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물꼬-비닐로 흙 유실 방지
벼 도열병-잎집무늬마름병 등
트리사이클라졸 계열 약제 살포
비료 표준 시비량 맞춰 적정 사용
밭작물 포기씩 묶기-지주 보강
과수 물빠짐 원활 배수로 정비
호우 뒤 열매잎 등 오물 씻어내야
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 등록 확인

여름철 잦은 소나기와 국지적 폭우로 각종 병해 발생이 우려됨에 따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찰과 방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오랜 가뭄 상태에서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면 농작물 생육 불량, 과수 열매 터짐, 병해충 발생 증가 등이 예상되기 때문에 작목별 사전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마철을 맞아 잦은 소나기와 폭우 등에 대비해 농작물 병해충 발생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잦은 소나기ㆍ폭우 벼 병해충 발생 주의보  

여름철 비가 자주 내리면 벼의 경우 발생 확률이 높은 벼 도열병, 벼 깨씨무늬병, 벼 잎집무늬마름병, 벼 흰잎마름병에 대한 예방과 방제를 서둘러야 한다.

우선, 논‧밭둑이나 제방이 무너지지 않도록 미리 살펴야 한다.

집중호우 예보가 발령된 지역에서는 미리 논두렁에 물꼬를 만들고, 비닐을 덮어 흙이 휩쓸려 내려가지 않도록 조치한다.

또한 배수로 잡초를 제거해 물이 원활하게 빠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많은 비로 논이 침수 또는 관수됐을 경우 벼 잎 끝부분이라도 물 위로 나올 수 있도록 물을 빼주고 물이 빠진 뒤에는 새 물로 걸러대기를 해 뿌리 활력을 촉진한다.

발생 확률이 높은 벼 병해충 별로 예찰과 방제법을 살펴본다.

‘벼 도열병’은 잦은 비로 낮은 기온이 지속될 때 또는 비료를 많이 준 논에서 쉽게 발생한다.

특히 장마철은 기온이 낮아지고 습도가 높아 도열병이 발생하기 매우 쉬운 환경이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이삭 팰 때 나타난 잦은 비와 저온 현상으로 벼 도열병 발생 면적은 총 4만 4,566㏊에 달했다.

이는 2020년(3만 8,801㏊) 대비 115%, 평년(1만 3,523㏊) 대비 330% 증가한 수치다.

발생 초기에는 잎에 작은 암갈색 점무늬가 생기며, 후기에는 긴 방추형 무늬로 변한다.

무늬 안쪽은 회백색, 바깥쪽은 짙은 갈색을 띤다.

병이 심해지면 불규칙한 무늬가 형성되며 포기 전체가 말라 죽는다.

병 발생 부위에 따라 잎도열병, 이삭도열병, 마디도열병으로 나뉘며, 벼를 수확하기 전까지 지속해서 발생하므로 초기 방제가 중요하다.

질소비료를 기준보다 많이 주거나 논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지 않으면 병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

비료는 지역과 지대별 표준 시비량을 참고해 적정한 양을 주고, 잡초도 철저하게 방제한다.

발병 초기에 트리사이클라졸, 아족시스트로빈 계열의 약제를 살포한다.

‘벼 깨씨무늬병’은 잦은 강우로 습도가 높고 양분이 떠내려가기 쉬운 사질토나 오래된 논에서 벼의 전 생육기간 동안 발생한다.

지난해 벼 깨씨무늬병은 총 1만 7,287㏊에서 발생했으며, 2020년(6,798㏊) 대비 254%, 평년(1만 1,447㏊) 대비 151% 늘었다.

병 발생 초기에 생긴 암갈색 타원형 무늬는 후기로 갈수록 점점 커진다.

주로 잎에 발생하지만, 벼알에 발생하면 표면에 갈색 얼룩점이 형성돼 쌀 품질이 떨어진다.

퇴비로 양분을 보충해 벼 생육을 좋게 하고 감염된 모는 즉시 제거한다.

이삭 패기 전·후에 트리사이클라졸, 카프로파미드 계열의 약제를 뿌려준다.

‘벼 잎집무늬마름병’은 여름철 고온 다습한 조건에서 질소비료를 많이 주었거나 벼를 빽빽하게 심은 논에서 주로 발생한다.

초기에는 회녹색 또는 암회색의 원형 또는 불규칙한 얼룩무늬가 형성되다가 후기에는 잎이 하얗게 되고 표면에 갈색 균핵이 형성된다.

심해지면 잎이 거의 말라 죽고 줄기가 부러져 식물체가 쓰러진다.

모내기 후 비료는 표준 시비량에 맞추어 적정한 양을 주고 벼 포기가 벌어지거나 늘어진 잎들이 없도록 관리해 바람을 잘 통하게 한다.

트리사이클라졸, 헥사코나졸 계열의 약제로 방제한다.

‘벼 흰잎마름병’은 생육 중기인 7월 초·중순부터 발생하여 장마와 태풍, 침수로 인해 널리 퍼진다.

발생 초기에는 잎끝이 하얗게 마르고 말라 죽는다.

광합성이 원활하지 않아 쌀 품질과 수량이 떨어진다.

오염된 물과 중간기주인 잡초에 의해 전염되므로 물길을 정비하고, 재배지가 침수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한번 발생하면 치료하기 어려우므로 아족시스트로빈, 페림존, 가스가마이신 계열 등의 약제로 예방적으로 방제한다.


▲밭작물은 습해, 과수ㆍ축산은 배수로 잘 살펴야  

‘밭작물‧채소’는 습해 예방을 위해 배수로를 깊게 설치하고, 재배지에 덮어둔 비닐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땅에 단단히 고정한다.

비바람에 작물이 쓰러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참깨는 3~4포기씩 묶어주고 고추는 줄 지주와 개별 지주를 보강한다.

비가 그친 뒤 쓰러진 작물은 바로 세워주고 겉흙이 씻겨 내려갔을 경우 포기 별로 흙을 보완한다.

무름병, 돌림병, 탄저병 등 병해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철저히 방제한다.

‘과수’의 경우에는 과수원 내부의 배수로를 정비하고, 나무 밑에 풀을 가꾸는 초생재배 구역의 풀을 베어 물 빠짐을 원활하게 한다.

밀식재배를 하는 과수원에서는 내부에 설치된 철선 지주를 점검해 선이 팽팽한지 확인하고, 나뭇가지는 지주시설에 고정한다.

집중호우가 내린 뒤 열매‧잎·줄기에 묻은 오물을 씻어준다.

겹무늬썩음병, 점무늬낙엽병 등 병해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살피고 방제 작업을 준비한다.

‘축산’의 경우 축사 주변에 빗물이 고여 가축이 있는 곳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배수로를 점검하고, 축사 안팎에 설치된 전기시설을 반드시 살펴 감전 사고를 예방한다.

가축 먹이는 습하거나 빗물이 스며들 우려가 있는 곳을 피해 건조한 곳에 보관한다.

먹이를 줄 때는 사료의 변질 여부를 꼭 확인한다.

각종 농작물의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서는 병 발생 초기에 등록된 약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뿌리는 것이 중요하다.

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PLS: Positive List System)에 따라 등록된 약제로 방제한다.

자세한 등록 약제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psis.rd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작물기초기반과 최준열 과장은 “일교차가 심하고 다습한 장마철에는 벼 병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 상황을 수시로 관찰하고, 이른 시기에 방제해야 한다.

물길 정비 같은 재배지 관리에도 힘써 침수 피해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해대응과 노형일 과장도 “대기 불안정으로 일부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됨에 따라 기상정보를 수시로 확인하고, 기상특보가 발령되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야외 농작업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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