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지방선거 총평과 전망

민주 참패속 전북이 체면세워
중앙당발 개혁파고 영향미칠듯
차기 공천권직결 8월전대 중요
도내 정치권 선택에 관심 집중

김관영 지사-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 업무스타일 공직 긴장
기초단체장 14명 중 8명이 초선
혁신-활력 지방행정 화두 부각

임실-완주군수 선거 초접전
새벽 2시 넘어서야 당선 예측
정읍 출신 조희연 3선 교육감
마포구청장 고창출신 격돌해

6.1 지방선거에서 전북의 중심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국 선거에서 참패했지만, 전북에선 체면을 세웠다.

무소속 후보에게 크게 밀릴 것이란 예상이 많았던 도내 14개 기초단체장 선거 중 11곳에서 당선자를 내면서 선전했다.

전북은 이번 지선을 통해 도내 전역의 ‘행정 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게 됐다.

특히 초선 도지사와 초선 전주시장 당선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지게 돼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많다.

도민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던 6.1 지방선거.

향후 4년간 전북 정치행정권의 과제는 무엇인지, 또 전북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미리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민주당 전북 선전 불구, 중앙당발 개혁 유탄 관건/ 

지난 3.9 대선에서 정권을 놓친 더불어민주당이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3.9 대선 패배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도 전국적으로 참패했기 때문이다.

당의 텃밭인 전북에서 체면을 세우기는 했지만 중앙당발 대대적 개혁 파고(波高)는 전북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지난 2018년의 제7회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던 더불어민주당은 불과 4년 만에 민심 역풍을 맞았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2일 오전 비대위원회를 열고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비대위 회의 후 “민주당 비대위 일동은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 총사퇴에 따라 당분간 박홍근 원내대표가 당 대표권한대행을 맡아 선거 패배를 수습한다.

그러나 이번 지선을 앞두고 이른바 86그룹의 용퇴 등 당 체질과 관련한 전면적 개편이 당 이슈로 떠오르면서, 앞으로 86그룹의 진로를 둘러싼 당내 찬반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86그룹이 주축인 전북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정가 관심이 모아진다.

차기 국회의원 총선까지는 2년도 남지 않았고, 각 정당의 공천 경쟁과 내년 4월의 전주을 재선 일정까지 고려하면 선거 경쟁은 사실상 시작된 셈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에다 오는 8월의 민주당 전당대회는 차기 공천권의 향배와 직결되는 것이어서 전당대회에서 도내 정치인들이 어떤 선택을 할 지도 관심사다.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선 전북 정치권내 헤게모니 쟁탈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지선 이후 중앙당 상황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선에서 당선된 이재명 전 대선 후보를 둘러싸고 친이재명계와  친문재인계간 갈등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지선 패배와 관련, 당내에서 ‘이재명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재명 당선인의 차기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놓고 찬반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 같은 당내 갈등 양상이 지속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대대적 혁신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전북도당위원장은 2일 지선 결과와 관련, “전북의 큰 변화와 발전을 이루라는 도민들의 뜻에 따라 더 겸허하게, 더 과감하게 나서겠다”면서 “앞으로 도민들과 함께 전북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윤준병 의원은 “전북도당 공관위는 전북에서 변화와 혁신의 길을 선택했다”며 “기득권에 기대 편히 가려는 유혹을 떨쳐내고, 철저한 반성과 쇄신을 통해 도민의 눈높이와 요구에 부응하고자 고통스러운 혁신을 택했다”고 말했다.


/지방권력 교체, ‘전북 투톱’ 초선이 이끈다/

6.1 지방선거의 전북 최대 변화는 도지사와 전주시장을 초선이 이끌게 됐다는 것이다.

기존의 지방행정 주류였던 인사들이 2선으로 후퇴하면서 신진 인사들이 전북의 양대 축으로 자리잡았다.

김관영 도지사 당선인과 우범기 전주시장 당선인은 중앙 관료 출신으로 중앙 무대 인맥이 넓은 이들이다.

또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의 도정-시정과는 다른 행정문화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선을 전후해 도청과 시청 분위기를 종합하면 새 당선인의 업무 스타일과 관련해 긴장하는 분위기가 적지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두 당선인이 아직 행정업무 인수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스타일인지 알 수 없다는 것.

그러나 두 당선인이 선거과정에서 개혁, 혁신, 변화 등 ‘의미심장한’ 단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워커홀릭식 행정문화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한편 도내 14개 기초단체장 선거를 통해 초선 당선인이 대거 배출됐다.

3선 당선인은 정헌율 익산시장(민), 심민 임실군수(무) 등 2명 그리고 재선 당선인은 강임준 군산시장(민), 권익현 부안군수(민), 전춘성 진안군수(민), 황인홍 무주군수(무) 등 4명이다.

이들은 모두 현역 시장군수로 출마한 이들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기초단체장도 초선 그룹이 중심이 됐다는 것이다.

14개 기초단체장 중 8명이 초선 당선인이다.

전주시=우범기(민), 정읍시=이학수(민), 김제시=정성주(민), 남원시=최경식(민), 완주군=유희태(민), 고창군=심덕섭(민), 장수군=최훈식(민), 순창군=최영일(무) 당선인 등이다.

초선그룹이 8명이나 되다보니 도내 기초단체도 상대적으로 젊어지는 분위기다.

단순히 단체장의 연령보다는, 초선 당선인의 열정과 패기를 감안할 때 새롭고 혁신적인 사업을 펼칠 가능성이 큰 것.

이 때문에 도내 기초단체를 중심으로 ‘혁신’과 ‘활력’이 8기 지방행정의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제의 당선자, 살 떨리는 접전승부처/

6.1 지방선거는 일찌감치 승부가 갈린 곳과 2일 새벽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곳이 많았다.

특히 교육감 선거를 포함해 몇몇 선거구는 ‘살 떨리는’ 초긴장 분위기 속에서 승부가 갈렸다.

이 중에서도 임실군수 선거는 2일 새벽 2시를 넘겨서야 무소속 심민 후보의 당선이 예측됐다.

이 때까지도 임실군 각 후보 캠프는 매우 긴장된 상태로 알려졌다.

고창군수 선거 또한 더불어민주당 심덕섭 후보와 무소속 유기상 후보간 접전 속에 긴장이 밤늦도록 지속됐다.

완주군수 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 유희태 후보와 무소속 국영석 후보가 개표 중반까지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 강세를 자신했던 도지사, 전주시장, 군산시장, 익산시장, 부안군수, 진안군수 등 5곳은 개표 초반부터 민주당 후보가 크게 앞서나갔다.

당초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의 접전이 예상됐던 정읍, 남원, 김제, 장수 선거 역시 민주당이 개표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수도권의 전북 출신 인사 성적표/ (조희연, 이승로, 박강수)

6.1 지방선거에서 전북 출신 주요 후보들의 성적도 관심을 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이는 정읍 출신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인이다.

진보진영 후보로 분류되는 조 당선인은 이번 지선과 함께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진영 후보들과 치열한 접전이 예고됐지만 큰 격차로 3선 교육감에 성공했다.

서울 성북구청장 선거에선 정읍 출신 이승로 후보(더불어민주당)가 재선에 성공했다.

이승로 당선인은 국민의힘 후보인 정태근 전 국회의원을 1,039표 차로 아슬아슬하게 제쳤다.

이 당선인의 득표율은 50.26%, 정태근 후보는 49.73%였다.

이색 선거구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청장 선거다.

이번에 당선된 박강수 후보(국민의힘)와 현 구청장인 유동균 구청장(더불어민주당)은 모두 고창 출신이다.

지난 7회 선거에 이어 이번에 다시 대결해 박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같은 고향 후보가 여야로 나눠 치열한 경쟁을 펼친 이색적인 선거였다.

득표율은 박강수 당선인이 48.73%, 유동균 후보가 46.77%였다.

세종특별자치시장 3선에 도전했던 고창 출신 이춘희 후보(더불어민주당)는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려 아쉽게 낙선했다.

첫 3선이 기대됐지만 국민의힘 바람을 넘지 못했다.

경기 성남시분당갑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한 정읍 출신 김병관 후보(더불어민주당)는 대선 후보였던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와 맞붙어 패했다.

김 후보는 당내 차세대 주자군으로 분류되는 애향심 강한 정치인이어서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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