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지사의 취임이 100일을 훌쩍 넘기면서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 지났다.

‘허니문’은 웬만한 일은 눈 감아주고 그럴 수도 있지, 라고 봐 주는 시기다.

그러나 허니문을 논 하기에 전북 상황은 너무 심각하다.

윤석열 보수정권이 출범하면서 상대적으로 전북 파워가 약해졌고 중앙 인맥도 빠르게 축소됐다.

거기다 국내외적 경기도 하강 국면이다.

마냥 좋다고만 할 수 없는 이유다.

잘 한 것에 대해선 격려와 박수를, 미진한 부분에 대해선 과감한 지적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민 모두가 원하는 ‘전북 발전’이라는 최대 과제가 어깨에 걸린 이상, 김 지사는 건강이 허락하는 등 쉬지 않고 뛰어야 할 것이다.

지난 7월 취임한 김 지사의 활동 폭은 매우 넓고 특유의 밀어붙이기, 끈기는 합격점을 받을 만 하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인사 논란에 대해선 아직 평가를 내릴 만한 시점은 아닌 것 같다.

김 지사가 민선 8기 전북도정의 첫 인선을 어떤 그림 속에서 단행한 것인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는 시간이 더 지난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


<여야 폭넓은 인맥, 적극 활용 기대>

김 지사의 당적은 큰 틀에서 보면 민주당 출신이었다가 국민의당을 거쳐 민주당에 복당했다.

지난 3.9 대선 이전, 민주당이 대대적 일괄복당을 결행하지 않았다면 누가 도지사가 됐을 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그래서 김 지사의 ‘관운’이 대단하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관운보다는 김 지사의 끊임없는 도전과 정치권에 쌓아놓은 인맥이 오늘의 그 자리에 있게 했을 것이다.

전북 연고 정치인 중 김 지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4선의 안규백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동대문갑)은 “김 지사는 머리가 뛰어나고 인간 관계가 좋다.

인맥이 정치권은 물론 재계, 관계, 법조계 등 여기저기 퍼져 있어 앞으로 전북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김 지사 인맥의 폭은 매우 넓은 것으로 알려진다.

공인회계사, 기재부, 김앤장, 재선 국회의원의 이력이 말해주듯 다방면에 걸쳐 인맥이 형성돼 있다.

김 지사가 이러한 인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 예산이나 현안 추진에 크게 힘이 될 것이다.


<민선 8기 첫 인선에 대한 김 지사의 설명>

김 지사의 장점 중 하나는 비판 대신 비전 제시다.

정치권에 처음 들어올 때도 경쟁자를 비판하기 보다 “내가 하면 이렇게 더 잘 할 수 있다”는 식의 새로운 미래를 얘기했다.

은연 중, 경쟁상대를 비하하는 ‘하급’ 정치인과는 품성이 다르다.

김 지사는 취임 이후, 일각에서 제기된 인사 논란에 대해 솔직하게 이해를 구했다.

능력있는 인사를 선택한 만큼 조금 더 지켜봐 달라는 것이다.

김 지사는 26일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 가장 일 잘 하는 이를 삼고초려해 A 자리에, 전북 새만금의 미래를 잘 열어갈 수 있는 적임자를 B 자리에 임명했다. 과거 광주광역시는 우범기 현 전주시장을, 광주부시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능력있는 인물을 과감하고 폭넓게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 지사의 인사 설명처럼 일각의 논란에도 불구, 능력있는 인물을 구해 인선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제 공은 임명된 이들에게 넘어갔다.

김 지사의 인사가 성공이냐 실패냐의 평가는 새롭게 합류한 ‘김관영 맨’들의 성적표에 달려 있다.

이들이 얻는 결과물에 따라 김 지사의 허니문은 계속 이어지거나 아니면 혹독해질 수도 있다.

/김일현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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