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체험하지 않은 현실은 단 한 줄도 쓰지 않겠다는 작가,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불륜 체험을 그대로 소설화해 스캔들을 일으킨 여자, 광물성의 글쓰기로 붉디붉은 열정을 누구보다도 뜨겁게 표현하는 우아한 외설의 소설가 아니 에르노는 이렇게 온몸으로 글을 씀으로써 언제나 논쟁의 중심에 서길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회적 영역과 개인적 영역을 허물어버린 독특한 글쓰기 덕분에 에르노라는 작가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로 취급되어왔다.

교사라는 프티부르주아적 직업과 여성이라는 성적 굴레는 ‘작가’로서의 에르노를 끊임없이 검열하고 심판했지만, 그녀는 일관되고 엄격하리만큼 철저한 글쓰기를 위한 펜을 놓지 않았다.

‘칼 같은 글쓰기’는 아니 에르노의 굴곡 많은 문학적 도정을 되짚어본 대담집이다.

대담을 제안한 이는 소설가이자 문학 교수인 프레데리크 이브 자네.

에르노와는 전혀 다른 입장에서 자전적 글쓰기에 대하여 깊은 탐구를 하는 소설가인 동시에 평론가적 관점에서 그녀의 글쓰기를 지켜보고 있는 자네는 대담 내내 자신의 분명한 입장을 내보이지 않은 채, 에르노의 궤적을 추적하기 위해 단계별로 질문을 던지며 용의주도하게 대화를 이끌어간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