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5일 예정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는 수차 언급했듯, 전주 단 한 곳의 선거가 아니다.

전주 그리고 전북 정치권, 나아가 여야 정치의 미래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주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대해 여야 지도부 모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전북이 앞으로도 민주정당의 탄탄한 보루가 될 것인지 아니면 충청권처럼 절묘한 선택을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진정책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보수정권은 서진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따라서 현 여당의 서진정책 성과는 전주을 재선거 결과가 대변하고, 타 지역은 이 결과를 전북 정서로 각인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권력을 가진 자리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가 있는 이들 중 상당수가 국회의원을 노린다.

국회의원으로 선출되면 가문의 영광이기도 하고, 본인 스스로가 목표로 한 정치적 이상도 이룰 수 있다.

처음부터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에 관심을 갖는 이도 많다.

그러나 국회의원 배지를 단다고 해서 ‘영광의 길’만 있는 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해진 선거법, 정치자금법 등 조심해야 할 게 한 두 개가 아니다.

국회의원 파워는 과거에 비해 확연히 달라졌고 여기저기 눈치를 봐야 할 곳도 수두룩하다.

술 한잔 마시고 실수한다거나, 혹 문자메시지를 잘못 보냈다가는 한 순간에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지기도 한다.

몇몇 의원이 “국회의원은 진짜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임을 느낀다”고 말하는 이유다.

어떤 이는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 국회의원 자리를 목표로 하는 이가 많다.

의정활동을 통해 지역에 봉사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어서다.

내년 전주을 재선거를 노리는 자천타천 입지자들 역시 각자의 정치적 이상이 있을 것이다.

  내년 전주을 재선거에 나서려는 입지자들이 가져야 할 핵심 요소는 뭘까? 강인함 그리고 역량이다.

여기에 중앙과 지역에 탄탄한 인맥을 갖추고 있으면 더 좋다.

인맥이 없으면 여의도에서 할 일이 없다.

적당히 사진을 찍고 의정보고서에 어떤 자료를 넣을까에 신경 쓰게 된다.

전북은 갈수록 인구가 줄면서 국회의원 수도 10명 유지가 아슬아슬한 상태다.

특정 시군의 인구 수가 무너지면 전북 전체 지역구가 영향을 받게 된다.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전북 지역구 축소가 우려됐지만, 당시 중진 정치인들의 정치력으로 10개 의석을 가까스로 지켜내기도 했다.

‘전주을’은 전주와 전북의 심장격이다.

이 곳에서 누가 당선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당선자는 전북 발전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여의도에 입성하면 전북 지역구 수 축소를 막아내는 정치력도 필요하다.

단순히 지역 당원을 많이 모았다거나, 다음 목적지를 위해 이번 선거를 발판으로 삼으려는 이들은 출마해선 안 된다.

전주을 재선거에 나서려는 의향을 갖고 있는 이는 10명을 넘어선다.

지역 정서상 더불어민주당 공천 희망자가 다수이고, 보수정당에서도 자천타천 인사들이 거론된다.

전북이 민주당의 텃밭이다 보니, 민주당이 공천을 하느냐 무공천하느냐가 재선거의 핵심 변수다.

민주당은 공천과 무공천 사이에서 정치적 판단을 할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원칙을 지키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문제는 전주, 전북은 물론 야권의 미래까지 담보하는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다.

전주을 한 석을 놓고 당 지도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결과가 주목된다.

/김일현 부국장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