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혈투' 전북도교육감 선거

당초 7명 출사표서 3명 압축
김윤태-서거석-천호성 3파전
이달까지 서거석 지지도 우세
각종 여론조사 평균 35% 기록
지난해 6월부터 순위변동 전무
천호성 단일화 지지율 상승 도움
결정타 없어 막판 뒤집기 귀추

천호성, 이항근-차상철 단일화
두번째 황호진과 단일화 추진
지향점 달라 '야합' 평가절하
세번째 김윤태 천후보에 제안
시간 촉박-선정방식 이견 불발
단일화 후 지지율 상승 바짝 추격
김교육감 피로도 쌓여 역효과
선출과정서 시행착오 등 반감

천, 서거석 총장시절 교수 폭행
日대학 박사학위 논문표절 주장
서, 천호성 내로남불 자기표절
허위사실 공표 고소장 접수
교육자들 물어뜯기 선거 눈쌀

△전북교육감 선거

전북도교육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27일부터 사전투표가 진행되며, 본 투표는 오는 6월 1일 치러진다.

통상 교육감 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밀려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12년 동안 전북교육을 책임졌던 김승환 교육감이 더 이상 출마하지 않으면서 후임에 대한 관심이 상승했다. 또 선거 기간 각 후보들의 선거전략 등 선거에 임하는 자세가 예년보다 치열해 누가 전북교육의 수장이 될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이번 교육감 선거는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 차상철 참교육희망포럼 대표,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황호진 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 김윤태 우석대 교수, 김병윤 전 군산중앙초 교장 등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중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과 차상철 참교육희망포럼, 천호성 전주대교 교수 등은 전북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화 후보 경선 과정을 통해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로 압축했다. 여기에 김병윤 전 군산중앙초 교장은 천호성 교수 지지를 선언하며 중토 사퇴했으며, 황호진 전 부교육감 역시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와 단일화 과정을 통해 천호성 교수 손을 들어줬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서거석 전 총장과 김윤태 우석대 교수 그리고 단일화 과정을 거쳐 단일후보로 선정된 천호성 교수 등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번 교육감 선거는 일찌감치 서거석 후보가 지지를 얻으며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다른 후보들이 뒤쫒는 양상이다. 초반부터 보였던 이 양상은 선거 직전인 5월 말까지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은 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서거석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28.95%를 획득하며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인지도를 앞세워 각종 여론조사에서 평균 35% 내외를 기록하면서 타 후보들을 제치고 있는 상황이다.

천호성 후보는 지난 선거에 출마했지만 김승환 후보를 지지하며 중도 포기했다. 김윤태 후보는 이번 선거가 첫 출마다. 

실제 그동안 진행됐던 여론조사 결과가 이같은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6월 첫 여론조사에서 서거석 후보는 30.6%를 차지하며 7.5%에 그친 천호성 후보를 크게 앞섰다. 올해 1월 여론조사에서도 서거석 후보는 29.7%를 보이며 7.5%인 천호성 후보와 격차가 줄어들지 않았다. 3월 여론조사 역시 서거석 후보는 36,2%를 보였고, 천호성 후보는 25.0%를 차지했고, 뒤늦게 출마선언을 한 김윤태 후보는 3.0%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또 4월 여론조사는 서거석 후보가 39.9%를 획득했고 천호성 후보는 14.7%, 김윤태 후보는 2.5%를 차지했다. 지난 5월 여론조사 역시 서거석 후보가 36.4%, 천호성 후보는 26.7%, 김윤태 후보는 19.1%를 보여 순위변동은 없었다. 서거석 후보가 선거 초반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양새다. 

사전투표가 진행되고 실제 본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이들 순위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천호성 후보는 이항근, 차상철 후보와 민주진보계열 후보간 단일화를 진행했고, 황호진 후보와 단일화 성공, 김병윤 후보의 지지 선언 등이 있었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들이 지지율 상승에는 도움이 됐지만 서거석 후보를 제칠 만한 결정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는 생물이다’는 말처럼 천호성 후보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도 있어 이번 선거는 예전 선거보다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될 예정이다.


 

△단일화 효과

이번 선거의 핵심 포인트는 단일화로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 발생 여부다. 단일화는 천호성 후보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먼저 첫 단일화는 지난 1월 마련됐다. 전북민주진보교육감 단일후보에 천호성 후보가 확정된 것이다. 

당시 단일화는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 차상철 전 전교조 전북지부장,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가 참여했으며, 여론조사와 투표 결과 37%를 얻은 천호성 교수가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차상철 후보는 25.2%에 그쳤으며, 이항근 후보는 34.8%를 얻어 단일후보 티켓을 놓쳤다.

단일후보 확정은 도민여론조사 30%와 선출위원 투표 70%를 합산해 결정했다.

하지만 선출위원 12만4,763명 중 이번 조사에는 30.4%인 3만7,922명만 참여해 저조한 참여율을 보이기도 했다.

이달 13일에는 두 번째 단일화가 진행됐다. 이번엔 천호성 후보와 황호진 후보간 단일화였다. 단일 후보로는 천호성 후보가 선정됐다. 이들은 도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단일후보를 결정했다. 두 번째 단일화로 인해 이들은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강조했고, 젊고 역동적인 후보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 단언했다. 

이에 대해 서거석 후보측은 강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들 단일화가 선거 승리만을 위한 야합이라 평가절하했다. 두 번째 단일화는 현 김승환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계승하는 천호성 후보와, 김승환 교육감을 전북교육의 위기로 규정한 황호진 후보의 지향점이 달라 단일화는 야합이라 규정했다. 특히 민주진보후보 선출에 참여하지 않은 후보와 결합하는 바람에 민주진보후보 선출 허구성이 드러났고, 민주진보 후보란 명칭도 허울뿐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비난했다. 

세 번째 단일화 시도는 김윤태 후보와 천호성 후보간 진행됐다. 김윤태 후보는 지난 23일 천호성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고, 천호성 후보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번 단일화는 교육감 선거의 새로운 국면을 초래하는 중요한 시도로 여겨지고 있었다. 특히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천호성 후보는 26.7%, 김윤태 후보는 19.1%를 차지한 바 있어 단순 수치상으로 이들 지지율을 합하면 서거석 후보를 제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황이 됐다. 단일화를 위해선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사전투표가 오늘부터 진행되는데 단일화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두 후보간 단일후보 선정방식에 이견이 발생하면서 단일화 진행은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단일화를 제안한 김윤태 후보측은 ‘아직 단일화에 대한 희망은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힘든 상황이 된 것은 맞다’는 의견도 보이고 있어 실제 단일화는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낮게 됐다. 

문제는 단일화 효과다. 천호성 후보는 민주진보계열 단일화와 황호진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그 효과가 어느 정도 나올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우선 민주진보계열 단일화 효과다.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단일화는 조직이 자연스럽게 형성돼 그 움직임이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황호진 후보와 단일화가 더해져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란 결과도 예측할 수 있다. 실제 단일화 이후 한 자리 지지율을 기록했던 천호성 후보는 서거석 후보 턱 밑까지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반면 단일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진보계열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12년 동안 김승환 교육감에 대한 피로도가 쌓여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란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단일후보 선출과정에서 보여줬던 여러 시행착오들이 유권자들 반감을 사거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황호진 후보와 단일화의 경우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지향점이 다른 후보와 야합을 했다는 서거석 후보측의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진흙탕 선거 

이번 선거에서 드러났던 흑색선전의 대부분은 여론조사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서거석 후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천호성 후보는 선거 중반 들어 서거석 후보가 전북대 총장 재직 시절 교수폭행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급기야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서거석 후보는 이달 18일 천호성 후보를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2항 낙선목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전주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소내용은 서거석 후보의 전북대 총장 재임시절, 동료교수 폭행 논란이다.

천호성 후보는 기자회견이나 TV토론회에서 서거석 후보가 전북대 총장 재직시 환경생명자원대학 이 모 교수와 언쟁을 벌이다 폭행을 했고, 당시 언론보도 뿐 아니라 구체적 증거자료도 확보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서거석 후보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유권자 판단을 흐리게 할 흑색선전이자 허위사실 공표라 판단, 사법부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

천호성 후보도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하며 맞고소 사태까지 번지게 됐다.

양측의 진흙탕 싸움은 폭행 의혹에서 논문 표절로 이어졌다.

이번 역시 천호성 후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천호성 후보는 25일 서거석 후보가 지난 2005년 일본 주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조직범죄 관련 논문이 제자 논문의 많은 부분을 그대로 옮겨 표절에 가까운 연구부정행위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거석 후보는 내로남불 하지 말고 자신부터 돌아볼 것을 강조했다. 서 후보는 제자에게 연구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함께 지도하면서 작성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히려 천호성 후보의 논물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2009년 논문은 제자 논문을 21줄 그대로 옮기고 2007년 논문은 2006년 발표한 논문 27줄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서 후보는 연구실적 부풀리기의 전형적인 수법 외에 연구윤리규정을 위반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양 후보의 상대 물어뜯기 선거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이다. 특히 교육의 수장으로서 아이들 교육을 책임져야 할 교육감 후보들의 이전투구 양상은 지양해야 할 일이며, 선거에 앞서 아이들 얼굴을 먼저 떠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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