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병탁 '호병탁 평론집 '일어서는 돌'

문학에 대한 다양한 비평방법 고려
도내 작고-원로-중견작가 평론 수록

진동규 시인과 운주사 천불천탑을 보러 간 일이 있었다.

만들다 만 것 같은 수많은 석탑과 석불들을 보면서 돌이 아름다운 예술작품이 되기 위해선 일어서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석조상이나 석탑이 아니더라도 비석이나 석주, 초석, 울안의 절구통이 되기 위해서는 일어서야 한다.

호병탁 시인은 진동규 시인에게 문인들 모두 벌떡 벌떡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의 제목을 ‘일어서는 돌’로 하고 싶다고 했다.

‘일어서는 돌’은 지난 1994년 진동규 시인이 운주사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발간한 시집 제목이다.

기꺼이 허락을 맡았고 이번 평론집 제목은 이렇게 생겼다.

문학에 대한 비평은 과연 무엇인가.

많은 고민을 했다.

분명 독서는 비평행위이고 독자는 비평가임이 분명하지만 문제는 의식적, 효과적으로 이 비평행위를 수행하는 가에 있다.

지나치게 엘리트주의적이고 현학적 성격을 띠어서도 안된다.

특히 독자의 독서행위를 위축시키거나 작품을 감상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

평론을 쓰기 위한 비평방법은 다양하다.

사람의 취향이 다르듯 자신의 세계관과 문학관에서 따라 특정한 비평방법이 선택될 수 있다.

확실한 것은 한 가지 방법으로는 결코 문학작품을 제대로 균형있게 읽어낼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쓸모 있다고 간주되는 방법이라면 모두 채택해 작품의 예술성을 나타내는 모든 요소를 살펴야 한다.

이 비평집에 실린 글은 첫 번째 평론집 ‘나비의 궤적’ 이후에 쓴 것들로 4부로 구성돼 있다.

2011년 ‘나비의 궤적’을 출간했으니 10여년 만의 두 번째 평론집인 셈이다.

1부는 그동안 작고한 이광옹, 라대곤, 심호택, 이목윤, 오하근 작가의 글을 다뤘다.

2부는 조기호, 이운룡, 정양 등 원로시인들의 작품을, 3부는 복효근, 김광원 등 중견시인들의 시평을 썼다.

4부는 글자수 운율에 제한없이 산문에 대한 평을 썼다.

그동안 저자는 많은 평을 발표했고, 여러 문예지에 서평을 쓰기도 하고 개인작품집 해설에도 참여했다.

여기저기 흩어진 글들을 미처 묶어 볼 생각도 없이 그저 쓰고 또 쓰기만 했다.

그렇다보니 이번 평론집에는 이미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작가들에 대한 글이 누락되기도 했다.

저자는 “어떤 신념이나 특별한 목적 없이 어쩌다가 연속으로 사는 존재의 가벼움에 절망스런 밤이 많았고 그 밤을 보상이라 하려는 듯 지금까지 글쓰기에 매달려왔다”며 “심신에 상처를 받기 십상이지만 다행히 이끌어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글은 그 결과물이며, 한 편의 헌사다. 고마운 사람들에게 바치는 붉은 꽃 한 송이다”고 밝혔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호병탁 저자는 충남 부여 출신으로 한국외국어대와 원광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문예지 ‘표현’ 주간과 ‘문예가족’ 회장을 역임했다.

채만식문학상 운영위원, ‘혼불’ 문학상 심사위원 등을 지냈고, 제18회 표현문학상, 제1회 군산문학상, 제6회 아름다운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에 ‘칠산주막’, 평론집 ‘나비의 궤적’ 등이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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