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원기-정동영-정세균끝
중앙통 안보이는등 후계 불투명
대선뒤 정치적 위상 약화 우려
몰표줘도 거물없으면 1/n 그쳐
이슈생산 대선전면에 내세워야

정동영-유성엽 등 복당인사들
19일 이재명 전북유세 앞장서
호남 90% 득표달성 성과내야

국립스포츠종합훈련원 건립 등
국힘 이용호 대선공약 확정밝혀
與 홀대받은 전북에 野 의지 강조
정운천-조수진 등 활약 돋보여

"한표라도 더"··· 여야 바삐 뛰어

17일 오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제출된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선거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20일도 남지 않은 3.9 대선에 전북의 관심이 집중된다.

대선 결과에 따라 전북의 정치-경제 그리고 사회 전 분야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전북 리더군인 정치인들은 초긴장 상황에 들어섰다.

여든 야든, 중진이든 신인이든 대선 결과는 본인의 정치 일정에 직접적 영향을 주기 때문.

전북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최근까지 전북의 중심으로서 많은 역할을 해 왔다.

따라서 대선 이후엔 누군가 포스트 SK가 돼야 하고 이를 향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런 구도 속에 기존 민주당 인사들과 복당그룹간 치열한 경쟁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국회의원이든 단체장이든 한 지역구에선 단 한 명만이 승자다.

야권은 정권교체에 정치 생명을 걸고 있다.

3.9 대선에 전북 야권의 명운도 걸려있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포스트 정세균 향한 차세대 경쟁 본격화/ 

근래 김원기-정동영-정세균으로 대변되는 전북 정치 계보가 흔들거리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마지막으로 중앙권에서 통하는 인물이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전북 목소리를 대변하고 지역 몫 찾기, 전북 정치의 상징으로 꼽히던 이들의 뒤를 누군가 이어야 하지만 아직 ‘후계’가 불투명하다.

3.9 대선이 치러지면 중앙 정가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여야의 주력 정치인들은 대거 교체된다.

이 때문에 정세균 전 총리를 이을 만한 거물 인사가 없는 전북은 대선 이후 정치적 위상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정치 위상을 상승시키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도내 정치인들이 앞으로 남은 19일 동안 대선 전면에서 이슈를 생산해내고 이를 통해 자신은 물론 전북 정치를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전북 정치가 기로에 선 셈이다.

19일 동안 분명한 색깔을 보이지 못한다면 전북은 민주당이 승리하든, 야권이 승리하든 타 시도와 마찬가지로 1/n에 그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북 정치의 중심이면서도 중앙에선 크게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는 상태다.

이 부분은 21대 국회의 도내 정치권 문제점이자 한계로 지적돼 왔다.

도내 21대 의원들은 초재선으로 구성돼 있다.

재선 의원들이 중심이 돼 전북 정치력을 강화시켜야 하는데, 예상과는 달리 재선 의원 다수가 '지역'이 목적지로 설정돼 버렸다.

정동영, 정세균 등 재선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케이스를 감안하면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에서 좋든 싫든 이슈를 생산하는 초재선 의원이 많다.

재선의 김종민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이나 초선의 김남국 의원(경기 안산단원을), 고민정 의원(서울광진을) 등이 꼽힌다.

DY는 초선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재선 때 최고위원이 됐다.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으로 정치 개혁의 전면에 서면서 2000년 당시 최고의 이슈메이커였다.

앞으로 남은 19일의 선거운동 기간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대선 전면에서 스피커, 이슈를 생산해야 한다.

요즘에는 기자회견이나 인터뷰가 아니더라도 SNS를 통해 중앙 이슈를 충분히 생산해낼 수 있다.

전북의 어느 국회의원이 이슈를 던졌다는 말이 많이 들려야, 대선 후보들도 전북 정치를 다시 보게 된다.

국민의힘에선 익산 출신 조수진 수석최고위원(비례대표)이 야당 목소리를 내왔다.

조 수석최고는 초선임에도 불구, 지난 전당대회 당시 중앙 선거에 출마해 예상을 깨고 1위에 오른 바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도 국회의원 0선의 30대다.

도내 정치권도 이번 대선을 통해 나이와 의원 선수에 관계없이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인사가 필요하다.

자신의 지역 활동을 SNS에 올리는 것도 좋지만, 대선 본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를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중앙권에서 각인되면, 자신들이 목표로 하는 지방선거에서도 훨씬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포스트 SK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민주당 복당그룹, 3.9 대선이 마지막 기회/

연말연초 민주당 밖에 있었던 전북의 주요 정치인들이 대거 복당했다.

전북의 유력 인사 대부분이 민주당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정동영, 유성엽, 김관영, 김광수, 김종회 전 국회의원이 복당했다.

또 정헌율 익산시장을 포함해 김세웅 전 무주군수, 임정엽 전 완주군수, 김종규 전 부안군수 그리고 최형재 전 총선 후보, 양영두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공동대표, 고상진 전 민생당 도당위원장 등도 복당했다.

박용근 도의원과 조형철, 이학수, 김종담, 이성일, 조계철, 박재완, 정진숙, 김연근 전 도의원도 합류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6.1 지방선거와 차기 국회의원 총선 출마가 예상된다.

과거에는 민주당이란 높은 장벽을 넘어야 했지만 이번에 복당하면서 당내 경쟁에만 주력하면 된다.

전북정치의 주요 인사인 정동영 전 통일 장관을 포함해 복당그룹은 3.9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하면 길이 보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민주당 조직을 넘어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대선에 전력을 쏟아야 조직력과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실제로 3.9 대선은 복당 그룹에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대선에 기여하고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지역은 물론 중앙에서의 역할도 가능하다.

복당인사들은 특히 이번 주말이 중요하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오는 19일 토요일 전북 유세를 진행한다.

익산역 광장과 전북대 구정문 앞에서 공식선거운동 전북 첫 유세에 들어간다.

복당그룹도 첫 유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동 폭을 넓혀야 한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야권대통합 이후 "화학적 결합이 아직 부족하다"는 평이 많은 만큼 복당인사들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민주당 중앙당 인사는 "대선 승리가 절체절명의 과제다. 한 표라도 더 모으기 위해선 호남권 복당 인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90% 이상 득표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 기존인사들과 복당 그룹간의 갈등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호남에서 표심이 모아져야 바람을 타고 수도권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전주 모래내 시장에선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성주 민주당 도당위원장(전주병),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장수) 등과 함께 유성엽 전 의원도 연단에 올랐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마이크를 잡고 정 전 총리, 김성주 위원장에게 감사하다면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월 달에 친정 민주당으로 복귀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야 전북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좋아진다. 성남시장 2번, 경기지사를 거쳐 행정력과 능력을 인정받은 이 후보가 이 나라를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인사들, 대선 승리에 목숨 거는 이유/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은 17일 '국립 전북 스포츠 종합훈련원 남원 설립'이 윤석열 대선 후보 공약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첫 유세를 하면서 전북 8대 공약 발표와 함께 국립 전북 스포츠 종합훈련원을 설립할 것을 약속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국립 전북 스포츠 종합훈련원은 남원시 운봉읍 일대에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만 2,000억원이다.

남원을 엘리트 체육과 국민 생활체육의 통합 발전을 위한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종합훈련원에는 유소년, 중고등 스포츠선수단 등 엘리트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육상, 야구, 테니스, 승마 등을 비롯한 26개 종목을 훈련할 수 있는 시설과 재활센터, 부대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용호 의원은 "그 동안 민주당을 전적으로 지지했던 전북은 오히려 민주당에 홀대를 받으며 소외되고 낙후됐다"면서 "이번 공약은 전북을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겠다는 윤석열 후보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호 의원을 포함한 야권 인사들은 이번 대선에 정치 생명이 걸려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천국 또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도내 야권은 3.9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재창출에 성공한다면 향후 설 자리가 없어진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희소성을 인정받고 탄탄대로가 열린다.

이 의원이나 정운천 도당위원장 등은 윤석열 후보가 승리하게 되면 차기 정부에서 막중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 의원은 자신의 국민의힘 선택에 대해 '보험'이라고 강조해왔다.

정권이 교체된다면 전북 몫을 자신이 챙기겠다는 것이다.

현역 의원이 아니어도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에게는 길이 만들어진다.

불모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야권 인사들이 이번 대선에 정치 생명을 걸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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