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탓 '혼합수업' 병행
월세 인하에도 수요 50%↓
기숙사도 비슷··· "상권 붕괴"

“임대료를 내려도 학생들이 안 찾아요…”

19일 오후 2시께 찾은 전주 전북대 원룸촌 일대는 오가는 이없이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예년 같으면 신학기를 앞두고 원룸을 구하는 학생들로 가장 붐볐을 시기지만 올해는 코로나19여파로 비대면 수업이 늘면서 자취방을 구하는 학생은 커녕 원룸촌 인근을 지나는 사람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원룸건물 앞 곳곳에는 ‘원룸 임대’, ‘빈방 있음’이라고 적힌 안내문만이 쓸쓸하게 붙어있었다.

전북대에서 원룸임대업을 하는 A씨(45)는 “작년 이맘때면 빈방을 찾는 학생들의 문의전화가 폭증했는데, 올해는 뚝 끊겼다”며 “정문 쪽에 위치한 우리도 이런 상황인데 외곽 쪽은 아마 공실률이 60%는 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원룸 임대업자 B(65)씨도 “작년 이맘때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방을 찾는 학생들로 붐볐는데 올해는 주말에도 빈방 문의가 한 건도 없다”며 “아직 방을 구할지 말지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 2월 말까지는 지켜볼 생각이지만 크게 나아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전주대학교 인근 원룸촌도 상황은 비슷했다.

방을 찾는 학생들이 감소하면서 원룸 임대업자들은 월세를 내리는 등 고육지책을 내놓기 시작했지만 학생들의 수요는 작년 대비 50%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이로인해 전북대와 전주대를 비롯한 도내 주요 대학들도 이달까지 기숙사 입사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1년여 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 강의 등 비대면 위주의 수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학생들이 기숙사 입사를 쉽게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19일 전북대 등에 따르면 기존  5045명의 인원을 모집했던 전북대 학생 생활관은 지난해부터 전면 1인 1실로 개편하면서 현재 1915 명의 인원을 수용 중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수용 인원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원광대학교는 대면·비대면 혼합 수업으로 1,2학년은 1주~8주차 대면수업, 3,4학년은 1주~8주차에는 비대면수업으로 진행됨에 따라 학생 생활관은 지난해 비해 50% 수준 가량이다.

익산시 신동 대학가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C씨(43)는 "원룸 건물이 수십 개가 넘지만, 거래율은 작년보다 50%나 줄었다”며 “방을 찾는 사람들이 없어 월세를 1만~5만 원씩 내리는 임대업자도 속속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학교 홈페이지 커뮤니티에는 살고있는 원룸을 양도한다거나 원룸 계약을 고민하는 내용의 학생들 게시물이 수십 건씩 올라오고 있다.

원광대 학생 최모씨(23)는 “집과 학교가 멀어 학기 중에는 항상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월세를 낭비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고민하다 방을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공인중개사는 "대학 상권이 붕괴 직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상인들은 이미 무너지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면서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상권이 살아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힘없이 말했다.

한편, 전북대와 전주대는 최근 ‘2021학년도 1학기 학사 운영 방안’을 내놨다.

이에 따라 전북대는 현재와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까지는 대면수업을 기본 방향으로 하고 비대면을 결합한 ‘혼합수업’을 병행하도록 결정했다.

전주대는 1.5단계인 현재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하나, 사회적거리두기 준수가 어려운 경우 비대면 수업도 허용키로 했다.

/정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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