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로 문화예술 전문기획자
/이경로 문화예술 전문기획자

국가가 안정하게 운영되고 국민의 삶이 평안해지면 당연하게 문화를 통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현대의 상식이다. 지난 10.29 참사를 돌이켜 보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그동안 코로나19에 갇혀 있던 문화의 욕구가 분출된 결과일 것이다.

그렇게 바깥 공기를 마시며 들뜬 마음으로 젊은 시절 추억의 그 날을 삼기로 했을 테지만 이미 158여 명이 넘은 아까운 사람들이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누구의 잘못이냐를 생각하기 전에 이러한 사회적 시스템의 방치가 낳은 결과이면서 사후에 정쟁으로 몰입하는 듯한 현재를 생각해 보면 한숨만 나올 수밖에 없다. 벌써 참사가 일어난 지 근 한 달이 다가오지만 아직도 뚜렷한 사건의 개요와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국회는 야당을 중심으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고 여당도 동의하면서 국정조사에 대한 급물살을 타고 있어 이후의 조사 결과가 매우 주목된다. 이제 국회의 국정조사로 시원하게 진상이 밝혀지길 기대할 뿐이다.

다만 이러한 국정조사가 여야의 대결 구도가 되어 순수성을 외면한 채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한다면 국민은 분노할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쉽게 생각하고 쉽게 잊어버린다고 한다. 이제 조금 지나면 다시 10.29 참사는 곧 잊힐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아직도 뇌리에 남아있는 것은 국민의 저항과 분노로 인한 것이고 일부 세력들이 이상한 언사로 유가족들을 가슴 아프게 했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러한 정쟁이 멈추고 진실의 언어로 진상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처벌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이후에 우리는 문화적 관점에서 모든 사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지금도 한류 문화라고 하는 문화산업이 경제산업의 일환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우리의 한류 문화는 사실상 연예인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었다고는 하지만 방송 등의 홍보 역할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즈음 정기국회를 중심으로 정치인들의 정쟁이 극에 달해 문화의 한류는커녕 후진성 문화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 백주에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러한 문화관심의 사고가 바로 후진성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입장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듯하고 있고 또 정부는 사고 관련 대책이 오로지 경찰 특수본에만 맡겨서 이를 지켜 보고 있으니 과연 정쟁으로 인한 문화의 종속이 얼마나 피폐해졌는가를 알게 한다.

정부의 2023년도 가용예산에 대해서도 문화예술 부문에 해당하는 예산이 발표된 것이 거의 없다. 정기국회이기에 12월 2일이 최종 통과일인데 문화 관련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가 없는 것을 보니 예년처럼 된 것인지 아니면 삭감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돌이켜보면 문화일국의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세우는 길이 바로 무엇인가를 알 수 있는 것이 문화에 관한 사항만큼은 정쟁을 멈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10.29 참사를 교훈으로 삼아 새로운 문화의 안전과 도전을 갖추어야 한다. 엄청난 참사로 슬픔을 새기면서 다시는 이러한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참사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있을 수 없으며 더욱 안전한 문화강국으로서 면모를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이러한 모든 사항을 법규로 강제할 수도 있지만 사회 관습적인 질서와 안녕을 기반으로 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할 것인데 여기에는 정치인들이 먼저 솔선수범하는 문화의 화합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이경로 문화예술 전문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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