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내린 소리축제 결산

기술적 한계 예술가연대 빛나
'전북청년 음악열전' 장관
지나친 대중성 방향성 잃어
'도전 19*19 챌린지' 앞둬

제19회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온라인으로 전환을 한 채 20일 막을 내렸다.

‘_잇다’를 주제로 진행된 올해 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미디어, 온라인’ 공연 5개를 마련하는 방식을 택했다.

초유의 방식으로 진행됐던 올해 소리축제의 의미와 방향성을 되돌아봤다.



△온라인공연

개막공연부터 화두였다.

전 세계 각지에 흩어진 출연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동시에 공연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성공적 무대에 대한 회의감이 진즉부터 일어났다.

시간적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 디지털 기술을 감안하면 음악적 하모니와 앙상블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소리축제는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선택했다.

개막공연은 예상했던 데로 디지털 기술의 한계가 가감없이 드러났다.

온라인을 통한 각 나라의 출연자들은 시간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며 공연의 완성도 측면에서도 다소 떨어진 감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외 14개 음악가들이 대형화면을 통해 합동공연을 펼친 것은 기술적 한계와 서로 다른 디지털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공연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이다.

오히려 기술적 한계로 온라인 합동공연의 엇박자는 예술가들의 연대와 공존의 정신을 더 빛냈다는 평과 함께 향후 축제의 방향과 공연방식에 참고할 만한 단초를 제공했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밖에 나머지 4개 공연도 온라인방식을 택했는데, 관객이 없는 텅 빈 객석의 아쉬움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제대로 된 영상을 소개하면서 소리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더욱 확대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소리축제 뿐 아니라 타 축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다양한 예술적 욕구와 창작방식을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선 현 디지털 기술이 더욱 진보해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

올해는 개막공연을 포함해 총5개의 공연이 대폭 축소된 채 마련됐다.

개막공연 뿐 아니라 ‘현 위의 노래’는 소리축제 주제를 가장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부조화 속에 조화를 이루며 시나위의 즉흥성을 제대로 구현했다.

‘별빛콘서트’는 대중가수 손승연과 곽동현을 앞세워 대중적인 관심을 끌어냈고, ‘한국인의 노래-앵콜 로두쇼’는 국악계 젊은 소리꾼들과 일상에서 찾아낸 보석같은 노래꾼들이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폐막공연인 ‘전북청년 음악열전’은 지역의 61명 뮤지션들이 집단 즉흥의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내며 축제를 마무리했다.

40분 동안 펼쳐지는 즉흥 시나위는 출연자들의 거대한 퍼포먼스를 통해 빈 객석을 넘어 안방 구석구석으로 퍼져갔다.

소리축제 측에 따르면 개막공연은 20일 오전 9시 현재 약 8천회, 현위의 노래는 약 7천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프로그램 수가 예년에 비해 대폭 축소한 마당에 어렵게 준비한 5개 프로그램 중에 대중적 프로그램이 2개나 포함되면서 소리축제 방향성보단 대중성을 보다 의식했다는 평이다.



△또 다른 소리축제

올해 소리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된 공연계를 위해 특별한 도전19*19 챌린지‘를 준비 중이다.

이 행사는 오는 11월 1일부터 19일가지 19일 동안 전주역 광장에서 비대면 거리공연으로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중계된다.

200여회 공연에 1,000여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할 예정으로 공연시간 약1,500시간에 도전하는 챌린지가 마련 중이다.

행사는 소리축제 19회의 분기점에서 맞는 19일의 릴레이 공연을 의미하며 코로나19 불확실성에서 공연의 본질, 지속가능한 예술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예술가들은 21일부터 10월 8일까지 응모하면 된다.

2인~5인으로 구성된 전북지역 예술인이면 누구나 응모가능하며, 국공립단체 연주자는 참여가 제한된다.

공모대상은 버스킹이 가능하고 음악을 포함해 연극, 무용, 마술 등 다양한 공연예술분야로 폭을 넓혔다.

자세한 모집요강은 소리축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내년 소리축제는

코로나19 여파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년도 소리축제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온라인 및 미디어 공연을 시도해본 만큼 이 경험을 토대로 한 소리축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병행되는 소리축제가 충분히 예상되는 만큼 온라인 공연에 대한 다각적 연구를 통해 현장 공연의 부족함을 메우고 새로운 매력을 끊임없이 발굴해야 하는 과제가 남겨졌다.

소리축제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지난 5일 동안 조마조마했는데 문제없이 잘 치르게 돼 다행스럽다. 올해 축제는 코로나19가 끝난다 하더라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더욱 무게감을 느낀 행사였다”며 “제한된 기술적 환경이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관례처럼 진행했던 기존 축제방식에 대한 반성과 함께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은 데 의미가 있다. 내년에도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면서 6대4 비율로 진행할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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