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선 8기 여야 협치와 경쟁 주목

고향에 변화주고 싶다는 포부
김관영 당선인 19대의원 입문
중도개혁 실용적 개혁노선行
여야-정부-경제계 적극활용

정운천의원 초청특강 등 이례적
與 전북꼉나기-野 텃밭지키기
예산 확보 등 치열 경쟁 펼칠듯
내년 전주을 재선 총력전 관심

오는 7월1일 출범하는 민선 8기 전북의 화두는 ‘실력’이다.

전북이 야권지역으로 분류되는 만큼 실력을 갖춘 인사가 도와 정치권 전면에 등장해야 하고, 이들이 서로 협력과 경쟁을 통해 전북 파워를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전북도와 기초단체 그리고 국회는 물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등 야권과 무소속까지 서로 협치와 경쟁에 힘써야 한다.

그래야 전북 경쟁력이 강해지고 중앙에서 전북 몫을 챙겨낼 수 있다.
/편집자주



/김관영 도지사 당선인, 여야에 두루 인맥 보유/

김관영 도지사 당선인을 처음 본 건 2012년의 19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지기 전인, 2011년이었다.

그 때 군산은 16, 17, 18대 3선 국회의원인 강봉균이라는 거물 정치인이 자리잡고 있었다.

정치신인 김관영에게 정치 입문 이유를 묻자 “정치를 통해 고향에 변화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봉균 의원이라는 거물이 있는데 신인으로 가능하겠느냐”고 말하자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열심히 해 보겠다”고 답했다.

저돌적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졌던 김 당선인은, 결국 19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면서 정치권에서의 첫 목표를 이뤘다.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선 국민의당에 합류하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국민의당은 안철수, 정동영, 유성엽 등 호화 멤버가 전북을 휩쓸던 때였다.

20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김 당선인은 김광수 의원과 한솥밥을 먹었다.

김 당선인은 지난 15일, 김광수 전 의원을 전북도 정무특보로 내정했다.

지난 3.9 대선을 앞두고 보수권의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 측은 김관영 영입을 위해 힘을 쏟았다.

그러나 김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하면서 친정으로 복귀했다.

그는 복당과 함께 정권재창출의 밀알이 되겠다며 바쁘게 뛰었다.

김 당선인은 이처럼 여야 정치권과의 관계가 ‘두루두루’ 우호적이다.

김 당선인의 정치 성향을 자세히 보면 개혁진보 보다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개혁으로 볼 수 있다.

좌파, 우파를 가리지 않고 실용적 개혁노선인 셈이다.

특히 국회 의정활동 당시 중도정당인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로 활동하면서 여야에 고루 인맥을 확보했다.

일례로 김 당선인은 정치 입문 초기,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됐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지난 3.9 대선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를 지원했다.

현재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 직속의 국민통합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런 여러 환경을 종합하면 민선 8기 전북도정은 과거와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당선인의 기재부(전 재경부), 김&장, 재선 국회의원 등 다양한 경력을 보면 여야는 물론 정부, 경제계까지 모두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야 협력과 경쟁 가속화, 전북 정치 변화 예고/

김 당선인과 정치권 관계를 보면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상견례모임을 했다.

이어지난 15일에는 전북도 인수위원회에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인 정운천 의원(비례)을 초청해 특강을 들었다.

과거 도내 정치 분위기를 감안하면 인수위원회가 국민의힘 정운천 위원장을 초청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김 당선인은 지난 2018년 바른미래당 전북도당 개편대회에서 김관영-정운천 공동위원장 체제로 활동했던 인연이 있다.

김 당선인과 정 위원장은 국회 의정활동 당시에도 매우 가까운 관계였다는 평을 받는다.

이처럼 민선 8기의 도와 정치권은 출범 이전에 협치, 협력과 관련한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김 당선인이 여당, 야당 모두와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면서 일단 ‘협치’는 잘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향후 관심사는 민선 8기, 여야의 ‘경쟁’에 모아진다.

특히 국민의힘 행보가 관심을 끈다.

국민의힘은 보수정당의 불모지로 여겨지는 전북 민심을 얻기 위해,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텃밭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21대 국회 출범 이후 서진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과거 1997년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남권을 향해 동진정책을 썼던 것과 비슷하다.

국민의힘의 서진, 즉 호남 민심얻기 정책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당장 눈 앞의 효과보다는 긴 호흡에서 호남관련 정책을 전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북으로선 여야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게 가장 좋은 상황이다.

전북 현안과 국가예산 추진에 동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 된 이후 전북은 보수정권의 중앙 라인 찾기에 애를 먹고 있다.

문재인 정부까지만 해도 청와대와 정부에 전북 인사가 상당수 있었지만 이젠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

이로 인해 여권과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게 중요하고 이 과정에서 전북 사업과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여야간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김관영 당선인 입장에선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정당을 떠나, 국가예산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핵심과제다.

또 공공의대 설립, 전북 제3금융중심지 등의 현안도 성공시키는 게 중요하다.

이런 과제는 국민의힘의 절대적 지원이 필요한 것들이다.

어느 당이 전북 현안 추진과 예산 확보에 도움이 됐는지는 올 연말 도민들이 평가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여야 모두 협력이라는 틀 안에서 정치사활을 건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실제, 정당과 정치인은 표심을 먹고 살기 때문에 단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내년 4월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 앞두고 여야 총력전/

협력과 경쟁이 예고되는 민선 8기 전북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선제적 공세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중앙당 차원에서 전북 출신 의원들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국가 예산을 전담하는 국회 예결위원회에 도내 정운천, 이용호 의원을 포함시키겠다고 오래 전부터 밝혀왔다.

호남 예산과 사업을 적극 챙기겠다는 것으로 길게 보면 호남민심 얻기, 짧게 보면 당장 목전에 다가온 내년 4월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염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 지도부 선출 문제로 인해 당 내홍이 심각한 상태다.

당내 주요 계파간 갈등을 조정하고 전당대회 방향을 잡는 게 우선이다.

내년 4월의 전주을 재선 결과는 향후 전북은 물론 호남 정치권의 미래를 보여주는 풍향계가 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면 앞으로도 전북은 민주당 중심의 정치 문화가 이어질 것이고 반대로 국민의힘이나 무소속 후보가 선출된다면 도내에도 새로운 정치 구도가 형성된다.

이를 위해 여야 모두 내년 4월 재선에 전력을 쏟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텃밭을 지켜야 하고, 국민의힘은 서진정책의 영향력을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중앙당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예상된다.

정운천 도당위원장은 출마 의지가 매우 강하다.

더욱이 전주을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바 있어, 내년 재선에서도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4월 재선거의 관건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낼 것이냐 아니면 무공천할 것이냐의 문제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느냐의 문제는 재선 분위기를 결정적으로 좌우하게 된다.

민주당 내에선 4월 재선과 관련해 이재명 의원이 키를 쥐고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3.9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이재명 의원이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하느냐가 일차 변수다.

만일 이 의원이 출마해 당 대표가 된다면 전주을 재선거는 무공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내 한 의원은 “이재명 의원이 대표가 될 경우, 전주을 재선에 후보를 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주을의 한 석보다는 2024년 국회의원 총선 전반을 내다봐야 한다는 것.

하지만 누가 민주당 대표가 되든 전주을 재선에 후보를 공천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전북에서 국회의원 한 석을 잃는다는 건 중심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

민주당 한 관계자는 “전북은 이미 정운천, 이용호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이 있는데 만일 전북 한 복판인 전주을에서 패한다면 차기 국회의원 총선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상황이어서 내년 전주을 재선을 노리는 이들도 8월 전당대회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자천타천 후보군은 만일 민주당이 무공천할 경우, 탈당 후 선거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주을 재선을 노리는 이들의 긴장감이 높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4월 재선에 앞서 전북도당위원장과 전주을 지역위원장 문제도 정리해야 한다.

따라서 내년 4월의 민주당 후보군의 경우 전주을 지역위원장 선출이 1차 관문이며 민주당 공천 여부가 2차 관문이다.

아이러니는 지역위원장은 국회의원 총선에 나설 인사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데 만일 민주당이 무공천한다면 지역위원장이 탈당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내년 4월에 치러지는 재선거에서 당선돼야 이듬 해의 22대 국회의원 총선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자천타천 후보군으로는 현역인 양경숙 국회의원(비례), 최형재 전 총선 후보, 조지훈 전 도 경제통상진흥원장, 유창희 전 도의회부의장, 이덕춘 변호사, 고종윤 변호사, 이정헌 도지사 당선인의 인수위 대변인과 임정엽 전 완주군수 등이 꼽히고 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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