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농작업 사람손 의존
무인자동약제살포기 특허
스마트폰 앱 병충해 방제
20~30분 전면방제 가능
디지털 사과원 테스트베드
노즐크기-노동력절감 지원
가지치기-꽃따기-잎솎기
기계화 실증 8시간에 가능

“디지털 과원을 아시나요?”

노지 사과 스마트팜은 노지 사과를 재배하기 전에 디지털 설비를 활용해 환경과 생육상태를 진단하고, 원격 조정함으로써 사과 생산의 전주기적 과정을 기계ㆍ자동화 하는 혁신적인 재배ㆍ관리 시스템이다.

디지털 사과원 추진은 1~3단계로 추진되며, 1단계는 지난 2018년~2020년까지 분야별 기반기술 연구에 주력해 테스트베드 구축에 해당한다.

2단계는 2021년~2022년까지로 ‘요소기술 연구’를 통한 기술별 현장실증 단계다.

3단계는 오는 2023년~2025년까지 ‘사과 스마트팜 체계’ 구축과 함께 정립 모델을 확산하는 것이다.

디지털 사과원의 추진 상황과 효과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자동ㆍ기계화 접목 ‘디지털 과원’  

최근 온실 등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원격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디지털 농업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노지에 있는 사과 과수원에도 디지털 농업 기술 적용이 첫발을 뗐다.

농촌진흥청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지치기와 꽃따기, 약제 방제 등 사과 생산 과정에 자동화, 기계화 기술을 접목하고 재배 가능성을 확인했다.

사과는 지난해 기준 3만4천359ha를 재배할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과수작목이다.

한 해 생산량은 51만 5천 톤에 이르고 연간 생산액은 약 1조 1천억원에 달한다.

가지치기는 나무 자람새 관리를 위해, 꽃따기와 열매솎기는 열매 자람을, 잎솎기는 색이 잘 들게 하기 위해 꼭 실시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가지치기와 꽃따기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모든 농작업을 사람 손에 의존하고 있어 경영비가 많이 들고 대외 경쟁력이 낮다.

여기에 사과 주산지 대부분은 인구가 적고 고령화로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농진청은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 시험 재배지를 중심으로 3단계에 걸쳐 자동화, 기계화에 기반한 디지털 사과 과수원을 연구 중이다.

그 첫 단추로 무인으로 작물보호제를 살포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가지치기와 꽃따기 기계화 기술의 실증을 마쳤다.

무인 자동 약제살포 시스템은 순수 국내 기술로써 농촌진흥청에서 지난 2018년 개발에 착수해 2021년 특허 출원했다.

이 시스템은 약제를 희석하는 통, 나무 아래 지면을 따라 약액이 수평으로 이동하는 관, 고압으로 약제를 뿌리는 관, 배관에 약제가 남아있지 않도록 하는 고압 공기 펌프, 기기를 조작하는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농업인은 과수원에 발을 들여놓지 않고도 집이나 과수원 외곽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병해충을 방제할 수 있다.

실험 결과 기존의 고속 분무기(SS기, Speed Sprayer)로는 1ha를 방제하는 데 평균 3~4시간이 걸렸지만, 무인 자동 약제살포장치로는 20~30분 만에 전면 방제가 가능해 방제 시간을 약 8분의 1 정도로 줄일 수 있었다.

단, 작업시간은 나무의 나이, 크기, 형태, 입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기존 고속 분무기는 농업인이 비 옷 등을 입은 상태에서 농약에 노출된 채 운전하며 방제해야 하지만, 새 장치는 무인으로 구동돼 중독사고와 안전사고 위험에서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농진청은 올해부터 지금까지의 연구에 더해 무인 자동 약제살포장치를 활용, 개화기 서리ㆍ냉해를 줄일 수 있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한 기계를 이용한 가지치기와 꽃따기, 잎 솎기가 열매 품질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다.

또한 신기술 보급사업 등을 통해 2025년까지 농가 보급형 미래 디지털 사과 과수원을 100곳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농가 피해 경감, 방제체계 구축 ‘효과’  

디지털 사과원 연구 현황을 보면 우선 스마트팜 플랫폼(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한 스마트 사과원 관제실과 테스트베드 구축, 모바일 제어시스템 개발 등이 선행됐다.

또한 사과원 기계·자동화 관리 영향 평가와 적용기술 개발로 기계 전정, 적화 적용기술 개발 및 과원 관비시스템 도입 등이 추진됐다.

이 밖에도 ICT 기반 무인 병해충 방제 시스템 확립을 통해 무인약제살포 시스템 개발과 복합 활용 평가 등의 연구가 진행됐다.

‘2021 원격 병해충 방제 생력화 체계구축 시범사업’에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사업의 목적은 고령화 시대 과원 병해충 방제 생력화로 농업인 편의향상을 도모하고, 원격 병해충 방제 체계 구축을 통한 과수 전업농 농약노출 피해를 경감시키기 위한 것이다.

주요 관련 기술과 지원 내용을 보면 △ICT 기반 미래형 사과원 약제살포 자동화 시스템 개발 △사과원 지주식 무인약제 살포장치의 병해충 방제 적정 노즐크기 △노동력 절감 농약살포시스템 지원에 대한 정책제안 등이 있다.

사업 경제성 피해 경감 분석 결과 상품과율, 단위수량, 농가소득, 사과 약제살포 시간, 사과 병해충 방제 등에서도 효과가 나타났다.

이 사업으로 농가들은 과수 전업농 농약노출 피해 경감과 원격으로 병해충을 방제할 수 있는 노지 과수원 방제체계를 구축,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사과원에는 가지치기와 꽃따기, 잎 솎기 등의 기계화 기술도 실증을 마쳤다.

이는 각각의 목적에 맞는 농작업 기계를 별도 트랙터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연구진은 나무의 축(큰 줄기)이 2개가 되게 하고 나무 모양도 기존의 넓은 원뿔형이 아닌 매우 좁은 원뿔 형으로 바꿔 트랙터 이동이 쉽고 기계 작업이 수월하도록 했다.

연구에 사용한 트랙터는 아직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이탈리아, 독일에서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보통 겨울철 가지치기는 1ha 면적에서 7년생 이상 큰 나무 기준으로 약 340시간(약 43일), 봄철 꽃과 열매 솎기에는 약 506시간(63일)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계를 이용하면 동일 면적에서 각각의 작업을 4시간씩 총 8시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 사과산업은 고령화와 일손 부족 등 사회 환경적 변화로 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는 이런 변화에 앞선 대응으로 기계화, 자동화, 정보화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지속 가능한 사과산업의 활로를 찾았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지원 원장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기계화·자동화·정보화를 통해 사과산업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도록 준비하겠다”며 “이번에 소개한 기술뿐 아니라 발아·개화·만개시기를 예측하는 생육모델링을 시작으로 봄철 서리·냉해 피해 예방, 여름철 더위 피해 예방 등 앞선 기술이 현장에 신속하게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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