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48.56%-李 47.83% 초접전
전북 李 82.98% 압도적 지지
尹 14.42% 역대 최고득표 올려

전북 중진없고 야당 뒷전 우려
윤 당선인 전북발전 의지 관건
2달간 인수위활동 적극나서야

정운천-이용호의원 당선기여
조수진 최고-이용 수행실장 등
눈부신 활동··· 전북가교역 기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발언한 뒤 주먹을 쥐어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불과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다.

과거 진보정권 10년-보수정권 10년 이라는 ‘10년’의 룰이 이번 3.9 대선에서 무참히 깨졌다.

 전북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원했지만 동시에 호남권내 역대 최고 득표율을 윤석열 후보에게도 보냈다.

정권교체와 윤석열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전북은 혼란스런 이 국면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편집자주


역대 대선에서 가장 적은 표 차이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북에서 받은 득표율은 14.42%(득표수 17만6,809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82.98%(101만6,863표)라는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전국 득표 수 차이도 윤석열 48.56%(1,639만4,815표), 이재명 47.83%(1,614만7,738표)로 불과 0.73%(24만7,077표) 차이였다.

전북을 포함한 호남권이 이재명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면서 민주당은 호남이 텃밭이자 핵심 지지기반임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이 때문에 3.9 대선 이후 도내 분위기가 매우 복잡하고 앞으로도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앙당이 대선 패배 충격에 휩싸이면서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5년 만에 정권을 잡은 국민의힘은 축제 분위기 속에 범전북 정치인들이 일제히 환영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충격에 빠졌다.

송영길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선거패배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민주당은 10일 오후 4시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송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투표로 보여 준 국민 선택을 존중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비대위원장에 윤호중 원내대표를 선임했다.

윤호중 원내대표의 후임이 되는 새 원내대표는 오는 25일께 선출할 예정이다.


/전북 정치와 지역 현안 어떻게 되나/

윤석열 시대를 앞두고 도내 관심은 전북의 향후 5년에 집중된다.

과거 보수정권에선 사실상 ‘찬밥’ 대우를 받아 본 경험이 많다.

상대적으로 진보정부에선 정권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하면서 전북의 자부심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에서 전북은 인사와 예산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

특히 이전 이명박-박근혜 전부에선 전북 출신 장차관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문재인 정부에선 전북 인사들이 눈에 띄게 약진했다.

이런 전례를 감안하면 윤석열 보수정부에서 전북이 어떤 대우를 받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당초 이번 대선을 앞두고 도내 20% 득표율을 목표로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어 25% 그리고 30%까지 목표수치를 상향했지만 도내에선 20%를 최대 목표치로 봤다.

윤석열 당선인은 전북에서 20%까지는 얻지 못했지만 14.4%라는 호남권 역대 최다 득표율을 얻었다.

호남 정서를 감안할 때 15%에 근접한 득표율은, 국민의힘 목표치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의미를 가질만한 수치다.

윤석열 당선인이 전북을 앞으로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다음 선거에서 득표율을 상승시킬 수 있다.

도내 정가 관심을 모으는 전북 정치 위상과 관련해선 상당 기간 ‘암흑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북 정치는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이뤄져 왔고 특히 지난 연말연초 이재명 대선 후보의 여권대통합으로 인해 도내 유력 인사들이 대부분 민주당에 복당하거나 합류했다.

따라서 전북 정치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게 사실상 올인한 셈이다.

더욱이 중앙당에서도 3선 이상 중진급 인사가 없어 당분간 당의 전면에 나서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도내 현역 의원은 초재선으로 구성돼 있고 10명의 지역구 의원 중 민주당 소속은 8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현역의원 수는 172명이어서 도내 의원들이 원팀 총력전을 펼쳐야 전북 위상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현안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서울이나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이미 발전의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비수도권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정부가 출범하면 영남 충청 강원 등 전통적 지지 기반을 먼저 챙길 가능성이 크다.

전북 현안이 자칫 뒷전으로 물릴 수도 있는 것.

그러나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전북발전 의지를 강력히 천명해왔다는 점에서 윤 당선인의 진정성이 관건이다.

윤 당선인은 대선으로 한창 바쁘던 지난 2월10일, 서울 양재동에서 열렸던 재경전북도민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전북 발전과 강력한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국회 0선인 윤 당선인은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지역통합을 이룰 수 있는 최적임자로 꼽힌다.

정치권에 ‘빚’이 없고 이제부턴 본인의 의지대로 국민통합, 지역통합을 추진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은 10일 국회에서 당선 감사 인사를 통해 이번 선거 의미를 통합과 개혁, 소통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 나라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라는 개혁의 목소리이고, 국민을 편 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며 “정치적 유불리가 아닌 국민의 이익과 오로지 국익만이 국정의 기준이 되면 우리 앞에 보수와 진보의 대한민국도, 영호남도 따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윤석열 정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워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과 번영의 시대를 열겠다. 의회와 소통하고,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밝혀 통합에 방점을 찍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윤 당선인이 정부 출범 후 전북의 현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 중에서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전북 인사 참여 및 현안이 어느 정도 힘을 받느냐가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에서의 전북 발전 여부는 대통령 공식 취임 전 두 달간의 인수위원회 활동에서 윤곽이 잡히게 된다.


/윤석열 당선 공신, 전북 출신 정치인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치에 발을 들인 지는 1년도 되지 않는다.

더욱이 윤 당선인이 전북과는 별다른 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윤석열의 전북라인을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에서의 전북인맥은 주로 윤 당선인이 정치권에 입문한 이후인 최근 1년 사이에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내 인맥과 관련해선 국민의힘 소속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과 전직 의원이 있다.

우선 국민의힘 소속으로 보면 전북 인맥의 핵심은 역시 정운천 전북도당위원장(비례대표)과 이용호 국회의원(남원임실순창)이다.

정운천 위원장은 보수정당 출신으로 전주에서 지역구 의원에 당선된 기록을 갖고 있다.

정 위원장은 21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선출된 이후에도 호남에 많은 공을 들였다.

국민의힘내 의원동행모임을 꾸려 호남정서를 변화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아왔다.

국회 이용호 의원은 자신을 ‘보험’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발전을 위해선 여당과 야당이 같이 있어야 하고, 진보와 보수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지난 해 연말 윤석열 당시 후보의 삼고초려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스스로 가시밭길을 걸어갔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익산 출신의 초선 비례대표 조수진 수석최고위원도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이다.

조 의원은 지난 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수석최고위원으로 선출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조 의원은 자신은 ‘호남의딸’이라며 호남을 전면에 내세웠고 “대선 승리를 위해 호남의딸을 찍어달라”고 강조하면서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대선 내내 윤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이용 수행실장도 이번 대선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의원은 전주 출신의 초선 비례대표 국회의원이다.

김제 출신 이종성 국회의원(비례대표)은 장애와 복지전문가로 윤석열 당선인의 복지 정책 입안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최초 여성검사인 조배숙 전 국회의원도 윤석열 후보의 당선에 일조했다.

국회 4선을 지낸 조 전 의원은 지난 달 24일 공식적으로 윤석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달 22일 익산에서 열린 윤 후보의 유세에 ‘깜짝’ 동참해 윤석열 지지를 호소, 지역 정가에 놀라움을 던지기도 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