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재란때 왜적침입 소실
만복사지 흔적만 남아 쓸쓸
오층석탑-석조여래입상 등
'만복사귀승' 탁발한 스님
수백명 행렬 남원 8경중하나
현재 메타버스 여행 가능

남원은 오래전부터 이몽룡과 성춘향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다른 문화재를 둘러보는 것보다는 광한루원이 필수 여행 코스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남원의 역사를 둘러보고 남원을 이해하려고 한다면 만복사지 오층석탑, 석조대좌, 당간지주 등 남원에만 존재하는 문화재를 추천드립니다.

넓은 들에 슬픔이 가득한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그리고 쓸쓸하게 매년 이곳을 지키고 있는 만복사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과거 이곳을 지켰던 스님들은 온데간데없고 옛 절만 남아있는 풍경은 안타까움이 듭니다.

만복사의 창건은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건축물과 주변에서 발견된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신라 말 도선국사의 내용에서 창건된 시기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만복사는 탁발하고 절로 돌아오는 스님의 행렬 모습이 남원 8경 중 하나인 “만복사귀승”으로 알려질 만큼 번창했던 사찰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유재란 때 왜적의 침입에 의해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오래된 남원 만복사지 터에는 특별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석인상이 두 눈에 깊은 세월을 담고 우뚝 솟아 있습니다. 고려 시기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오층석탑과 주변 조각상을 비롯해 오랜 흔적과 수많은 이야기들이 만복사지의 넓은 터를 품고 있습니다.

만복사지에서 복을 기원한 것으로, 김시습의 “금오신화” 중 만복사저포기를 살펴보면, 양생이 배필을 얻기 위해 기도하다, 부처님과 저포놀이를 한 것과 고전소설 “최척전”에서 자식을 얻고자 최척과 옥영이 기도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만가지 복을 빈다는 만복사는 남원 불교의 중심지였고 수백 명의 승려들이 머물렀던 대찰입니다.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만큼 주홍빛 노을이 마중을 나올 때면 전북 관광치 추천 장소로 인정을 받고 있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느린 걸음으로 오층석탑에 도착한 뒤 주변을 살펴보면서 뛰어난 탑은 아니지만 투박하며, 정감이 느껴지는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남원 만복사지 석조여래입상은 고려 초기에 만복사를 지으면서 함께 만든 것으로, 부처가 서 있는 모습을 바위에 조각한 작품입니다. 부처 바깥쪽에는 몸에서 발하는 빛을 묘사한 광배를 조각했는데, 위쪽 일부가 안타깝게도 없어졌습니다.

받침으로는 팔각형의 납작한 돌을 놓고 그 위에 연꽃으로 장식한 둥근 돌을 얹었습니다. 머리의 윤곽은 뚜렷하고 고수머리는 간략하게 표현합니다. 얼굴은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에 미소를 머금어 마치 살아 있는 듯합니다.

과거와 다르게 현재는 메타버스 속으로 떠나는 만복사지 여행도 가능하다. 만복사지가 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보수작업을 거쳐 과거 모습이 재건되기를 염원하는 분들이 있다면 온라인 세상에서 펼쳐지는 미래의 만복사지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전북 여행 1번지 남원에서 소중한 문화재 탐방을 통해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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