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미래 그리고 명운이 걸린 6.1 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유례없는 혼란과 과열 양상 속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는 도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적지않은 논란을 남기며 마무리됐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그룹간 격렬했던 경쟁과 이로 인한 선거 후유증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가 도내 정치권의 주요 과제가 됐다.

치열했던 선거만큼 말도 많은 이번 선거였지만 새로운 기대감이 만들어진 것도 사실이다.

선거 결과에 대해선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모두 다르겠지만 6.1 전북 지선의 최대 효과는 기재부 출신의 약진이라고 생각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관영 도지사 당선자와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자 등 전북 행정을 이끌어가게 될 투톱이 기재부 출신이라는 점이다.

두 인사 모두 이번 선거전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예산통이라는 점과 중앙 경험이 많다는 게 당선의 주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예산과 사업의 ‘생존권’을 쥐고 있는 기재부 생리를 잘 안다는 게 이들의 강점이다.

선거 과정에서도 예산전문가 등의 기재부 경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관영 도지사 당선자는 행시 36회다.

1993년 기재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 사무관으로 7년 근무했다.

이어 사시에 합격,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일했고 2012년 19대 국회의원으로 정치권에 입성했다.

첫 발을 기재부 관료로 시작한 김 당선자는 관가, 기업, 법조를 모두 잘 아는 팔방미인으로 불린다.

공인회계사 최연소 합격 기록도 갖고 있어 경제 쪽도 잘 안다.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자는 행시 35회다.

우 당선자는 관료사회에서 독특한 이력을 쌓은 인물로 꼽힌다.

행시 합격 후 기재부에서 잔뼈가 굵은 우 당선자는 2014년 광주광역시 경제부시장으로 지방행정에 발을 담궜다.

이후 기재부로 복귀해 장기전략국장을 지낸 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예산결산수석전문위원과 전북도 정무부지사를 거쳐 시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5월9일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전북은 ‘야권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진보정권인 문재인 정부에서 ‘여권지역’으로 분류된 전북이니, 선거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이번 지선에서 선출된 기재부 출신 도지사-전주시장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기재부는 국가예산 배정, 신사업 추진 등을 결정한다.

매해 연말 열리는 예산국회에서 여야와 각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정치인들은 지역구 예산 확보를 위해 기재부 설득에 거의 올인한다.

실제 기재부 측과의 ‘창구’ 즉 라인 만들기에 공을 들이는 선출직 정치인이 많다.

예산과 사업을 얼마만큼 확보하고 성공적으로 추진하느냐를, 선출직의 능력으로 보는 각 지역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도내 유권자들이 김관영 지사 당선자와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자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아마도 기재부 출신이라는 점을 최대로 활용해 낙후 전북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북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아달라는 의미가 담겨있을 것이다.

당선자들이 선거 기간 중 강조했던 것처럼 전북에 ‘예산폭탄’이 쏟아질지 주목된다.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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