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

조택수

 

눈뜨면 아침 

돌아서면 저녁 

빠른 세월을 탓하면 뭐해 

 

급한 내 마음 

나는 그대로인데 

스치듯 허무한 세월 

 

최선을 다한 

하루를 보내고 

물처럼 바람처럼 

 

그날까지 어디 살든

언제나 아프지 않고

구별 분별없이 사는 인생

 

조택수 시집<별의별 꽃밭>(신아출판사. 2022) 

옛선인들은 분수를 지키면 복을 기른다고 하였다. 제 분수를 지키며 가진 것에 만족하라고 했다. 그렇다면 자기만족은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가을은 날마다 해의 길이가 줄어든다. 아침에 청명한 가을을 즐기고자 나서면 벌써 오후가 되고 오후에 따뜻한 양기를 받을라치면 해가 뉘였뉘엿 노을로 얼굴 붉히고 저녁 하늘에 서성거린다. 그래서 가을 햇살 한 줌은 보약과 같다고 했는가 보다. 

‘비록 적게 얻었다 할지라도 그것을 여기지 말라’ 는 불경 중 <잡아함경>에 나오는 말처럼 시인은 “최선을 다한 하루를 보내고 물처럼 바람처럼” 걸림없이 살면서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하기사 몸 건강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는 나이를 들어봐야 비로소 절감한다. 즐거운 인생은 건강으로부터 시작한다. 가을에 서로에게 안부는 전하는 일은 뻬놓지 말아야 한다. 한가위에 정다운 사람들 만나서 충분히 행복한 시간 보냈어도 가까운 사람부터 전화하고 문자 보내자. 서운한 마음을 가을에 일으키는 사람은 인생 하수다. 즐거운 인생은 상대방을 염려하는 마음으로도 채워진다.

- 김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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