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박물관 1960년대부터
연구된 180기 소개 특별전
유물 290건 380점 한자리
성곽의 역사적 의미 등 조명

장수침령산성 성벽
장수침령산성 성벽

국립익산박물관(관장 최흥선)은 ‘전북의 고대 성곽’ 특별전시를 5월 28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1960년대부터 연구된 180여기의 전북지역 고대 성곽을 종합적으로 조명하고, 현재까지의 연구성과를 소개한다.

옛날부터 사람들은 적의 침입이나 자연재해로부터 목숨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흙이나 돌로 들판이나 산 위에 거대하게 성곽을 쌓았다.

조선시대 관리인 양성지가 우리나라를 ‘성곽의 나라’라 했듯이 한반도 남부에는 현재 약 1,900여개의 성곽들이 남아 있다.

이번 특별전은 고대를 중심으로 전북지역에서 확인된 옛 성곽의 특징과 함께 25개의 성곽에서 발굴된 유물 등 290건 380점의 전시품을 한자리에 모아 종합적인 시각에서 살펴본다.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됐다.

1부 시간의 울타리를 넘다는 성곽의 성격과 용도, 기능 등을 살펴보고, 성곽을 쌓고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차례로 살펴본다.

먼저, 고구려 연천 호로고루성 성돌, 백제 진안 합미산성 성돌, 신라 남원 아막성 성돌로 실제 성돌을 느낄 수 있다.

장수침령산성 집수정
장수침령산성 집수정

또 성곽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집수정에서 출토된 유물과 성곽에서 출토된 다양한 무기 등으로 성곽에서 생활한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2부 역사와 문화를 쌓다는 전북지역의 고대 성곽을 산맥과 물줄기를 기준으로 크게 여섯 개의 권역으로 구분해 그 특징과 조사 성과를 살펴본다.

남산신성비
남산신성비

이를 바탕으로 전북지역 고대 성곽 분포의 의미를 밝히기 위해, 25개의 성곽에서 출토된 삼국시대~후백제 시기 유물을 만날 수 있다.

고대 산성의 대부분이 백제의 도성인 부여와 익산을 중심으로 전북 동부지역으로 진출하는 주요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백두대간을 경계로 신라의 산성들과 대치하는 특징도 확인된다.

3부 역사의 흔적을 간직하다는 지금까지 전북지역 성곽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이 지역 성곽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살펴본다.

전북지역에는 백제의 왕궁인 익산 왕궁리유적과 이를 방어하기 위한 주변의 성곽들이 있으며, 완주 배매산성과 같이 백제가 전북지역에 진출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점성, 사비기 백제 지방통치의 중심인 5방성 중 중방성으로 추정되고 있는 정읍 고사부리성의 의미를 밝혔다.

바람개비무늬 수막새
바람개비무늬 수막새

이어 최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백두대간을 경계로 백제와 신라가 각축전을 벌였다는 증거인 남원 아막성, 백제가 금강상류를 사이에 두고 가야와 신라가 격전을 펼쳤던 진안 와정토성과 같은 중요 성곽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삼국시대 이후 통일신라부터 후백제 시기에는 기존 성곽들을 재사용하여 활용한 흔적들도 함께 살펴본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전북지역에서 지난 60년 동안 쌓아온 전북지역 고대 성곽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소개하는데 의미가 있다”며 “아직도 많은 성곽이 훼손되거나 조사되지 못하고 있어, 종합적인 조사계획과 보존계획이 필요하다.

이 전시로 지금도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는 성곽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