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택 국회의원(민주당 김제부안)
/이원택 국회의원(민주당 김제부안)

국정 최고 지도자가 지향해야 할 인사의 기준은 국민통합과 균형, 다양성의 가치를 토대로 국민적 눈높이에 걸맞는 도덕성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발탁하는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당선인의 초대 내각 인사는 어떤가.

‘인사참사’ 수준이다.

후보 시절 공언했던 ‘30대 장관 배출‘ 약속은 허언이 되었고, 19명의 총리·장관 후보자중 7명이 영남출신이며 서울대 출신 10명, 평균 60세, 남성 16명인 이른바 ’서육남(서울대, 60대, 남자)‘이라는 그들만의 인사로 전락했다.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인사라 조롱 받았던 과거 보수정권의 인사에서도 이렇게 편협한 인사가 있었던가.

더 큰 문제는 후보자들의 도덕성이다.

기업의 사외이사에서 공직후보자로 직행한 후보자들의 이해충돌 논란에서부터, ‘아빠찬스’, ‘남편찬스’로 불리는 각종 특혜 의혹 등 불법, 탈법, 편법을 동원한 각종 의혹들이 연일 끊이지 않고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역대급 전관예우로 공직 퇴임후 10년간 증가한 재산이 40억이 넘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들의 경북대 의대 편입 특혜 의혹 등 10여개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자녀의 해외 장학생 선발과정 개입 의혹과 한국외대 총장시절 기업 사외이사 겸직 문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위장전입과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그룹 계열사에 아들 입사 의혹,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증여세 탈루 의혹, 원회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오등봉공원 특혜시비 의혹,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배우자 위장 전입 및 농지법 위반 의혹,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교수임용을 위한 업적 부풀리기와 농지법 위반 의혹 등 현재까지 드러난 여러 의혹만으로도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 서기도 민망할 정도다.

윤석열 당선인의 마이웨이식 인사기준과 오만, 인수위의 부실 검증이 빚은 참사다.

오늘부터 19명의 총리·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된다.

그동안 국회 인사청문회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공직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직무능력을 검증함으로써 고위공직자에 대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해온 만큼, 인사청문회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그러나 자료 제출 거부 등 이들의 국회 인사청문회 무력화 시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정상적인 청문절차를 진행하기 힘들 정도다.

인사청문회 하루만 버티고 넘기면 된다는 심산이다.

국회 인사청문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후보자가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자료의 범위를 확대하고, 후보자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위해 인사청문 기간 연장 등 국회 인사청문제도에 대한 보완이 시급하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공직자는 두려움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벼슬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두려워할 외(畏) 한 자뿐이다.

법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두려워하고, 마음에 언제나 두려움을 간직하면 혹시라도 방자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윤석열 당선인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19명 인사들의 삶의 괘적을 보면 국민과 법을 두려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사람들이 총리가 되고 장관이 된다 한들 국민과 법을 두려워할까.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45%가 윤석열 당선인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그런 평가를 내린 가장 큰 이유는 인사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출범도 전에 몰락했다.

지금이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들에 대한 지명철회가 그나마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원택 국회의원(민주당 김제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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