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만 전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사무국장
/백승만 전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사무국장

결실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친 우리의 일상은 언제쯤 이렇게 충만한 가을처럼 풍요롭게 다가올까.

코로나로 인해 일상의 많은 모습들이 바뀌었고 우리들은 점차 그것에 적응하고 있다.

코로나는 우리의 생활 모습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도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고용, 일자리의 양상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잠시 주춤하면서 고용 여건이 다소 회복되는 듯 하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비한 수준이다.

이러한 여파로 여성, 청년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 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특히, 지방소멸과 맞물려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요즘 기업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중의 하나가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적합한 인재를 찾는 것은 둘째 치고 일할 사람조차도 없다고 아우성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서 조사한 전북지역 인력 및 훈련 조사에 따르면 전라북도 소재 1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의 ‘미충원인원’은 1,899명으로 집계되었다.

미충원 인원이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 대비 충원하지 못한 인력을 말하는 것으로, 실제 현장에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기업들이 인력을 충원하지 못하고 1년 내내 구인광고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기업도 좋은 인재가 스스로 찾아 오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기업 현장에 맞는 핵심인재를 적극적으로 키우려는 능동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번 전대미문의 코로나19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위기를 맞아 힘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기술력을 키워나가는 좋은 기회를 맞기도 했다.

많은 부분에 공감하지만 그 중 핵심은 바로 ‘사람’이다.

제조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종에서 전문 기술을 보유한 핵심 인재 양성이 바로 기업의 경쟁력이다.

최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는 일학습병행 훈련이 일선 현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기업에는 근로자 교육을 통해 직무능력을 향상시키고, 근로자에게는 직무 관련 자기계발을 통해 만족감과 전문성을 부여해 중간 이탈률을 낮추고 있다는 평가다.

일학습병행이란 기업 내부의 숙련기술자가 현장에서 일을 하며 신규 인력에게 기술을 직접 전수하고,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의 체계적인 직무 학습을 병행하는 것을 뜻한다.

일학습병행은 젊은 기술 인력들을 현장으로 불러들여 기술이 중요한 기업들이 젊은 인재를 확보하고, 기업의 인력난에 숨통을 트여줄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다.

기업은 일학습병행 참여를 통해 NCS 기반의 직무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받고, 기업과 참여 근로자를 대상으로 각종 수당을 지원받는다.

그 이외에도 병역 특례업체 우선 선정, 조달청 가점 등 정부 지원 사업 참여에 따른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일학습병행은 2014년 처음 도입된 이후 산업중심, 현장중심 직업교육훈련의 수요에 힘입어 2022년 현재 전국 1만8000여개의 참여기업과 12만여 명의 학습근로자가 참여하는 우리나라 대표 직업교육훈련으로 성장했다.

특히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라는 재학생유형 일학습병행은 독일, 스위스의 현장중심 도제식 직업교육의 강점을 접목해 직업교육훈련 대안으로 추진되었다.

이제는 기업에서 요구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특성화고 학생들이 사전에 기업에서 수행하는 직무와 이와 관련된 교육이 함께 병행되는 유기적 연결고리를 토대로 한 도제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라북도는 현재 140여개 기업에서 500여명의 학습근로자가 일학습병행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청년들의 조기 취업과 안정된 일자리를 얻도록 「산업현장 일학습병행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여 안정적인 지원을 꾀하고 있다.

산업수요 즉 기업의 인력수요를 적극 반영하고, 학습근로자의 적성·능력에 맞게, 기존의 공급자 주도 방식에서 기업현장교사 주도의 도제식 현장 교육훈련을 중심으로 실시된다.

이제 점차 이론교육 중심에서 이러한 현장중심교육(OJT, ON the Job Training)으로 직업교육훈련이 변화되고 있고 일학습병행 자격과 국가기술자격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자격체계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우리 기업들이 다시 한 번 발돋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아직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또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앞으로 닥쳐올 또 다른 위기와 변화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핵심인재를 적극적으로 키우고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백승만 전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사무국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