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선거가 막을 내렸다.

당선자와 낙선자의 표 차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었지만 명(明)과 암(暗)은 극명하게 갈렸다.

선거의 성격상 결과는 잔인할 수밖에 없지만 승자와 패자 모두 새로운 길을 달려가야 한다.

하지만 미래를 모색하더라도 과거는 중요하다.

패인(敗因)을 제대로 분석해야만 다음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선거를 막론하고 패인은 항상 민심에 있다.

즉 민심을 읽지 못하면 내일은 없다.

 전북에서의 민심의 변화는 어떨까? 전북의 투표 결과를 통해 민심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지표로 대통령선거, 국회의원 총선거, 지방선거 투표 결과를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선거 유형별로 그 특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대선의 투표 결과로만 한정해 보자.

대선 투표 결과만 가지고 보면 전북의 민심이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지난 16대 대선부터 이번 20대 대선까지 총 다섯 차례의 선거에서 양당 구도로 치러진 선거는 모두 네 차례였다.

19대 대선은 사실상 3당 체제였기 때문에 분석에서 19대 대선을 제외하면 그 흐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결론은 보수성향의 득표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16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전북 득표율은 6.19%에 불과했지만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14.42%를 득표했다.

16대부터 볼 때 역대 최고의 득표율이다.

17대 이명박 후보는 9.04%, 18대 박근혜 후보는 13.22%에 달했다.

보수성향의 후보에 대한 대선 지지율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렇다면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어떠했을까? 16대 김대중 후보는 무려 91.58%를 득표했다.

17대 정동영 후보의 득표율은 81.6%, 18대 문재인 후보는 86.25%, 20대 이재명 후보는 82.98%로 매 대선 때마다 80% 이상의 높은 득표율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보면 민주당에 대한 지지세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민주당 후보에 대한 전반적인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점차 낮아지는 흐름이다.

 이처럼 대선에서 전북의 민심은 민주당에게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

반면 보수에 대한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향이 특정 시점에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흐름이 중요한 것은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이 조금이라도 민심에 반하는 정치를 한다면 전북의 민심은 순식간에 돌변할 수도 있다.

물론 여전히 80%를 넘고 있으니 민주당에 대한 전북의 사랑은 여전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흐름을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랑하는 만큼 질책은 매섭고 단호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흐름은 결코 전북에만 한정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고향 전북을 떠난 사람도 이러한 생각을 가지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전북의 민심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국민의힘은 약속한 정책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민주당은 선거 때만 전북을 찾는다는 비판을 경청해야 한다.

전북의 발전이 더디고 다른 어느 지역보다 많이 소외되었다는 목소리를 주의 깊게 새겨들어야 한다.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전북의 발전을 위해서 정부와 여당에 협력해야 할 부분은 과감하게 협력하고 민주당도 자체적으로 전북의 발전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전북의 민심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단순히 전북에 대한 무관심 때문만은 아니다.

민주당이 정치개혁을 위해 앞장서달라는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전북의 민심 속에서 정치의 길이 있다.

민주당의 내일이 있다.

/이로문 법학박사·민주정책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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