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군산조선소 재가동 선포식
도민 열망속 블록생산 첫 공정
5년 3개월만 부분 재가동 알려

2010년 군산에 조선소 건설
해마다 10척안팎 선박건조해
조선업 불황 7년만에 멈춰서
직원-가족 2만명 벼랑 내몰려
상권 초토화 군산경제 직격탄
작년 11월 현대중 재가동동의

조선소 재가동땐 지역에 훈풍
경제 파급효과 1989억 예상
2천여명 고용유발효과 기대
최대 400억 인건비 지급 등
가계소비 지출도 180억 전망
강시장, 완전한 공장가동 노력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재 가동을 알리는 선포식을 26일 개최한다.

지역을 황폐 위기로까지 몰아넣었던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사태 5년 만에 매듭이 지어지는 순간이다.

당시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GM 군산공장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군산은 물론 전북 경제가 크게 휘청였다.

하지만 도민들의 열망과 정치권 등의 힘이 모아진 덕분에 5년 3개월 만에 부분 재가동이 시작됐다.

첫 시작은 부분 재가동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전북도는 지역경제 훈풍을 기대하며 점차 규모를 확대시키는 노력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편집자주


▲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선포하다!

28일 군산조선소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장영진 산업부 제1차관, 신영대 국회의원, 김관영 도지사, 김미정 부시장, 한영석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재가동선포식을 갖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8월 새만금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로 전북을 방문하는 것으로, 헬기를 이용해 군산조선소에 도착한다.

공식행사는 블록생산 첫 공정이 시작되는 가공 소조립공장에서 진행하며, 군산조선소 재가동 경과보고 동영상 시청과 한영석 부회장 환영사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 김관영 도지사, 신영대 국회의원의 축사 등이 준비돼 있다.

이날 행사의 주요 하이라이트인 강재 절단식(Steel Cutting)은 주요 내빈 9명이 무대에서 버튼을 누르면 LED 전광판이 좌우로 갈라지고, 뒤에 있던 커팅 기계가 불꽃을 튀며 철판을 자르는 퍼포먼스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군산의 불꽃! 다시 피어오르다’는 문구가 좌우 전광판에 노출되며 군산조선소 재가동의 서막을 알린다.

이어 강재 절단식 후에는 공장 시찰이 이어지고, 국무총리 등 주요 내빈이 사전 준비된 버스로 도크와 안벽을 시찰한다.

또한 공장시찰 후에는 군산조선소 인근에서 오찬 간담이 진행되며, 이 자리에서 조선업 인력양성 지원을 비롯한 윤석열 대통령의 전북지역 공약사업인 특수목적선 선진화단지 조성을 위한 국가재정사업 반영 등이 건의될 것으로 보인다.
 

▲군산조선소, 문닫은 5년간의 흔적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들어선 것은 2010년이다.

조선업이 호황을 누리던 당시, 현대중공업은 1조2천억원을 들여 군산 제2 국가산단에 조선소를 만들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골리앗 크레인(1천650t)과 도크(건조 공간) 등을 갖추고 매년 10척 안팎의 선박을 건조했다.

준공 이후 연간 1조원가량의 수출 실적을 올리며 연착륙했지만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7년 만인 2017년 7월 군산조선소 문을 닫아야 했다.

지역경제에 미친 파급은 엄청났다.

사내·외 직원 5천250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가족들을 포함해 2만 명이 생계 위기에 내몰렸다.

전북 전체 수출의 9%, 군산 수출의 20%를 담당하던 군산조선소의 몰락은 지역경제를 시련으로 몰아넣었다.

군산조선소는 물론 50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일시에 폐업한 데 따른 것이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상권은 피폐해졌고 부동산 경기도 식었다.

군산조선소 인근의 식당과 술집, 유흥업소도 직격탄을 맞았다.

군산시 인구도 가동 중단 이후 1년여 만에 2천100명이 줄었다.

군산조선소 정상 가동 때(2016년 기준) 지방세 납부 63억원, 군산지역 가계 소비지출 약 600억원(인건비의 30% 정도 지역 내 소비 추산), 생산유발효과는 약 2조 2천억원에 달했었다.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2018년 군산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했다.

대통령은 물론 정치권과 전북도, 군산시 등이 나서 재가동노력이 이어졌지만 현대중공업은 미온적이었다.

조선업의 불황 장기화로 재가동을 결정하기엔 무리수가 따른 탓이다.

그러던 중 2021년 5월 전북도-군산시-현대중공업이 참여하는 ‘재가동 실무협의체’가 구성되고,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11월 군산조선소의 부분 재가동에 동의하면서 5년이라는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 재가동으로 인한 호재

군산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재가동함에 따라 지역경제 효과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지역경제 효과로 1,989억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1단계 600~800명에 이어 2단계 1,000여명 등 고용유발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300~400억원의 인건비가 지급되면 30~40%를 군산지역에서 소비한다고 추정할 시 가계소비 지출도 1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다 지방세 납부 20억원과 강재·용접봉·도료 등 지역협력업체 및 식당, 통근버스 업체 등의 거래실적도 9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전북연구원에 따르면 조선산업에서 10만톤 규모의 선박건조에 따른 생산 및 고용유발 효과는 1톤당 150만원으로 설정 시 1,989억원이며, 고용유발효과 487명, 부가가치는 533억원으로 추산했다.

강임준 시장은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조선산업뿐만 아니라 군산산업의 붕괴로 이어져 수천명의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고 타지역으로 떠났다”며 “군산시가 산업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는 등 위기극복을 위해 지난 5년의 과정은 참으로 험난하고 현실은 냉혹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산조선소가 긴 터널을 지나 새로운 희망을 안고 재가동을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시민과 도민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블록 생산을 시작으로 순조롭게 재가동의 첫발을 내딛은 만큼, 머지않아 모두가 바라는 완전하고 지속적인 공장 가동으로 신조까지 추진해 군산조선소의 중추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LNG·LPG 추진선 블록을 생산하게 돼 앞으로 국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친환경 선박의 세계 점유율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군산시에서 추진 중인 중소형선박 품질 고도화센터 구축사업과 연계해 선박 기자재 신뢰성 향상을 이끌어내 중소형 및 친환경 기술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까지 완료될 1만t급 중량물 운반 지원선 건조를 통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선박운송에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관공선·함정 등 공무·국방목적으로 운영하는 특수목적선 선진화단지까지 이뤄지면 지속 가능한 조선산업 인프라 구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군산=김기현기자ㆍ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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