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BTI로 알아보는 성격 유형이 인기다.

유형에 따라 성격을 추측해보기도 하고 서로 궁합이 맞는 유형인지 알아보기도 한다.

예전에는 그 역할을 혈액형이 했다.

혈액형에 따라 성격을 추측하고, 성격을 기반으로 어떤 혈액형인지 맞춰 보기도 했다.

혈액형 하면 생각나는 것이 더 있다.

어릴 적 배웠던 혈액형별 수혈 가능 여부가 그것이다.

O형은 어느 혈액형에도 수혈이 가능한 순수한 피라며 자랑하던 친구의 얼굴이 문득 떠오른다.

어릴 적 배웠던 것과 다르게 실제 수혈은 동일 혈액형으로 이루어진다.

전쟁같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같은 혈액형을 놔두고 굳이 다른 혈액형의 피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동일한 피가 없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혹은 아예 수혈에 필요한 피가 전혀 없다면? 당장 중대한 수술을 앞둔 생명들이 스러져 갈 것이다.

단순한 가정이지만, 우리가 헌혈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혹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원활한 혈액 수급을 위한 혈액 적정 보유량을 5일분으로 정하고 있다.

의료기관에 공급할 수 있는 혈액과 공급 전 검사를 기다리는 혈액이 총 5일분은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국내 혈액 보유량은 3일분 언저리로 떨어졌다.

지난 2월 한때 2.5일분까지 줄어들었던 혈액 보유량은 지역사회의 관심으로 이달 초 4일분을 넘겼으나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전반적인 헌혈 자체가 감소한 데다 코로나19 완치자는 격리해제 이후 4주동안 헌혈을 할 수 없어 헌혈 자체에 참여할 수 있는 이들이 크게 줄어든 때문이다.

사실 코로나 이전에도 혈액 보유량이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었다.

1년중 적정 보유분인 5일분 이상인 날이 그 아래인 날보다 적은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던 와중 전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혈액 보유량의 아슬아슬했던 줄타기는 더욱 위험해졌다.

우리는 이미 이웃을 돕고자 하는 우리 민족의 정과 마음을 보여준 적이 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헌혈 독려 재난안전문자에 수많은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나서 혈액 보유량이 적정수준을 넘어 6~7일분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현재 혈액 부족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때다.

헌혈 주기를 체크하고 연간 헌혈 계획을 세우거나, 헌혈이 어렵다면 주변의 참여를 독려하는 방법도 있다.

약간의 건강상 문제로 헌혈이 어렵다면 수혈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몸을 가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끊이지 않고 퍼지는 오미크론에 헌혈이 두려운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국 헌혈의 집과 헌혈버스는 방역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키고 있고 헌혈 과정에서 모든 방문자의 발열 여부와 여행 기록, 호흡기 증상 등을 확인한다.

헌혈자 보호와 안전한 혈액 공급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만큼 걱정을 내려놓아도 될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봄꽃을 보는 것도 좋지만 따스한 마음을 나누는 헌혈에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본다.

/심규문 전주시의회 의회사무국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