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창작작품으로 희망차게 나갈터

내달 7일 전주덕진예술회관
한국 창작무용 'KINGDOM
1392~일월오봉도' 선보여
조선건국 정신-이념 춤사위
이경호교수 매년 창작전통공연
학생들 콩쿠르 참가 독려까지
칠인색-팔인색 무대 공연화작업
학생 경력-진로도움에 역할 커
무용인 전북문화재 등재 일조
10년간 학생과 해외공연 주력
7년전 갑질교수로 해임 법정공방
재판부 무죄판결로 교수복직
"무용학과 발전에 힘쓸것"

(사)춤 전라북도 이경호 무용단의 조선건국 신화를 다룬 무대가 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전작인 ‘전라금척’이 건국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일월오봉보를 통해 그 안에 숨겨진 조선건국의 정신과 이념을 춤으로 다룬다. 오는 12월 7일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한국 창작무용 ‘KINGDOM(킹덤) 1392-일월오봉도’는 서정적이고 유려한 춤의 동선이 제시되며, 때로는 거칠고 웅장한 장면도 만날 수 있다. 한국무용의 정중동의 이미지를 살린 안무 뿐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춤사위를 알아내려는 무용수들의 노력까지도 엿볼 수 있다. 

이경호무용단의 대표인 이경호 전북대 교수는 몇 년전부터 전북의 가치를 높이고 전북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태조 이성계가 거론될 수밖에 없었고, 조선의 건국과 관련된 작품을 만들었다. 첫 창작 작품은 금척무를 소재로 한 전라금척을 선보였고, 이 작품은 전북무용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전국무용제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금척무를 바탕으로 진안금척무무보작업을 진행했고, 지방문화재가 되는 바람도 내심 기대했다. 실제 진안군은 지난 2016년 ‘진안 금척무 전승 및 활성화 방안’ 세미나를 통해 궁중무용인 금척무를 발전시키고 활용하기 위해선 전북무형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엔 조선건국 정신과 이념이다. 작품명 ‘KINGDOM(킹덤) 1392-일월오봉도’는 조선건국 정신과 이념을 춤으로 표현해 전북의 문화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95년 전북대 교수로 부임했다. 우선 무용학과 내실화에 주력했다. 매년 창작전통공연에 매진했고, 콩쿠르에 학생들 참가를 독려해 다양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매년 한국무용 전공 다수 학생을 콩쿠르에 참가시키기도 했다. 물론 국공립단체를 중심으로 취업에도 관심을 기울인 것도 당연지사다. 표창 받을 일이 있으면 서슴지 않고 학생들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특히 ‘칠인색’, ‘팔인색’이란 무대를 만들어 학교에서 배운 춤을 의무적으로 공연화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졸업작품과 별개로 진행된 이 무대는 학생들 경력에도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교외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춤 전라북도 이경호 무용단을 만들어 학생들 진로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전북무용제 등에 출전해 전북을 대표해 전국무용제에 출전하기도 했다. 전북문화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보다 많은 무용인들이 전북문화재에 등재되는 데 일조했다. 

또 전북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개폐막식에 안무를 맡아 전북대 무용과를 전국에 알리기도 했다. 

학생들과 함께 해외공연에도 주력했다. 헝가리, 체코, 파리, 뉴욕 등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10여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았고, 일부 공연은 출연료까지 받기도 했다. 대학 4년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해외공연에 참가한 학생도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항상 밝은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약 7년 전 느닷없이 갑질교수로 전락되면서 마음 속 깊은 상처를 받기도 했다. 당시로선 어느 하나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야 했다. 

모 병원의 후원으로 한국무용 전공학생들을 위한 학교발전기금을 받은 게 원인이 됐다. 병원측은 공연에 필요한 의상과 무대 제작 등을 목적으로 학교에 기부를 했는데 일부 소수 학생들은 이 의상 구입비를 장학금으로 착각한 것이다. 교수가 장학금 명목의 돈을 강압적으로 의상 구입하라고 했다며 반발한 것이다. 하지만 교육목적으로 구입해 학생들이 착용을 했고, 의상 자체도 학교에 남아 있어 문제될 게 없었다. 오히려 발전기금을 받아오는 고생을 했건만 억울하기까지 했다. 의상비 횡령이나 강요가 아니라는 법정에서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받아 상황은 종료됐다.

또 무용학과 교수 채용의 부당함을 알리는 과정에서 교수 채용의 불만을 가진 사람에 의해 선동된 일부 학생들의 갑질교수 퇴진 기자회견과 소수학생들의 시위가 발생했다. 

이들은 언어폭력이나 각종 공연에 강제 동원됐고, 무용경연 뇌물 지시, 무용단 입단 명목 금전 제공 등으로 교수 권력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터무니없는 일로 무용학과는 특별감사로 교수들 징계가 생겼고 이경호 교수는 해임을 당했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지만 누구 하나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반박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결백을 입증키로 했다. 허위사실임을 강조했지만 해임이란 중징계가 떨어졌다. 

이런 억울한 일을 법적인 판단을 맡기기로 했다. 법원은 이경호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해임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무용학과 교수 복직과 함께 경고란 경징계로 일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그동안의 과정은 엉망진창이 됐다. 한번 찍힌 낙인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결백을 위해 학생들을 고발할 까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학생은 선생을 고발할 수 있지만 선생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선생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형사고발도 당했고 해임도 되는 과정 속에서도 공연이나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10년 동안 학교는 엉망진창이 됐지만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메웠다. 하소연할 곳 없이 무척이나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 또한 시간이 해결하리라 여겼다. 

정상적인 교수활동을 하면서 지난날을 깔끔하게 잊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억울한 점,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는 생각이 아직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경호 교수는 “잘못한 것이 없으니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기 때문이다”며 “이런 일이 없었다면 전북대 무용학과는 더욱 발전했으며, 전북의 염원인 금척무가 문화재로 지정됐을 것읻.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겪었지만 법원의 무죄판결과 교수 복직으로 명예가 회복됐다. 더 발전적인 무용학과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