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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고사부리성 성벽에 대한 8차 정밀발굴조사가 마무리 됐다.

고사부리성은 사적 제494호로 고부면 성황산 정상부에 자리한다.

백제 오방성 중의 하나인 중방 성으로 조선시대 영조 41년(1765년)까지 읍성으로 이용됐던 곳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조사 결과 삼국시대, 통일 신라시대, 조선시대의 다양한 유구와 공간 이용의 변화상이 확인됐다.

조사구역이 두 봉우리 사이 계곡부에 위치해 유수 퇴적층과 물을 이용하기 위한 저수시설 및 우물, 배수 시설(목제 배수로), 지반 보강 시설 등이 다수 확인됐다.

백제시대 층에 조성된 직사각형 모양의 구덩이는 내부가 오랜 기간 침수되어 얇은 점토층과 실트층이 반복적으로 쌓여있었다.

바닥에는 삿자리를 깔고 양 가장자리에 구덩이의 길이 방향으로 한쪽에 결구를 위한 구멍을 뚫은 막대형 목재를 한 쌍씩 나란히 붙여 설치한 것이 확인됐다.

특히 막대형 목제 유물의 하나에서 상하 방향으로 새긴‘상부상항(上卩上巷)’명이 발견됐다.

상부와 상항은 백제의 수도를 편제한 오부·오항 중의 하나로 기존 북문지 발굴조사(2005)에서도기와편이 출토된 바 있다.

이 자료들은 부여, 익산 등 백제의 고도에서 주로 출토되는 것으로 정읍 고사부리성에서도 확인됐다는 사실은 백제 중방 성으로서 위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번 고사부리성에서 나온 상부상향 유물은 나무에 새겨진 목제 유물로 최초이자 기존 조사를 통해 추정되던 ‘上卩上巷’명이 온전한 형태로 확인된 첫 사례다.

백제 사비기의 것이 확실한 오부와 오항 명이 함께 새겨진 자료로 학술 가치가 크다는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오부와 오항의 관계, 고사부리성에서 출토된 ‘上卩上巷’의 의미를 파악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읍=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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