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리 '존은 제인을 만났지만' 출간

가족관계-개인의 고독함-세대갈등 등
삶의 역설적 상상력 8편 단편으로 엮어

제7회 불꽃문학상과 제6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한 장마리 소설가가 두 번째 단편집이자 다섯 번째 작품집인 ‘존은 제인을 만났지만’을 실천문학사에서 펴냈다.

가족 간의 관계, 순혈주의로 인한 배타성, 성과를 내기 위해 개인이 감내해야 했을 심리적 압박 내지 고독함, 그리고 세대 갈등에 따른 문제 등, 삶을 역설적으로 작동시킨 다양한 전복적 상상력이 가동된 8편의 단편들로 엮은 중견 작가의 작품집이다.

천일염 염부와 그 아들의 지난한 삶을 그린 ‘송화.COM’이나 할아버지 나라에 뿌리 찾기와 동시에 돈을 벌려고 온 러시아 망명 독립운동가 손자의 참담한 현실을 그린 ‘빅토르 최’같이 전형적인 리얼리즘 작품부터 미래형 고려장을 상상해서 그려낸 ‘2040, 무릉 시티’나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스포츠인 ‘파쿠르’를 매개로 미래의 가족상의 한 형태를 보여주는 ‘아빠가 누구냐고 묻지 마세요’ 등의 작품들은 작가가 시종일관 애정을 가지고 천착하고 있는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결핍되고 소외된 인간 군상들(노인, 결손 가정, 외국인 노동자 등)에 대한 서사로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리라 본다.

장마리 작가에게 작품은 일종의 길이다.

일반적으로 길은 목적지에 당도하기 위한 과정일 테지만, 작품으로서의 길은 다르다.

목적지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어떠한 감상 내지 해석을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어느 누구 하나가 남들보다 우위에 있지도 않다.

‘독자’라는 이름 하에서는 모두가 동등하다.

예측의 범주 내에서 요구되는 감정적 움직임을 최대한 펼쳐 보이는 것이야말로 진정 작품을 감상하는 태도인 것이다.

이렇게 명분화된 역설적 작동이 가능하게 하는 무대가 바로 작품이다.

특히, 소설은 삶의 현장을 무대화한 것이다.

‘개연성’이라는 말처럼 소설 내 이야기의 흐름은 예측할 수 없음에도 예측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기상천외한 일들이 어디 상상 속 작품에만 있겠는가.

지금도 이따금씩 우리들을 경악하게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지 않는가.

정말로 삶이 우리에게 가장 역설적인 작동을 원한다고 한다면, 작가 또한 그것을 작품으로써 담아내야 할 것이다.

장마리 작가가 이번 소설집을 통해 그려냈던 여러 지점들을 보았을 때,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의식은 바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가족을 비롯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역설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에서 이 시대가 진정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고 하겠다.

앞으로 장마리의 작품 세계가 또 어떻게 펼쳐질지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예측해 보고 싶은 기대를 조심스럽게 품으며 글을 마친다.

저자는 “첫 단편집 이후 9년 만에 묶는 작품집이다. 시간이 꽤 지났으므로 성장한 줄 알았다. 출간을 위해 작품을 다시 들여다보는데 오만이었음을 깨달았다”며 “출간할지 고민했다. 의지가 약해 장담할 수 없지만 초심으로 돌아가리라 정했다. 애정이 없었으면 어려웠을 의견을 내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북 부안에서 출생하여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단편소설 ‘불어라 봄바람’으로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소설집에 ‘선셋 블루스’, 장편소설 ‘블라인드’, ‘시베리아의 이방인들’ 등을 펴냈다.

제7회 불꽃문학상과 제6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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