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창-제주 등서 숨져
며칠기다렸다 접종 고민도
원인 빨리찾아 대책내놔야
사망자접종 백신은 기피해

인천의 고3 학생이 독감백신을 맞고 숨진데 이어 고창과 대전, 제주에서도 독감백신을 접종한 후 숨지는 사례가 벌어졌다.

잇따르는 독감백신 사망 사고에 도민들은 접종을 미루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자식들이 고령층 부모에게 접종을 당분가 보류하라고 말리는가 하면 영유아와 초등생을 둔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접종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백신 물량 부족 사태 탓인지 대체로 일선 병·의원에서는 ‘그래도 지금 맞는게 낫다’는 분위기가 우세한 가운데 독감백신 접종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21일 군산에서 81세 노모를 모시고 있는 김모씨(52.군산시 지곡동)는 “노인들 무료 백신 접종이 재개되면서 이번주 내에 어머니에게 백신을 맞히려고 했는데 어제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숨진 분들이 노인들 같아서 며칠 더 기다려 보고 맞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정모씨(50.전주시 효자동)도 “어머니가 부안에 홀로 계시는 동네 사람들은 거의 다 백신을 맞았는데 어머니만 아직 접종을 하지 못했다”며 “어머니가 오늘 접종한다고 하셨는데 내가 전화를 걸어서 ‘조금 기다려 보자 당분간 백신을 맞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감 백신을 맞아도 불안, 안 맞아도 불안하다. 정부에서 하루 빨리 원인을 밝혀서 안심하고 백신을 맞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전주 혁신도시에 사는 이모(33.여)씨는 “3살짜리 딸아이 등 세 식구가 모두 접종을 마쳐서 뉴스를 보자마자 사망자들이 맞은 백신 종류부터 확인했다”며 “다행히 다른 회사 제품으로 확인하고 안도했지만 백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21일 오후 기자가 찾은 전주의 한 병원은 독감 백신을 맞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병원 내부에는 마스크를 쓴 십수 명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날 고창에서 백신을 맞은 70대가 숨졌다는 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음에도 병원을 찾은 시민 대부분은 “그래도 맞는 게 낫다”는 분위기였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 나오던 김모씨(65)는 “코로나도 잠잠해질 기미가 안보이고 날씨가 추워지면서 지금 독감백신을 맞아야 할 것 같아서 병원에 왔다”며 “독감하고 코로나 증상이 비슷하다는데 백신을 맞아야 독감이라도 피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문제 백신의 조기 회수, 무료접종 확대 등으로 최근 사고에도 불구하고 접종 수요가 줄어들지 않았다”며 “다만 사망한 접종자가 맞은 백신은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창 사망자가 접종한 백신은 보령플루Ⅷ테트라백신주(제조번호 A14720016)로 상온 노출로 효능 저하 우려가 제기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고창군 보건소는 이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접종자 중 94명에게서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홍식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