 단숨에 코로나 식당이 되었고 그는 코로나에 걸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수많은 비난을 오랜 시간 감내해야만 했다.

어느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확진자들이 진정 무서운 것은 바이러스 그 자체가 아니라 사회적 낙인이라고 한다.

코로나 19를 극복하는 시점은 단순히 확진자 수가 0이 되는 때가 아닌 코로나로 인해 더 이상 상처받는 사람이 없을 때다.

확진자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고 그들과 상생할 때 진정 우리 사회는 코로나 사태를 극복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감염병에 걸린 사실 하나로 무분별하게 인신 모독을 할 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우리 모두는 그들과 같이 언제든 코로나에 사로잡힐 수 있는 예비 확진자임을 가슴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강동화 전주시의회 의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