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전쟁 한창 국회 북새통
국가예산-현안 성적표따라
정치-행정 리더 행보 직결

공공의대 국힘반대 난항거듭
무산땐 서진정책 물거품우려
전주을-차기 총선 가시밭길

민주 일부지역 리턴매치예상
의원간 목표달성치 상대평가
전북법안 노력등 공천 변수로

김관영맨 10여명 총선 거론
전북특별자치도등 광폭행보
김지사 어떤 성과낼지 주목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17일 국회를 방문해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법안 심사 관련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법안 심사 소위 위원인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행안위간사와 이만희 국민의힘 행안위 간사을 차례로 만나 올해 정기국회에서 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를 위한 설득 활동을 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17일 국회를 방문해 정우택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법안 심사 관련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법안 심사 소위 위원인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행안위간사와 이만희 국민의힘 행안위 간사을 차례로 만나 올해 정기국회에서 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를 위한 설득 활동을 하고 있다. /전북도 제공

 

2023년도 국가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각 시도 및 여야 정치권간 격렬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17일 현재 내년도 예산전쟁이 치러지고 있는 국회는 전국 각 지역에서 올라 온 자치단체장과 예산 관련 공무원, 각종 단체들로 북적였다.

전북 역시 예산전쟁의 한 복판에 서 있다.

여야 정치권과 김관영 도지사는 예산 활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가예산 및 현안 성적표는 도내 정치-행정 리더들의 차기 행보와 직결된다.

특히 내년 국가예산 및 전북 현안의 성사 여부는 2023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은 물론 2024 국회의원 총선거에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돼 도민들의 시선이 예산국회에 쏠리고 있다.

/편집자주

 

  

/국민의힘, 공공의대 무산 시 전북 교두보 확보 난항 불가피/

국가예산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이번 주, 가장 속이 타는 곳은 국민의힘 전북도당일 것이다.

전북의 자존심이 걸린 공공의대, 즉 국립의전원 설립 법안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민의힘의 반대로 법안 상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도 매우 난감한 상태로 파악된다.

공공의대 설립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면 국민의힘에 대한 반발여론이 고조될 수밖에 없고 그 여파가 차기 선거까지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보수정당에 대한 전북내 정당 지지세는 매우 낮았다.

불모지라 불릴 정도로 지역 민심이 냉랭했다.

실제 역대 보수정당의 대선 후보들은 전북 지역 투표에서 10%, 20% 선을 넘기는 게 목표였다.

지난 3.9 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윤석열 후보는 14.42%를 얻었다.

이 득표율은 매우 높은 수치로 기록되고 있고 당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감사의 뜻으로 전북을 방문했었다.

국민의힘의 목표는 서진이다.

전투의 진격이 아니라 서로의 거리를 줄이기 위한 목표다.

1998년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룬 고 김대중 대통령은 영남과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동진 정책을 펼쳤었다.

이런 연장선에서 국민의힘은 지난 몇 년간 정운천 전북도당위원장(비례대표)을 중심으로 전북 정서 안기에 힘을 쏟아 왔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 호남동행 의원모임까지 만들어 동서화합 및 국민통합 이슈를 보수정당의 핵심 아젠다로 만들기도 했다.

지난 2020년8월, 호남이 기록적인 폭우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을 때 국회의원 27명을 포함한 당직자 300명이 남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보수정당으로선 이례적 행보였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운천 위원장과 국민의힘 소속 호남 유일 지역구 의원인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은 전북에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했다.

이용호 의원은 지난 9월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해 주호영 61표-이용호 42표라는 기록을 세웠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선 주호영 원내대표 당선보다 이용호 의원이 어떻게 42표나 얻었는지가 더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에 앞서 익산 출신의 조수진 의원(비례대표)이 국민의힘 지도부 경선에서 수석최고위원으로 선출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런 여러 사례가 겹쳐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보수정당에 대한 전북의 분위기가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와 2024년의 국회의원 총선에서 당선자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운 배경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이처럼 공들여 쌓아온 탑이, 공공의대 법안 상정 무산 위기라는 단 한 건으로 무참히 허물어질 위기에 놓였다.

공공의대와 관련해 지역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집권당 시절이었던 문재인 정부 당시 해결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강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공공의대 논란과 관련한 데미지는 국민의힘이 더 받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에 대한 호불호는 차치하고 탄탄한 지역내 정당 지지세를 갖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단 한 석이라도 얻기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4월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아 국민의힘으로선 최대 호기다.

그러나 공공의대라는 단 한 건으로 인해, 국민의힘에 대한 도내 정서는 또다시 냉랭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 현역, 국가예산 활동 성과가 공천 심사에 핵심 변수/

전북의 중심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들과 원외 경쟁자간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도내 10개 지역구 중 몇 곳은 이미 전현직 의원간 리턴매치가 예상되고 있으며 몇 곳은 신진인사들의 도전이 거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 10석 중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8석을 갖고 있다.

이 중 의원이 공석인 전주을과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의 지역구인 남원임실순창 등 2곳을 뺀 나머지 8곳의 현역 의원들은 올해 예산국회 성과가 중요하다.

예산국회에서 자신이 할당받은 주요 사업예산을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1차 과제다.

전북도와 정치권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정기국회인 올해, 수시로 전략회의를 가졌다.

그리고 현안사업과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의원들에게 ‘목표’를 배정했다.

따라서 각 의원들이 얻어 낸 예산 성과는, 상대평가가 된다.

어느 의원이 몇 개의 사업, 몇 %를 달성했다는 수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주요 현안 사업인 공공의대, 자산운용 중심도시, 전북특별자치도 설립, 새만금사업 등과 관련해 누가 더 큰 역할을 했는 지도 비교가 된다.

열정적으로 활동한 의원과 뒤로 물러나 있는 의원들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들간 홍보 여론전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국회에는 해당 의원의 홍보 자료를 적극적으로 내는 의원실과 그렇지 못한 의원실이 있다.

의원이 현안과 관련해 언론에 자주 부각되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활동상을 알릴 수 있어서다.

전북특별자치도 법안의 경우 눈에 띄게 활동하는 의원이 있고 조금 뒷선에 있는 이도 있다.

이런 모습들이 지역 여론에 반영되고, 결과적으로 차기 주요 선거의 공천 심사 과정에서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예산 확보 결과 따라 김관영 맨들의 총선 도전 분위기 좌우/

올해 정기국회에서 전북도와 정치권의 관계는 ‘협치와 경쟁’으로 평가된다.

지역 현안과 국가예산을 위해선 서로 협력해야 하지만 차기 국회의원 총선이나 지방선거까지 염두하면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부로 이런 모습이 나타나는 건 아니지만, 차기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양 측간 관계는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이와 관련해 내년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와 2024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친김관영, 이른바 김관영 맨들의 도전 여부가 정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친김관영 인사들은 기존 주류 정치권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김관영 지사 스스로도 지난 3.9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에 복당한 인사다.

여기에다 김 지사는 최근 일부 인선을 놓고선 도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양 측이 전북 발전을 위해 협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경쟁이라는 근본적인 정치권 문화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양상은 국회에서도 나타난다.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선 도와 정치권이 협력해야 한다.

그러나 당장 차기 선거에선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올해 예산국회에서 김 지사가 어떤 성과를 얻느냐에 따라 김관영맨들의 총선 출마 분위기가 정해질 것이다.

지역 정가에선 총선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친김관영 인사를 대략 10여명 정도로 꼽고 있다.

한편 김관영 지사는 17일 국회를 방문하고 예산 및 현안 사업 추진에 주력했다.

김 지사는 이날 핵심 현안으로 부상한 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를 위해 국회 해당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 위원들과 만났다.

이어 각 당 지도부를 만나 특별법안 통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김 지사는 이날 “새만금 기반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전북 발전과 국가균형발전 시대를 열기 위해선 전북특별자치도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3특 중 제주, 강원이 이미 특별자치도가 된 상황에서 전북특별자치도 법안도 시급히 상정해 통과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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