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숙소 양사재 교육공간
옛백양메리야스공장 재탄생
교동미술관 최지영 개인전
동문사거리 헌책방거리
홍지서림-한가네서점 명맥
삼양다방-행원 추억 넘쳐

▲ 전주 경기전 & 전동성당

전주한옥마을은 전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여행지입니다. 기와지붕 처마의 우아한 선과 사람 냄새가 나는 골목 풍경이 정겹습니다. 전주에는 전주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온 공통의 기억과 감성, 근·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유‧무형의 것들 중 미래세대에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보전하기 위하여 '전주미래유산'으로 선정하였는데요. 전주한옥마을 주변 전주미래유산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선비 산실의 요람 '양사재'

전주미래유산으로 선정된 한옥 숙소 '양사재'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아담한 마당이 마음을 넉넉하게 해줍니다. 넝쿨이 풍성한 양사재의 꽃담은 여행객의 발길을 잡아끄는 힘이 있습니다. 전주미래유산이면서 한국관광공사 품질인증 업소로 지정된 양사재에서 전주여행을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양사(養士)’는 ‘선비를 기른다’는 뜻으로 '양사재'는 전주향교의 부속건물이었는데요. 서당 공부를 마친 재능 있는 청소년들이 모여 생원, 진사 공부를 하던 장소로 진사 시험에 합격하면 양사재에서 부표(附表)를 해야만 합격 사실이 인정될 정도로 선비들에게 매우 영향력 있는 교육공간이었습니다.

 

▲이병기 선생님이 기거한 '가람다실(嘉藍茶室)' 

‘가람다실(嘉藍茶室)’이라는 현판이 걸린 방은 1951년부터 5년간 가람 이병기 선생이 기거하면서 후학을 기른 장소인데요. 이병기 선생은 조선어학회를 조직해 우리말 연구와 어문 운동에 앞장선 국문학자이자 시조시인으로 양사재에 거처하면서 시를 짓고 난초를 쳤습니다. 한지를 바른 방 툇마루에 앉아 마당을 내다보는 운치가 그만입니다. 마치 디지털 시대에서 아날로그 세상으로 순간 이동한 듯합니다.

양사재 뒷마당에는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 이집 장맛이 어떨까? 궁금증이 생기는 장독대, 건조기가 아닌 햇살에 말리는 빨래를 보고 있으니 사람 냄새나는 소박함이 느껴집니다. 청명한 하늘 아래 한옥의 기와지붕이 빛을 발하고, 방 안에서 문 열고 내다보면 운치가 느껴지고, 밤이면 별빛이 마당에 가득 쏟아지는 곳, 양사재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행운을 몸소 체험하면 좋을 듯합니다.

  

▲ 옛 백양 메리야스 공장의 재탄생-교동 미술관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동문 앞에는 2007년에 문을 연 ​교동미술관이 있습니다. 이곳은 국민 내의로 불리는 백양메리야스를 만들던 공장이 있었던 곳으로,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500여 명의 근로자가 메리야스 생산에 종사하던 일터였습니다. 이후 공장이 전주시 팔복동으로 이전한 후 공장 부지와 건물은 문화시설인 교동미술관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 미술관 입구 '소매달기 기계'

교동미술관으로 재탄생한 『옛 백양메리야스공장』은 추억의 메리야스를 떠올릴 수 있는 전주 섬유산업의 공간이자, 산업시설을 문화시설로 개편·활용한 사례'로 전주시는 '전주 미래유산'으로 지정하였습니다. 미술관 이름이 ‘교동’인 것은 한옥마을이 교동(校洞)에 있어서가 아니라 작가와 대중의 소통의 장이자 작가들에겐 참신한 작품들이 끊임없이 창조되는 소통의 통로, 즉 움직이는 다리가 되고자 했던 설립자의 뜻을 담아 교동(橋動) 미술관이라 하였습니다.

교동미술관에서는 최지영 작가의 제12회 개인전이 교동미술관에서 2022년 6월 7일부터 6월 12일까지 열리고 있는데요. 한지와 캔버스를 이용한 작품 30여 점이 선보였습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 ‘환절기’(계절과 계절이 맞닿은 사이)를 화폭에 담았습니다. 그린 꽃은 뚜렷한 계절에 피는 꽃이 아닌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 최지영 작가 & 샤스타데이지

한국 화가 '최지영' 작가는 ‘2022군산아트쇼’ 전시운영본부장을 맡아 전북지역 최대 규모 아트페어를 준비함으로써 지역 예술이 한층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한국국토정보공사 자문위원으로 공기업 ESG경영체제에 ‘문화’가 접목 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으며, 전북일보와 전라북도 ‘전북의 재발견’기자로 도내 작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최지영 작가는 산책하다 만난 들꽃들을 보고 눈과 마음을 통해 화폭에 담아냈는데요. ‘하얀 나비가 되어’ 작품의 꽃 이름은 ‘샤스타데이지'입니다. 순진과 평화를 상징하듯 하얀 꽃이 청초합니다. 우리가 보이는 것만이 아닌 우리 눈과 마음을 담아 진정으로 대할 때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며 정치와 사회현상을 꽃에 비유하였습니다. 

최지영 작가가 객관적 상관물로 해석한 꽃의 ‘환절기’를 통해 작가의 감성적 사유로 “우리 사회가 열린 사회, 바른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지영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며 우리가 주변에서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마음에는 어떻게 담고 있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피고 지는 '꽃' 그림 만나러 전주미래유산으로 선정된 교동미술관을 방문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 전주동문 서점거리-홍지서림, 한가네서점

전주 팔달로로 연결되는 전주 동문길은 1km 남짓 이어지는 거리에 200여 곳이 넘는 책방들이 양쪽으로 줄을 지어 전주를 책의 도시로 이끈 거리인데요. 동문길 주변이 전주 변화가이면서 주변에 초・중・고등학교가 있어 하나, 둘 서점이 생기면서 학생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책거리'가 형성되었습니다. 그중 1963년에 방 한 칸 딸린 판잣집으로 문을 열어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홍지서림이 있습니다. 

1980년대를 지나 1990년대에 들어서는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 서적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2000년대에는 자기계발을 꾀하거나 주식이나 재테크 등 돈을 버는 방법을 소개하는 서적이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건실했던 홍지서림도 1998년도에 부도 위기가 한 번 있었는데요. 그때 양귀자 작가님이 전북 최대 서점이 식당이나 주점이 되는 것이 안타까워 인수를 하여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문학을 꿈꾸는 전북의 젊은 문학도들에게 문학의 산실이 되어주었던 홍지서림은 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 선생, 은희경, 이병천, 박배엽 등 한국 문단의 거장들의 숨결도 묻어 있습니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책과 더불어 책만을 지켜온 홍지서림의 한켠에는 전주를 비롯하여 전라북도의 여행, 역사, 문화, 문학과 관련된 책들이 진열되어 있어 전북의 매력을 더욱 알차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전주 동문거리 한가네서점은 발 디딜 곳만 빼고 책으로 가득합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동네 책방과 헌책방이 동문길에서 점차 사라져 명맥만을 잇고 있는데요. 전주미래유산으로 지정된 '한가네 서점'은 동문길의 '헌책방 터줏대감'으로 헌책을 사고팔던 학생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추억이 깃든 곳입니다.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공간을 제외하고는 헌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요. 책은 어떻게 분류되어 있고 어디에 있는지 물으니 80% 정도는 나름 분류를 해 놓았다고 합니다. 무질서 속에 질서가 있는 듯 신기했습니다. 대형업체 중고서점이 주변에 생기면서 헌책방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한가네서점과 일신서점 두 곳만이 간신히 영업을 하고 있지만 언제 사라질지 안타까움이 앞섭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대형서점에 밀려 지금은 옛 책방 골목의 정취를 느껴보기는 힘들지만, 책방 거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면서 멋있습니다. 별다른 문화공간이 없었던 시절 추억과 감성의 동문거리 책방 골목은 판소리와 먹거리, 예술이 어우러진 문화도시 전주의 시대와 역사, 자존심이 묻어 있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지친 영혼을 책 한 권의 여유로 치유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 전주시간여행 카페-삼양다방, 행원

국내 최고령 다방인 삼양다방은 1952년에 처음 문을 열어 달걀과 함께 마시던 쌍화차, 다방커피 등 추억 속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인데요. 그동안 많은 존폐의 위기가 있었으나 그전의 고풍스러운 면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과거 다방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옛날 식 소파와 탁자, 영화 포스터와 다양한 소품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어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합니다. 삼양다방은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공존하는 시간여행카페로 추억의 영화와 노래는 옛 기억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고 향수에 젖어들게 합니다. 국내 최고령 다방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레코드판, 전화기 등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풍남문을 등지고 전라감영 방향으로 스무 발자국 걷다보면 소리가 있는 카페 ‘행원(杏園)’이 전주여행객을 반겨줍니다. 행원은 전통적인 한옥과는 달리 ‘ㄷ자’ 건물 건축양식으로 안쪽에 작은 연못과 정원을 품은 일본식 한옥 구조입니다. 옛날 행원은 지방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지역의 유지들의 연회 장소로 한때 요정으로 명성을 이어 왔지만, 1983년 판소리 명인이며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인 성준숙 명창이 주인이 되면서 소리와 차가 있는 복합문화공간 전통 한옥카페로 탈바꿈했습니다.

소리가 있는 한옥카페 행원에 들어서자 우리의 아름다운 가락이 들리는데요. '행원'은 기생과 요정이라는 옛날 부정적인 이미지를 떨쳐 버릴 수는 없지만, 문화예술의 산실 역할을 톡톡히 하여 ‘전주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지금은 전주를 찾는 여행객과 한옥의 멋을 즐길 수 있는 중년층이 많이 찾는 전주의 숨은 카페 중 하나로 인기가 높습니다.

전통을 지켜오던 행원은 현재 복합 문화공간이자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 플랫폼으로 탈바꿈하여 관광객에게 시간의 기억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각종 여행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시사프로그램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전주의 과거와 현재의 스토리가 공존하는 행원에서 전주의 시간여행자가 되어보시기 바랍니다.

 

▲ 쌍화차 & 유자차

이곳의 대표 메뉴는 옛 추억을 느끼면 맛볼 수 있는 쌍화차로 16시간을 감미료 없이 정성스럽게 끓여 신선한 재료의 순수한 맛을 음미할 수 있습니다. 제철에 맞는 다양한 차도 맛볼 수 있어 언제 찾아도 즐거운 곳입니다.

전주한옥마을과 더불어 전주 시민들의 근·현대 생활상과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주미래유산'으로 선정된 기억의 장소를 돌아보며, 우리 주변의 유‧무형의 것들 중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어떻게 보전하고 재창조할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듯합니다.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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