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1조 민원인 QR코드 인식
손세척안내 등 방역체계 구축

전북 완주군(군수 박성일)의 청사 출입구는 코로나19 방역의 집합체이다.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를 99.9% 차단·정화하는 인공지능 스마트 에어샤워기와 큐알(QR)코드 판독기, 체온측정기, 열화상 카메라, 손 소독제, 출입명부 작성일지 등이 모두 갖춰져 있다.

매일 1천여 명이 드나드는 출입문에는 ‘6인의 방역인력’이 철벽 방역을 위해 눈을 부릅뜨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실직한 사람이나 취업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추진해온 ‘희망일자리 사업’을 신청해 배치됐다.

맏형 격인 양시우 씨(48·완주군 삼례읍)는 군청사 출입구 방역의 소사(小史)이다.

명상교육 전문회사에서 20여 년 근무하다 2년 전에 낙향해 자신의 명상센터를 오픈하려다 코로나19가 터져 뜻하지 않게 실직자가 돼 처음부터 이곳에서 8개월째 일하고 있다.

“처음엔 청사 출입구에 책상 한 개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 세척을 안내했지요. 자가격리자 이탈 문제가 심각했던 때여서 방역수칙 철저 준수를 요구했고, 민원인과 실랑이도 없지 않았습니다.”  

양 씨는 완주군이 전북 광역·기초단체 청사 중에서 처음으로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했던 지난 8월 중순을 뚜렷이 기억한다.

300여 군청 직원을 제외해도 매일 민원인만 600여 명이 드나들다 보니 새로운 시스템을 설명하는 데 힘이 많이 들었다.

어르신들의 핸드폰에 일일이 QR코드를 깔아주고 설명하는 격무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한차례 홍역을 치르며 새 시스템은 자리를 잡아갔다.

그는 “올해 9월말부터는 전북에서 최초로 에어샤워기가 추가로 설치돼 민원인들이 약 10초가량 기본소독을 해야 하는 불편이 뒤따랐지만 불평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며 “방역의 중요성과 인식이 확실하게 안정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지난 8월 청사 방역에 합류한 20대의 J씨(23)도 “3~4개월 전만 해도 불편하다고 다소 짜증을 내는 사람도 간혹 있었는데, 집단감염 문제가 불거진 이후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달라진 방역인식을 언급했다.

그는 청사를 처음 방문한 외지인들이 방역을 잘 하고 있다며 ‘엄지 척’을 해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6인의 방역인력은 3인 1조를 이뤄 아침 7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교대로 2시간씩 근무한다.

이들은 군청 행정지원과 직원들과 협력해 효율적인 방역체계를 매일 업그래이드했다.

‘ㄱ자 책상 배치’에 입·출구를 달리하는 현재의 최적화된 동선(動線), 마이크 안내방송, 스피커 안내 자동음성, 손 세정제 고정화 등의 아이디어가 이렇게 나왔다.

군청 직원들과 방역 인력이 서로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식으로 소통하고 최적 답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지금의 완벽한 시스템이 정착됐다.

이들은 “원래 3개월 단기 계약직이었는데,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되며 계속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며 “코로나19를 종식하고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완주=박태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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