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말까지 집중
7~8명 소규모 예약률 80%
공공기관 생략-일부기업
선물대처-축소··· 업계 한숨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A 기업에 다니는 양 모 씨는 ‘오는 19일 부서 송년모임’이라는 공지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송년 모임이 없을 줄 알았던 데다 시기가 너무 이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에 동료직원에게 송년모임 너무 이른 것 아니냐고 물으니, 다들 만날 수 있을 때 만나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양 씨는 “주변을 보니 개인모임마저 이달에 하려고 예약 가능한 음식점을 찾더라”며 “날이 추워질수록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된다고 하니 다들 앞당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B 중소기업 관련 지원기관은 아예 송년모임을 생략하기로 했다.

모임 대신 영화나 가벼운 등산으로 대체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조용히 넘기기로 한 것.

이곳에 근무하는 강 모 씨는 “회사에서 송년회를 건너뛴 것은 입사한 이래 처음이다”며 “아무래도 공공기관이다 보니 주변의 시선이 부담, 누구보다 방역지침을 지켜야 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내 외식업계가 코로나19 사태가 바꿔놓은 ‘송년회 풍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언제 또다시 고개를 들지 모르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송년회를 하자는 분위기에 이전과 달리 ‘이른 송년회’가 등장하면서 예약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송년회를 생략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은 만큼 연말 특수마저 놓칠까 노심초사 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전주지역 내 공공기관 일대와 직장가 일대의 고깃집, 횟집 등 대형규모의 일반음식점 7곳의 예약현황을 살펴보니 한동안 없었던 예약이 이달 들어 증가, 대부분 이달 중순부터 말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통 연말 모임은 12월 초부터 활발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빠르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더욱이 단체보다는 소규모가 주를 이루며 특히 7~8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방에 대한 수요가 집중, 요일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평균 60~80% 정도의 높은 예약률을 보였다.

전주시 서신동에 위치한 C 횟집 주인은 “지난달만 해도 예약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달부터 하루 평균 2~3건은 예약이 있으며, 20일부터 30일까지가 집중되는 것 같다”며 “연말 모임치고는 빠른 편으로, 언제 또다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될지 모르니 일찌감치 예년보다 송년모임 일정을 앞당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D 소고기전문점 직원도 “송년모임, 특히 방이 있냐는 문의가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며 “오랜만에 예약이 이어지니 반갑다. 이 분위기가 연말연시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공기관의 예약이 거의 없으며, 방역당국에서 모임이 3밀(밀폐· 밀집·밀접) 장소에 이뤄질 것을 우려해 모임 자제를 당부함에 따라 송년모임을 생략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공공기관이 매출에 차지는 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런 분위기가 인근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 공공기관 근무자들이 사교모임까지 자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단골이었던 일부 기업들도 송년모임을 선물로 대처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등 이전과 분위기가 다르다는 점 역시 외식업계의 한숨을 키우고 있다.

도내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연말모임 분위기마저 바꿔놓고 있다. 거리두기가 1단계를 유지할 때 송년모임을 하려는 분위기지만 업체마다 좌석을 줄인 데다 소규모 모임이다 보니 그동안 부진했던 매출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더욱이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데다 아예 송년회를 생략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은 만큼 외식업계에서는 12월 연말특수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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