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동 전주시의회 의장
/이기동 전주시의회 의장

지난 여름은 유난히 길고도 힘들었다.

여느 해 보다 일찍 시작된 열대야에 이어 중부권을 강타한 집중호우, 추석을 앞두고 찾아온 태풍까지 ‘이상기후’는 지치지도 않고 우리를 괴롭혔다.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덥지도, 예상치 못한 폭우도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요즘 날씨는 왜 이렇게 바뀌어버린 걸까?  사실 이상기후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1980년대 미국의 저명한 환경운동가 앨 고어가 기후변화를 주창한 이후, 지금까지 환경운동가와 과학자들은 무분별한 환경파괴에 따른 기후변화와 위기를 경고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그 경고를 무시해왔고 이제는 인도,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유례없는 폭염이 발생하는 등 세계적인 이상기후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년과 달리 예측이 어려운 날씨와 집중호우, 가을 태풍이 증가하는 등 기후위기는 우리도 직면하고 있는 문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논의는 1992년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시작되어 교토의정서로 이어지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과 등 각국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교토의정서만 보더라도 1차 공약기간이 종료된 2012년 이후의 체계 논의가 불발돼 2020년까지 자율적 온실가스 감축 약속만을 담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오늘날과 같이 직접적인 위협이 목전에 다가온 후에야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의식적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2015년 파리협정으로 2020년 이후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신기후협상이 성사되었다.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

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 지구적 장기목표 하에 모든 국가가 2020년부터 기후행동에 참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감축의무가 없는 비부속서 국가였지만 2011년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제정,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행 등 감축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왔다.

2020년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올해에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기후위기 대응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기후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우리들의 역할은 무엇일까? 일반 시민은 정부와 기업의 노력을 바라보며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일까?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은 국가와 기업의 결단에도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민들의 행동 변화 또한 필요하다.

그렇게 크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시민 의식을 가지고 행동하자고 했던 기본을 지키는 일이 바로 기후위기를 막는 큰 힘이 된다.

 재활용을 철저히 해 매립폐기물을 줄이는 것, 승용차보다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 사용하지 않는 전자기기는 플러그를 뽑아 놓는 것 같이 사소하고 작은 것들이 모여 변화를 이끌 수 있다.

 나 혼자의 행동으로 변하는 것은 작을지라도 수많은 우리가 한마음으로 행동하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작지만 큰 변화, 지금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기동 전주시의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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