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트래블 버블' 추진··· 도내 업계 반응은?

코로나백신 접종완료자 단체
대상 여행 허용··· 대형여행사
"희소식" vs 중소형 "상품구성
힘들어"··· 생존권보호 우선

정부가 추진키로 한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에 대한 도내 여행업계의 표정이 시큰둥하다.

제한적이긴 하지만 백신접종 완료자에 한 해 단체 해외여행을 허용키로 한 만큼 여행 정상화의 물꼬를 튼 것이라는 기대감은 극히 일부로, 대부분 폐업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손실보상제 신속 추진 등 생존기반 마련이 더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10일 도내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9일 방역 신뢰 국가와 철저한 방역 관리를 바탕으로 이르면 7월부터 국제관광을 재개하는 트래블 버블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단체여행에 대해서만 운항 편수와 입국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해 해외여행을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대상국은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관, 사이판 등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해외 이동제한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 및 항공업계의 어려움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도내 여행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신통치 않다.

정부의 발표 직후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여행사들의 반응을 살펴보니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화색을 띠는 곳은 1~2곳에 불과할 뿐, 대부분 ‘기대하지 않는다.

당장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미간을 찌푸린 상황.

반가운 표정을 지은 J 여행사 대표는 “오랜만에 들리는 희소식으로,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며 “단체 해외여행이 여행사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이를 계기로 여행사들도 하나둘 문을 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나머지 여행사들은 대형여행사에는 희소식일지 모르지만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중소형 여행사들은 이에 따른 상품 구성은 꿈도 꿀 수 없다면서 여전히 한숨만을 내 쉬었다.

현재 도내 등록된 여행사는 총 850개지만 이 중 60~70%가 문을 내린 상태인 데다 나머지 역시 개점휴업으로 사실상 고사 직전이라며 정부의 이 같은 방안은 중소형 여행사 생존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P 여행사 대표는 “도내 여행사 대부분 영세한 규모다. 이런 곳은 일찌감치 문을 내렸다. 폐업할 돈이 없어서 폐업신고를 하지 못하는 곳도 부지기수인 상황이다”며 “더욱이 실제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점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나 될 텐데, 과연 중소형 여행사들이 그때까지 버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차라리 백신 인센티브를 적용 등 국내 단체관광부터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나 손실보상 관련 입법이 신속히 추진돼 지원 확대 등 생존권을 보호하는 일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북관광협회 관계자는 “트래블 버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고사 직전에 놓은 여행업계에 이번 안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며 “오히려 손실보상법을 신속히 통과 시켜 여행업계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것이 이들을 돕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해외보다는 국내를 중심으로 여행을 활성화,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방안 마련이 더욱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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