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윤성 '지역재생의 진실'

지방소멸위기 현실 진단-해법제시
지역정체성 앞세운 자립가치 창출

지방은 소멸할 것인가!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여러 정책을 내놓고 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마다 너도나도 지역을 살리겠다고 호언장담하지만, 근본적으로 나아지는 것은 없다.

전주방송에 재직중인 저자 정윤성 기자는 이런 상황을 비판하면서 ‘지역재생’의 허와 실을 말한다.

책의 제목이 ‘지역재생의 진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저자는 단순히 현 상황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재생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일본의 정책을 분석하고 창조적 해법을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인구소멸과 지역경제 소멸의 위험이 진행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지방과 농촌이 지금 어떤 현실에 놓여있는지, 지방의 미래 존망이 걸려있는 수많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를 따뜻한 애정과 예리한 관찰을 통해 차분하게 진단하고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가장 크게 문제삼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수많은 지자체들은 지방이 살기 어려운 이유가 모두 중앙으로의 권력집중과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에 있다고 보고 있다.

둘째, 그래서 지자체와 지방정치권, 그리고 많은 이익집단들은 중앙의 재정지원이나 수도권으로부터의 공공기관 및 기업 이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 두 가지 태도는 필연적으로 외부의존적 접근, 대규모 개발사업과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추진, 다른 지역의 성공 사례를 단순 카피하는 모방주의적 행태로 귀결된다.

이것이 우리나라 대다수 지역의 현실이고, 이런 관행이 고착되어 지방의 위기가 더욱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리하여 의존성 심화, 청년의 지방 이탈, 인구소멸의 가속화라는 ‘악순환 함정’이 작동하게 된다.

저자는 다섯 가지 관점에서 한국과 일본의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하고 또 비교하고 있다.

책에서 제시된 사례들을 읽다 보면 소멸위험에 처한 지방과 농촌을 살려낸 지역주민들의 지혜와 팀 천재성의 깊이와 힘을 느낄 수 있다.

대표적으로 폐광으로 인해 급격한 인구이탈과 소멸위기에 처한 정선군 고한읍의 버려진 집과 상가를 활용하여 지역재생에 성공한 ‘마을호텔18번가’의 사례는 우리에게 기적이 가능하다는 큰 영감을 준다.

도쿄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이나 떨어진 곳에 있는 일본 오이타현 소재 인구 2만의 분고타카다시는 전통시장의 붕괴로 큰 어려움을 겪고 처했는데 그 전통시장은 쇼와시대의 건축물과 지역산품을 복원하여 ‘쇼와노마치’로 재탄생한 결과 지역재생에 성공한 마을이다.

프랜차이즈 한 곳 없는 100% 로컬 상점가로 널리 알려진 이 마을도 창의와 혁신으로 지역부활의 기적을 실현한 곳이다.

정윤성 팀장은 1997년 JTV 전주방송에 기자로 입사해서 한국과 일본의 마을기업, 마을 공동체 등 70여 곳의 지역 재생 현장을 둘러보며 내발적 가치의 가능성, 농산어촌의 활성화 등을 주제로 한 기획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다.

2013년에는 ‘마을기업 희망공동체,’ 2018년에는 ‘농촌재생 6차산업’ 을 출간했고 2015년에는 아쇼카재단이 사회혁신 기업가로 선정한 소네하라 히사시씨의 ‘농촌기업가의 탄생’ 을 번역해서 국내에 소개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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