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시민을 가장 사랑한 시장
"남은 임기까지 첫 마음 그대로"
전주의 더 큰 가능성 위해 내려놔
엄마의 밥상-팔복예술공장
서노송예술촌 등 도시 혁신 이뤄
코로나 3대정책 상생의 힘 보여줘
주거문제-지역경제 아쉬움 커
차기 시장에 경제-소외계층 당부
"시민과 함께한 시장이라 행복해"

전주시를 8년 동안 이끌어온 김승수 전주시장이 퇴임을 앞두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해 7월 3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면 3선이 유력하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었다.

또한 전북지사로 출마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평이었다.

김 시장은 “많은 고민 끝에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내린 결정”이라고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전주의 더 큰 가능성을 위해 내려놓았다. 시민을 진짜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부족함을 느낄 때 내려 놓는 용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임시절 굵직한 사업보다는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복지강화에 큰 관심을 갖고 시정을 추진한 김승수 시장.

새로운 개발보다는 도심재생, 사람·생태·문화의 3대 시정 가치를 중심으로 시민에게 다가서는 정책을 우선해 왔다.

밥 굶는 아이가 없는 전주를 만들겠다며 시작한 엄마의 밥상, 아이들에게 마음의 양식(책)을 채워주겠다는 뜻에서 시작한 지혜의 반찬, 어려운 여학생에 대한 생리대 지원 등 따뜻한 김시장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편집자주      



Q. 퇴임을 앞두고 있다. 8년간의 자리를 내려놓는 마음이 남다를 것 같다.

8년 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많은 부족함이 있었다.

가장 훌륭한 시장은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는 시장, 시민을 가장 사랑한 시장이었다고는 말씀드리고 싶다.

특히 저를 두 번이나 뽑아주신 시민들, 또 함께 일해준 공직자분들과 전주시 정책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큰 성과를 함께 이뤄온 각계분야의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 깊이 간직하려고 한다.

남은 임기까지, 8년전 첫마음 그대로 시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겠다.


Q. 3선에 출마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높았는데, 불출마를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가.

많은 고민 끝에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내린 결정이다.

리더는 낯설지만 새로운 말을 해야한다고 한다.

리더가 새로운 말을 해야만 시대가 변한다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세상은 새로운 종류의 인간을 필요로 한다.

시대는 변했는데 오히려 나는 새롭지 못했다.

리더의 마음에 새로움이 없다면, 그 지역사회에도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리더가 변하면 도시도 변하고, 미래도 변한다.

전주의 더 큰 가능성을 위해 내려놓았다.

시민을 진짜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부족함을 느낄 때 내려 놓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Q. 돌아볼 때, 가장 자랑스러운 일은 무엇인가.

전주다움의 핵심가치는 사람과 생태, 문화에 있다.

가장 전주다운 모습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과 함께 상상력과 용기, 그리고 연대의 힘으로 전진해왔다.

특히, 전주형 복지정책의 상징이 된, 밥 굶는 아이들을 위한 ‘엄마의 밥상’과 속도의 도시를 생태의 가치로 바꾸는 첫마중길 조성, 버려진 폐공장을 탈바꿈 시킨 팔복예술공장, 성매매 공간을 인권과 문화의 공간으로 바꾼 서노송예술촌, 주민의 삶과 예술이 결합한 서학동예술마을, 시민들의 삶 속에 공공장소가 자리하는 공공도서관 혁신, 아름다운 정원도시 조성 등 시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과거와 미래를 잇는 도시의 혁신을 이어왔다.

최근 코로나19의 위기에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착한 임대운동을 시작했고, 재난기본소득도 지자체 최초로 지급했다.

해고없는 도시 운동을 통해 상생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3대 정책은 전국으로 확산돼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과 서민들에게 큰 힘이 됐으며, 대한민국 리더도시로서의 위상도 높아졌다.

 이제 우리 도시 브랜드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졌다.

모두가 전주가 하는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한 걸음 앞서가는 도시가 된 것이다.

이것은 우리 시민 전체, 도시 전체의 정체성과 미래의 비전과 연계되는 일인 만큼 가장 잘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Q.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는지.

아쉬운 게 많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멀리 가려던 저의 시정철학과 더 빠르게 성과를 보고 싶어하신 시민들과의 간극이 있기도 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주거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하지 못한 것과 기대만큼 지역경제를 살려내지 못한 것이다.

지역경제 성장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코로나19 위기 상황 등으로 큰 결실을 맺지 못해 아쉽다.

지역경제 성장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환경, 문화, 산업생태계 등 지역의 기반 위에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 기반을 단단하게 쌓아왔기에, 앞으로 전주 곳곳에 심어진 성장의 씨앗들이 결실을 볼 것이라고 기대한다.
 

Q. 퇴임 뒤 계획은 무엇인가.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천천히 읽고, 천천히 말하고, 천천히 생각하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임기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다.

하루하루 시장으로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집중하고자 한다.
 

Q. 다음 시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주다움’의 힘은 사람에게 있다고 믿는다.

사람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상생과 연대라는 전주의 따뜻한 힘을 잃지 않는 도시로 이끌어주시길 바라며, 지역경제를 살리고 소외계층을 포용하는 시장이 되어주기를 당부드린다.
 

Q.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전주시의 가장 큰 자산은 우리 시민들이다.

시민들의 담대한 상상력과 용기, 연대의 힘이 지금의 전주를 있게 했고 미래를 꿈꾸게 했다.

자랑스러운 전주시민들과 함께한 시장이라 행복했고, 감사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시민들과 전주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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