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개발한 탄저병 저항성 고추 품종의 재배 면적이 전체 고추 면적의 15%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품종은 지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농가에 보급돼 현재 전북 임실을 비롯해 전남 해남, 충남 태안 등 전국 고추 재배 면적 3만1천146ha의 약 15% 정도인 4천600ha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15일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에 따르면 고추 탄저병은 여름철 덥고 습한 환경에서 많이 발생하며 매년 20~30%의 생산량 감소와 1천억원 이상의 손해를 끼치는 병이다.

탄저병 저항성 고추는 저항성이 있는 고추를 도입해 전통 육종 방법으로 교배함으로써 병에 잘 걸리지 않도록 만든 품종이다.

고추 육종 민간기업과 농촌진흥청은 공동연구(차세대바이오그린21사업)를 통해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고추 탄저병 저항성 품종을 개발했다.

이후 민간종자회사의 개발이 이어지며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60여 품종의 탄저병 저항성 품종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이 전국의 생육 조사 관찰 포장(재배지)을 조사한 결과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의 영향으로 올 여름과 기상 조건이 비슷했던 지난 2011년의 탄저병 피해 과실률은 13.4%였지만 올해 피해 과실률은 2.8%로, 2011년보다 10.6%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추 탄저병 발생이 줄어든 이유는 △비가림 재배면적 확대 △탄저병 방제 체계 확립과 현장 기술지도 등을 꼽을 수 있으며 특히 전체 고추 재배 면적의 15%까지 확대된 탄저병 저항성 품종의 보급이 일부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이상기후에 적응성이 높은 계통과 탄저병을 포함한 바이러스, 풋마름병 등 다양한 병 저항성 계통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한 육종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소포자(생식세포) 배양 기술을 확립하고 이 기술을 이용해 민간육종회사에 4년간 797점의 다양한 육종소재를 분양해 왔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우문 채소과장은 “대부분 노지에서 생산되는 고추는 기상 조건에 따라 병해충 발생의 변동이 큰 작물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대책 가운데 최선은 병해충 저항성 품종을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다”며 “앞으로도 채소 작물의 병 저항성 우량 자원을 발굴하고 효율적인 육종기술을 추진해 우수한 저항성 품종을 육성함으로써 국내 채소 수급 안정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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