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正을 보내며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제는 60代 중반을 훌쩍 넘겨버린 세월이 너무도 아쉽다.

앞으로 남은 많지 않은 시간들, 다음 세대들을 위해 작은 자취라도남겨야 되겠다는 조급함이 괜스레 사람을 초조하게 만든다.

어떤 이는 산다는 건 결국 하루만큼씩 죽어가고 있는 거라고 말한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의 시간들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간절하고 값지게 느껴진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해가 바뀌면 우리는 늘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분발해 보지만, 한때의 의기(意氣)는 쉽게 사그라져결국에는 또 후회만 쌓는 일을 반복해서 경험하곤 한다.

율곡(栗谷)선생께서도 ‘어제의 행위를 오늘 고치기 어려워서 아침에는 그 행위를 후회하지만 저녁에는 다시 또 그런 행위를 되풀이한다.

’라고 하시면서, 해가 바뀌면 벽에 自警文을 써서 걸고 늘 자신을 경계(警戒)하고성찰(省察)의 지표로 삼으셨다 한다.

자경문(自警文)은 자기 자신을 경계하고 성찰할 것을 다짐하는 말이다.

즉, 舊習을 제거하고 새롭게 분발하자는 의지인 것이다.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신 김형석 교수께서는 백년을 넘게 살아오신 인생을 회고하시면서 인생의 화양연화(花樣年華)는 60代라고 말씀하신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했던 시절을 표현하는 말이다.

하지만 결국 화양연화라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절도 자신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서는 아쉬움의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교수님께서는 살아오신 날을 돌이켜 보시면서 ‘오직 자신과 가족만을위해 살아온 인생은 남는 게 없다’라고 말씀하시면서 ‘굳이 남는 게있다면 부끄러움밖에 없다’라고 하셨다.

또한 살아가는 동안 약자를 배려하고 사회의 공정(公正)과 정의(正義)그리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시간들을 가지는 것이 보다가치 있는 삶이라고 교훈을 주신다.

새해를 맞으면서 올곧은 스승들의 말씀을 접하며 우리가 살아가면서되새겨야 될 몇 가지 지혜로운 구절들을 새롭게 상기해 본다.

‘나는 현미경으로 보고 남은 망원경으로 보라’는 글이 떠오른다.

자신에게는 철저하되 세상에는 조금 더 관대해지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꼭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또한 달라이 라마께서는 ‘세상에는 누가 맞고 누가 틀린 게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서로 다른 것이 있을 뿐’이라고 하셨다.

서로 간에 깊은 이해로 다툼의 소지를 만들지 마라는 귀한 가르침이시다.

역시 그래야겠다.

새해에는 상대를 더욱 이해하고 배려해야겠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거든 혼자서 가라, 그러나 멀리가려면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우리의 삶에 최선의 답인 것이다.

지금 참으로 어려운 시기이다.

이제는 좋든 싫든 코로나 시대에 살아야한다.

종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비접촉(Untact),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e), 코로나와의 공존(With corona) 등 새로운 단어들과 함께 말이다.

아울러 우리의 일상과 사회생활과의 연결고리는 더욱더 차단되고 있다.

이렇게 불안한 환경일수록 우리는 다같이 더욱 지혜로운 삶의 방식이무엇인지 깊이 성찰해 봐야 한다.

인생의 가장 화려한 나의 화양연화(花樣年華) 시간에서 새삼스레작은 다짐을 해본다.

남은 시간 늘 스스로를 경계하면서 人間愛에 관해 보다 깊은 성찰을 하며 살아가야겠다고 말이다.

/이종린 前 관광공사 충청 전북권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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