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숭환 작품전 27일까지
전통문화전당 갤러리서 진행

조숭환 지호공예작품전이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야외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제24회 전주한지문화축제 기획초대전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종이가 귀하던 시절, 한 장의 종이도 허투루 버리지 않고 생활의 기물로 만들어 쓰던 선조들의 마음을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지난 봄 우연히 고려시대 유물인 지태흑칠합과 지호반을 접하게 됐다 일명 오구라 컬렉션이라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약탈해 간 유물집에 남아 있는 섬세한 합과 단단한 지호반은 지호작업을 하는 작가에게 큰 숙제로 남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었음에도 반환조차 어려운 작품을 그대로 만들고 싶은 열망에 코로나로 힘든 시기 내내 작업에 몰두했다.

조숭환 작가의 지호공예는 종이와 풀을 사용하며 한지공예의 다른 기법보다 단순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실생활에서 가장 밀접하게 사용됐다.

지호공예는 대부분 쓰고 버려지는 한지나 파지, 철마다 개비하는 창호지, 필사를 한 뒤 버려지는 한지 등을 모아 물에 불려 풀과 섞어 만들지만 제지방에서 한지를 뜨고 남은 닥죽을 이용하기도 했다.

한지공예 시작은 삼국시대부터 종이를 만든 기물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되며, 조선시대 들어 한지보급량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생활용품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인조실록에는 한지를 여러 겹 해 갑옷을 만들면 무쇠갑옷보다 가볍고 따뜻하다는 문장도 있다.

특히 우리 유물을 침탈해 일본으로 가져 간 일본의 일명 오구라 컬렉션에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고려시대 지태흑칠오합과 지호반이 있어 지호공예가 이미 고려시대부터 만들어져 왔음을 알 수 있다.

조숭환 작가는 “이렇듯 지호공예는 단순하지만 끈기를 요하는 투박하지만 담담한 우리의 성실함을 모토로 하는 공예작업이다”며 “한 겹 한 겹 틀을 만들며 한 장의 조이를 아껴 기물을 만들었던 선조들의 마음을 새겨 아래세대에도 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작업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혜미자 색지장은 “완주한지마을 공예교실 수강생으로 만나 성실하게 강의에 참여하며 관심을 받았고 튼실한 사업장 대표라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며 “한지공예 길에 접어든 아들 덕에 제대로 인연이 시작됐고, 그런 그가 지호공예를 하기에 웅원을 하고 있다. 계속 지호공예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대 문화산업대학원 미술학 석사를 취득한 조숭환 작가는 제21회 전국한지공예대전 입선을 비롯해 제19회 대한민국한지대전 금상 등 다양한 수상경력이 있다.

2015 국회특별전, 전주한지 영호남교류전, 2016 보스토크 아르세니예프 전주한지초대전, 가나자와 무미미라이도서관 전주한지작품전, 2018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전주전통공예품전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주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 한지문화진흥원 이사, 대한민국한지대전 초대작가이며, 현재 소양한지 갤러리 대표를 맡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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