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감영이야기'··· 조선 500년 전라도의 중심
복원 2년7개월간의 기록-美해군무관포크일기도

전라감영은 조선시대 전라도 56개 군현을 다스렸던 곳이다.

현재 전남북도와 광주광역시, 제주도까지 전라도에 속했다.

전라감영은 조선 500년 동안 전주에 있으면서 전라도 역사와 함께 했다.

멋과 맛, 풍류로 상징되는 전라도 문화를 만들고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그만큼 전라감영 복원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전라감영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신아출판사에서 발간되었다.

이 책에는 전라감영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3년 가까이 진행된 복원과정이 담겨있다.

다양한 사진과 자료를 곁들여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엮었다.

이 책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이야기 전개와 생생한 사진들이 인상적이다.

이는 작가가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들을 책에 담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라감영 복원현장에 2년 7개월 동안 상주하며 촬영한 사진들은 전라감영 복원의 역사를 말해주는 소중한 기록이다.

이 책은 다섯 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있다.

먼저 회화나무 홀로 서있던 옛 전라북도 도청 부지가 역사적으로 대단한 땅이었다는 것을 소개하고 있다.

이곳을 발굴해 보니 전라감영만 이곳에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고려시대의 관청유구를 비롯해 후백제의 산성인 동고산성에서 발굴된 ‘관(官)’ 자가 새겨진 와편과 흡사한 기와조각이 발굴되었다.

이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이곳에 중요한 관청이 자리해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금으로부터 136년 전인 1884년(고종 21) 전라감영을 방문했던 미국공사관의 해군무관 포크의 일기도 소개하고 있다.

포크의 일기에는 당시 전라감영의 모습과 그가 겪었던 일이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가 전라감영에서 촬영한 두 장의 사진도 실었는데 일기와 사진 모두 흥미롭다.

전라감영의 역사와 감사들이 했던 일, ‘맛’과 ‘멋’, ‘풍류’로 상징되는 전라도의 문화에 끼친 영향에 대해 3,4장에서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5장은 전라감영 복원의 기록이다.

저자가 촬영한 복원현장 사진 중에서 백여 장을 엄선해 실었다.

현재 복원된 전라감영은 40여 채에 이르는 감영건물 중 감사의 업무영역에 있는 7동의 건물이다.

이 몇 채의 건물을 보고 전라감영의 규모라든지 이곳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우리고장의 역사와 문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이 책을 읽고 복원현장을 방문한다면 천 년 동안 우리고장의 역사와 함께해온 역사의 현장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저자 손상국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교육방송과 JTV 전주방송에서 PD로 근무했다.

최남선이 1925년 호남 일대를 여행하며 시대일보에 연재했던 우리국토 예찬의 글 ‘심춘순례’를 쉽게 풀어 출간했고, 2016년 ‘최치원을 추억하다-고현내 사람들과 최치원 영정이야기’를 펴냈다.

2020년 7월, 2년 7개월 동안의 전라감영 복원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전라감영’을 제작 방송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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