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전주시 완산구청장
/김병수 전주시 완산구청장

더위가 채 가시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느새 처서를 지났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에 가을이 느껴진다.

남녘의 농가에서는 첫 추수를 시작했다는 뉴스도 있었으니 곧 한가위가 다가오는 기쁨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생각해 보면, 한가위는 유독 마음을 들뜨게 했다.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빛 들판과 가지가 휘어지게 주렁주렁 매달린 과실들 같은 중추가절의 풍요로운 풍경들이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그러한 결실을 함께 나누는 정다운 가족이 있어서 더 기쁘고 행복한 명절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명절의 풍요로움 속에 더 어렵고 외로운 이웃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최근 폭우로 인한 피해와 코로나19의 재확산, 매서운 시장 물가 속에 다가오는 추석을 걱정하는 우려와 한숨도 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크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작은 따스함과 정성이 세상을 조금은 환하게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해마다 어려운 이웃들을 잊지 않고 넉넉한 보름달만큼이나 둥근 마음을 함께 나누는 시민과 기관 단체들의 온정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특히 마음 따뜻한 자생단체와 독지가 등 시민들이 올해도 추석 명절 상차림 물품을 지원하고 코로나19 위기가구를 위하여 십시일반 모은 성금, 백미, 명절음식 등을 나누며 더불어 사는 전주를 위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완산구 역시 시민들의 안전하고 즐거운 추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연휴 동안 종합상황실을 주야간 상시 운영, 가로정비, 교통, 위생, 환경 등 생활 불편사항에 대하여 신속하게 처리할 예정이며,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을 위해 도로 및 하천 시설물을 점검하고 백제로, 팔달로 등 주요간선도로의 불법 광고물을 일제 정비한다.

전통시장, 대형 유통시설, 한옥마을 일원 등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의 교통편의를 위하여 교통 지도 단속도 진행된다.

아울러 추석 연휴 중 성묘 구간인 효자공원묘지 인근 생활야구장에 임시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색장 삼거리 등 상습 정체 및 병목 지점에 명절 교통대책반을 운영하여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올 명절은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나,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이는 소중한 만남의 기회다.

많은 것이 변했고 더 빠르게 변하는 세태 속에서 우리 사회의 아름다운 세시풍속과 나눔의 마음이 여전한 것은, 세상과 삶의 지향점은 변할 수 있을지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인간(人間)이란 단어처럼, 진정한 행복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삶은 관계이고 관계는 소통”이라고 하듯 그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가족과 지인들이 서로 만나 코로나19로 분주한 삶의 일상 속에서도 결코 변하지 않는 마음을 확인하고 위로를 전하는, 따스하고 행복한 한가위가 되기를 희망한다.

/김병수 전주시 완산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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