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문 목사
/강태문 목사

이론과 실제 필자의 가까운 사람으로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

특별한 레시피를 가지고 조리하지 않고 감칠맛을 내는 특별한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데도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맛을 내는 요리를 만든다.

주변의 지인들이 요리의 레시피를 요구하여 조리방법을 자세하게 기록하여 주는데 같은 재료에 같은 방법으로 조리를 하는데도 똑같은 맛을 내지 못한다.

사람들은 이것을 두고 손맛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이론과 실제가 차이를 가지는 것이다.

수학적 공식은 이론을 통한 확실한 결과를 만들지만, 우리 생활 가운데 이루어지는 많은 일들이 이처럼 수학적 공식과 같이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

특히 사람 사는 일들은 이론을 통해 행동하는 것으로 크게 낭패를 보는 일들이 많다.

오히려 공식보다도 그동안 경험한 것들을 통해 가지는 연륜이 융통성과 함께 일을 처리하는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하면 곧바로 실무에 들어가지 않고 일정 기간 훈련을 통해 실무를 익힌다.

이미 대학교에서 전공에 따른 이론을 배웠지만 이런 훈련을 하는 것은 이론과 실제가 가지는 얼마간의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정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표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실행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정책이 ‘소득주도성장’정책이다.

소득주도성장론(所得主導成長論, Income-led growth)은 가계의 임금과 소득을 늘리면 소비도 늘어나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이론을 바탕으로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었다.

포스트케인지언(Post-Keynesian) 경제학자들이 주장한 임금주도성장론(賃金主導成長論, Wage-led growth)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경제성장정책의 이론 가운데 하나로 정책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도 고려해야 하는 일이다.

실제로 “임금 인상이 총수요에 미치는 효과만 고려했고 총공급에 미치는 효과는 고려하지 않았다”, “경제성장과 소득 간의 인과관계를 뒤집어 설명한다”, “소득주도성장은 단기적 경기부양책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이 성장의 근본적인 대책이다” 등의 지적이 주류경제학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며, 산업계 또한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였다.

게다가 본래의 목적이였던 "양극화 문제 해결"마저 실패한 것이 드러났다.

당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역시 경기가 악화되면서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며 고용·소득분배 악화가 소득주도성장 정책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일부 귀담아들을 부분이 있다.”고 답하기도 하였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정책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충분한 의견 청취와 함께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루어야 한다.

최근 윤석렬 정부의 인사문제로 지지율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낙마는 임명 당시부터 ‘만취 음주운전’ ‘논문 표절·조교갑질’등 각종 논란에도 윤석렬 대통령의 신임을 통해 임명된 장관이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전에 문제 되었던 것보다 교육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충분한 검토와 함께 각계의 의견수렴을 하지 않고 발표했다는 것으로 인해 더 큰 문제를 만든 것이다.

이로 인해 처음부터 부적격자인 사람을 신임하고 임명한 것이 되어 인사 참사로 귀결된 것이다.

교육부총리 사퇴는 그동안 국민들이 윤 대통령에게 갖는 기대가 무너진 큰 원인으로 인사 난맥과 연결되는 것이다.

단지 검찰 출신 인사들이 많다거나 전문성이 부족한 의외의 인물들이 기용되는 차원을 넘어선 공정과 상식, 법치주의를 내세웠던 윤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채 몇몇 장관들을 임명하는 과정이 실망스러운 일로 입증되어 버린 것이다.

이전 정부에서도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초등학교 취학 연령 하향 추진을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루지 못했고 여론 역시 우호적이지 않아 검토로 끝났다.

즉 이론적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가능성이 있다 해도 국민의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면 실행이 어려운 정책이 되는 것이다.

설익은 정책을 각계 수렴조차 하지 않고 발표한 것은 단지 이론가의 지식일 뿐이다.

아마도 이론을 통해 정책을 한다면 가장 이론의 지식이 풍부한 교수들이 정치해야 할 것이다.

물론 교수들이 이론만 가졌고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모든 것은 가장 기초적인 이론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론과 실제 사이에는 얼마간의 괴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과정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언젠가는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초등학교 취학 연령 하향정책이 새로이 선택적 정책으로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였다, 그동안 대학 입시정책도 얼마나 많은 변화로 누더기 정책처럼 되었는가.

이제 다시 새로운 교육부 장관을 임명해야 한다.

국가 미래를 위한 경륜을 갖추어 이론과 실제의 문제를 슬기롭게 대체하는 분으로 임명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강태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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