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식 전주시복지환경국장
/민선식 전주시복지환경국장

추분을 지나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이 되면 들녘에는 황금빛으로 물든 벼들이 풍성한 자태를 뽐내고 열매가 무르익으며, 산에는 오색단풍이 화려하게 수놓아, 일상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풍요로운 마음을 선사해준다.

 이처럼 풍요로움과 결실의 계절인 가을의 앞자락에서, 얼마 전 생활고로 목숨을 잃은 ‘수원 세모녀 사건’과 ‘광주 자립 준비 청년 사건’ 등 안타까운 일들은 풍성한 가을과 더욱 대비되어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약자를 위한복지의 열매 키워나가야 

사계절 가운데 가을이 풍요로운 것은 비단 자연의 이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봄에 씨앗을 뿌리고 그 씨앗이 무더운 여름을 견뎌 가을에 열매를 맺기까지 한 해 동안 농부가 흘린 수많은 땀과 노력이 가을의 풍요로움을 만들어낸다.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을 위한 노력도 이와 비슷하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정(1999) 이후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다양한 법제화 노력과 함께 소외계층을 위한 수많은 사회복지 현장의 노력으로 생계, 의료, 돌봄 등 맞춤형 복지서비스 확대라는 결실을 이루어 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들려오는 안타까운 소식은 아직도 우리가 미처 살펴보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외된 사람이 없도록 약자를 위한 복지정책이 더욱 풍성한 열매와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한순간의 기지가 아닌, 한해를 일구는 농부의 마음으로 공공과 민간의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 발굴‧지원 강화  

최근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 ‘수원 세 모녀 사망 사건’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위기가구 발굴에서 누락된 사례로 우리시는 그간 행정에서 미처 살피지 못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위기가구 발굴체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미거주로 인해 발굴대상에서 제외되었던 대상자를 한번더 살펴보기 위해 지역주민, 가족 등 탐문조사를 통해 소재지를 파악하고, 개인사정으로 인해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여인숙, 쪽방 등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의 실태조사를 통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대상자들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1인가구 사회적 고립 예방관리 강화  

또한, 우리시는 최근 1인가구 증가와 함께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고립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그간 노인가구에 집중되어 있던 고립 예방관리를 청년, 중장년계층으로 확대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복지부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시범사업’에 공모하여 시범사업 지자체로 선정되었고 사회적 고립 예방을 위한 안전망 구축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고시원과 여관 등 비주택에 거주하는 사각지대 1인가구에 생계비와 간병비를 지원하고, 성인이 되기 전 금융사기 등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을 겪지 않도록 금융 예방교육과 함께 부모의 빚을 떠안은 청소년과 청년들에게는 부실채권 소각을 지원한다.

또한,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기에 가족부양 부담을 떠안은 청년들을 위해 가사도우미와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장기간 사회적 고립을 겪어온 중장년 1인가구를 발굴해 정서지지 사업도 추진한다.

봄과 여름에 흘린 땀 없이 풍성한 가을이 없고 가을의 풍성함이 없으면 추운 겨울을 날 수 없는 것처럼, 그간 우리가 노력했던 사회복지 정책들이 지역사회에 씨앗을 뿌리고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잘 키워나가야 한다.

풍성한 복지 열매가 추운 겨울 사회적 약자들이 어려움을 잘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희망의 복지 열매가 우리 지역사회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농부의 마음으로 열심히 땀 흘리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이 글을 마친다.

/민선식 전주시복지환경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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